암수술을 받고 항암치료중인 지인을 방문하면서
죽을 끓여다 드리고 싶었다.
한국은 죽 전문점이 있어
입맛대로 주문할수도 있고,
또 주변에서 죽을 끓여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여긴 죽 파는 곳도 없고
근처에 사는 한인친구가 없으면
죽도 귀하다.
어떤 죽을 끓여갈까 싶어
뭘 드시냐고 여쭤었더니
입맛이 없었어 과일을 주로 드신다며
음식을 가리지 않으니
아무 죽이라도 괜찮으시다고.
그래 잣죽과 녹두죽을 끓였다.
잣죽은 지난번에 몇번 실수를 했더니
이번엔 제대로 잣 죽이 되었다.
그런데 녹두죽은 죽이 아니라 풀같이 뻑뻑해
물을 계속 추가했는데도 여전히 풀같았다.
몇십년전에 먹어본 기억만 있지
한번도 끓여본적이 없었기에
인터넷 레스피를 따라 했는데,
녹두와 불려놓은 쌀을 갈으라고 했는데
내가 너무 곱게 갈아버렸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도 답이 없고
한국은 한 밤중이라
토론토에 사시는 블친 아울님께서 살림꾼이시니
전화로 여쭤보니
물을 부어도 계속 부풀기만 할꺼라고.
맙소사...
옛날 옛날 몇 십년전에 녹두죽 한두번 먹었을때
맛있었던 기억에
끓이는 김에 나도 먹을려고
녹두 4컵, 찹쌀 4컵으로 큰냄비에 한냄비나 끓였는데.
아울님이 집에 황태가 있슴
황태죽이 고단백질이라 회복식에 좋다며
황태죽을 추천하셨다.
내가 황태구이를 좋아해서
지난주에 한국슈퍼갔을때
마침 산게 있었어
인터넷 보고 황태죽을 끓였다.
그런데 이번엔 냄비에 황태채 참기름넣고 뽁으면서
무심결에 진간장을 넣는 실수를 했다.
갑짜기 황태죽 추가로 끓이느라
불려놓은 찹쌀도 없고해
식은밥을 넣었는데
(레스피에 식은밥도 괜찮다고)
우린 현미찹쌀+현미쌀로만 밥을해 먹기에
처음 만든 황태죽이 맛은 괜찮았는데
비주얼이 좋지않아
입맛을 돋아 주는게 아니라
입맛을 달아나게 하는것은 아닌지.

지인에게 드린 잣죽, 황태죽 (상), 녹두죽 (가장 작은그릇)
녹두죽 엄청 많이 끓였지만 풀같아서
조금만 드렸다.
녹두는 빈데떡을 굽기위해 구입했던 깐녹두로 해
녹두죽이 크림스프색이다.
지인께서 적적하신지
근처에 볼일 있어면 오는길에 놀러오라고 하시는데,
내가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는데다
가까이 사시는게 아니라
또 언제 방문하게 될지 모르니 죽을 좀 많이 끓여
드리고 싶었는데, 녹두죽을 실패해 아쉬웠다.
의사셨던 남편분의 사무실 근처 교외에 사셨을땐
한국사람들도 없고, 가게들도 멀었는데다
2년전에 큰수술을 하셨을때
활동이 자유롭지 못하신데다
코로나로 외출을 못하셨을때
친구분들이 다들 멀리 사시니 방문객도 없고해
많이 적조하셨다고.
남편분이 은퇴를 하셨기에
지난해 급히 한국인 친구분들이
몇분 사시는 도심 인근 콘도로 이사를 하셨다.
가까이 가게들도 많고, 교회도 가까와졌고,
따님 집도 30분이상 가까와졌다고.
우리집에서도 20분 더 가까와졌다.
나이들수록 사람들 쉽게 만날수 있고,
가게가깝고, 병원가까운 곳에 사는게 좋은것같다며
이사오길 정말 잘했다며 만족해하셨다.
지난해 집값이 꽤 올랐는데,
빨리 이사하시려고 예전에 구입했던
가격으로 내놓아 금방 팔렸다고.
성격이 깔끔하셔서 집이 새집같이 좋았는데,
욕심 내지 않으시고 싸게 판것에 미련없이
빨리 이사하신것에대해 좋아하시니 내 마음도 편했다.

집에 남은 녹두죽
곰곰히 생각해보니 죽에 물을 추가해서 끓일게 아니라
물대신 고소하게 우유(1컵)을 넣고 끓을때
죽(1컵)을 추가해서 저어면서 끓였더니
크림스프처럼 부드러웠고, 먹을만 했다.
10일분쯤 될것 같다.
지인을 위해 전자렌지로 실험을 했더니
전자렌지에 우유1컵 1분 그리고 추가로 30초 데우고,
녹두죽 1컵 추가해서 믹스하신후
1분을 더 데우니 녹두스프(^^)가 되었다.
그렇게 알려드리고선 성가시게해 죄송스러웟다.
유튜브를 봤으면 실수하지 않았을텐데
유튜브 보는것 보단
레스피를 읽은게 더 빠르니
죽 먹는것 만큼 쉬울줄 알고,
레스피를 읽은게 패착인것 같다.
실수는 성공의 어머니이니
다음에 녹두죽과 황태죽 끓일땐
실수하지 않을것 같다.
죽 끓이기, 만만한게 아니네.
췌장암은 조기 진단이 어려운데
의사인 남편분과 아들 덕분에
(제 지인이신 닥터 백 선생님이 아닙니다)
초기에 발견했고,
최고의 병원에서 최고 수술의사에게
수술을 받으셔서 결과가 좋으시다니
정말 다행이다.
회복도 빨랐으면.
제 지인님을 위해 기도 부탁드립니다.
2022. 2. 21. (월) 경란
추서 : 체중이 감소해서 예전에 맞지 않던 옷을 입을수 좋아하셨다고.
그런데 체중감소에 황달증상이 나타나자,
남편분과 아드님이 검사를 권유해
피검사결과 이상소견이 나왔고,
입원해서 MRI 검사를 했더니 췌장암 초기였다고.
참조 하시길.
* 방문해 주셔서 감사하고, 좋으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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