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선물에 대한 단상

앤드류 엄마 2021. 5. 8. 11:26

어버이 날 축하드립니다!!!

 

한국은 오늘 어버이 날이다.

엄마에게 전화를 드렸더니 두 남동생네가 엄마를 방문할거라고.

엄마가 남동생에게 꽃 바구니같은것은 돈만 비싸지 아무짝에도 필요없으니

절대 사오지 말라고 하셨다길래

예쁜 꽃이 왜 아무 짝에도 필요 없냐며,

꽃을 봐도 예쁜줄도 모르고 하며 놀렸더니 

엄마도 깔깔 웃어셨다.

 

내가 나이를 드니까 점점 필요한게 없어진다. 

그래서 나이드신 분들이 어버이날이 선물로

가장 선호하는게 현금인가보다.

어떤 기사에 보니 부자들도 자녀들로 부터 용돈을 받으면

기분이 좋으시다고.

그런데 자녀들은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넉넉하시면

자기 부모님들은 필요한게 없을거라 생각하기도 할듯.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또 현금은 성의가 없는것 같은지

선물을 하는데, 

미국에서 그라지 세일 다니다 보면 몇번쓰지도 않은것들이

그라지 세일에 나오곤 한다. 

아마 개중엔 선물로 받은것들이 있을듯. 

 

 어린 아이들도 자신이 원하는것이나

 좋아하는것을 선물로 받으면 더 좋아하고,

생일이나 크리스마스때면

아마존 닷캄에 받고싶은 선물 목록을 올려놓는데, 

 10년 전인가 남편이 아이들과 조카들 그리고 아들 친구들

크리스마스나 생일 선물로 준다며 어떤것을  5개나 구입했는데, 

($50 하는게 30%나 세일하고, 리뷰가 좋다며 - 아마 남편이 좋아했는듯)

아무도 남편이 구입했던 그 선물을 원하지 않아 

아이들이 원하는 선물 + 그것을 보너스로 주어야했다. 

 

교환 학생으로 왔다 우리집을 방문했던 친구 아이들이

선물을 쇼핑할때 네 엄마것은 안 사냐고 물었더니 

엄마가 아무것도 필요없으시다고 사 오지 말라고 하셨단다.

(아이들이 불필요한것 사올까봐서 그렇게 말했는듯).

우리집에서 다른곳을 여행하고, 한국으로 돌아갈거라  

짐이 많아지면 안되니 

엄마가 그렇게 말을 했어도

 작은것 하나라도 사드려라고 했는데, 

   정말 자기 선물을 사지 않았더라며 서운해했다. 

필요한게 없으면 한국보다 훨씬 저렴한 영양제나

주위사람들과 나누먹게  

초코렛 하나 사오라고 하면 되었을것을. 

맛있는 초코렛 많은데. 

 

아무튼 나이들수록 마땅한 선물을 하기가 쉽지 않아서 

난 간단한 식사나 음식으로 선물을 대신 하곤한다. 

옆집 데비 생일때 (데비와 잭)

선물대신 내가 점심으로 피자를 만들어주었다.

내가 우리동네 피자가게들보다 더 맛있게 만드는데다(^^)

미국인들은 홈메이드를 좋아하니 좋아한다. 

잭 생일땐 잭이 불고기와 군만두를 좋아해

불고기와 군만두로 생일을 축하해준다. 

나와 내 가족에게 가장 고마우신 분이 코로나에 칠순을 맞으셨다.

그분이 경제적으로 넉넉하시니 특별히 선물로 드릴것도 없고해 

코로나가 아니었슴 댁으로 가서 식사준비를 해드렸을텐데 

코로나로 인해 좋아하시는 잡채와 빈데떡과 내가 만든 만두와

 수제비 반죽(우리집 반죽기사용)을 선물대신 드렸다. 

* 수제비 반죽 냉동실에 보관하셨다 필요할때마다 조금씩 사용.

 

시어머님께 드린 크리스마스 선물

 

시어머니께서 크리스마스를 시누네에세 보내시겠다고 해 

크리스마스 카드에 시어머님 좋아하시는 현금을 보내드렸는데,

크리스마스 몇일전에 마음을 바꾸시고 우리집으로 오셨다. 

그래 갑짜기 준비했던 케슈와 초코렛, 사탕,

그리고 시어머님이 즐겨하시는 낱말찾기와

친구들이 선물했던 숄을 선물로 드렸다.

어쩌다 목도리는 하지만 내가 멋쟁이가 아니라 그런지

숄을 사용할 기회가 없었어

 시어머니께 그중 하나를 드렸더니 좋아하셨다.

지난해 상반기까진 미국내 마스크 품기현상으로 

마스크 구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나보다 몇배는 더 바쁜 블친이 

몇번씩이나 예쁜 마스크 몇개씩 만들어서

정말 요긴하게 잘 사용했다.

시간없는 분이 사랑이 많아 

마스크 필요하신 분들께 드린다고 

잠을 줄여서 만들었기에 

고맙고, 또 미안하기도. 

내가 솜씨가 있었슴 부탁하지 않았읉텐데. 

 

이분은 재봉틀 솜씨가 좋으셔서 

가끔씩 이름까지 새긴

  특별한 선물을 보내주곤하신다. 

 그런데 난 드릴께 없어서 

매번 미안스럽다. 

 

블친의 친정어머니께서 몇번이나 저렇게 택배를 보내주셨다.

(배추김치, 총각김치, 갓김치, 멸치뽁음, 뽁은깨...)

마치 내 친정엄마가 보낸것처럼

엄마의 정이 느껴져 감격했고, 정말 감사했다. 

그러나 이곳에 한국 슈퍼도 있고, 

그분도 연세가 있으시기에

내가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슴

내가 만들어서 보내드리는게 경우가 맞기에 

정말 감사히 잘 받았다고 인사드리고,

 내 상황을 설명드리고

 다음부턴 보내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드렸는데

몇번을 더 보내셨어 다시 또 간곡히 부탁을 드렸더니 

무슨 말인지 아시겠다고. 

 

물건이나 수고의 가치는 

 꼭 필요한 사람에게 더 가치가 있다. 

 

한국으로부터 온 우편택배  

귀한 한과와 책들이 많이 반가왔지만 

비싼 택배비에 한과 가격이 맘에 걸렸다. 

선물을 받을때 기쁘고 반갑게 잘 받아야 하는데 주시는 분도 더 기쁠텐데

 난 비용이 많이 든 선물을 받으면 부담스러워진다.  

 

주인이 술을 마시지 않는데 그것을 모르는 손님들이 

  그집에 방문할때 가져간 술들이 우리집으로 오고있다.  

주인은 손님이 무안하실까봐 술을 안마신다는 말씀을 못하신듯.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들 집에

술을 사가지고 가는것같은 실수를 하지 말아야하고,

나이가 들면 단게 끌리니 초코렛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또 어떤 이들은 당뇨가 있을수도 있으니 

선물할때 이런 저런 고려가 필요하다.

 

아무튼 선물은 주는사람, 받는 사람 서로 부담없고,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과 정성을 담긴 선물이 최고인데,

 

난 그런 선물보단

서로의 생각과 고민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함께하는 시간을 선물 받고 싶다. 

그런데 내게 있어 함께 하는 시간이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다들 멀 - 리 사니 

전화통화인데, 이 간단한 선물도 

  전화로 이야기하는게 불편한 이들에겐 곤욕인듯.^^

그러고 보니 내가 그런 친구에게 부담을 주고있었네. 

 

우리 자체가 서로에게 선물이거늘...

 

 

 

  2021.  5.  7. (금)  경란

 

추신 :  나를 특별히 생각해서 선물을 보내주셨는데,

난 너무 부담스러워서 고마운 그분들을 서운하게 해 드린적도.

그분들을 생각할때마다 정말 죄송스럽다.

   직접 사과를 드려야 하는데 너무 늦어버렸다. 

그래도 사과를 드려야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