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인해 지역 봉쇄가 시작된지 7주가 지났다.
식료품점과 약국, 의사방문등 꼭 필요한곳외엔
가급적 집에서 지내게 한 봉쇄조치로
사무실로 출근을 하지 않고 집에서 재택근무중이라
지난 7주간 한국슈퍼에 딱 1번 다녀온외엔
동네 산책이 유일한 집밖출입이었다.
그런데도 이 답답하고, 재미없는 생활을
잘 견디는것은
코로나 19로 봉쇄조치가 내리기전에도
미국 시골에서의 삶이
많이 단조롭기에
재미없는삶에 익숙해져 있고,
이곳 레스토랑 음식들을 크게 좋아하지 않아
외식을 잘 하지 않는데다
무엇보다 인터넷과 블로그가 있어 소통도하고,
글쓰고, 책읽으며 혼자 놀이도 잘하고
평소에도 운동을 혼자할때가 많아
사람들을 못만나는
답답한 시간들을 나름대로 잘 적응하고있다.
코로나로 인해
그 바쁜 한국사람들이 집에 있었던 덕분에
전화통화도 가능해져 좋았는데,
이제 한국 사람들이 또 바빠져서
통화하기 힘들듯.ㅎㅎ
평소 외식 좋아하던 사람들은
레스토랑이 테이크 아웃만 가능해서
한번식 테이크 아웃을 하곤 하는데도
매일 집에서 지내는것이 힘들어 하는것 같다.
나도 예전에 한국에서 살땐
사람들과 어울리는것을 좋아하고.
산을 좋아하고,
맛있는 식당들도 많았기에
이곳생활에 적응되기전까지
단조롭고, 친구도 없는
이곳에서의 생활이 힘들어었다.
특히 사람구경하기 어려운 겨울엔
많이 우울해져 일부러 사람들 구경하러
시카고 시내로 나가
그리 좋아하지도 않는 커피도 혼자서 마시고
사람들 무리에 섞여 있다 오기도했었다.
세월이 약이라더니
나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미국 시골생활에 조금씩 적응해 갔다.
사람은 어떤 환경에서든
적응하기위해 노력하면 적응하게되고,
또 아쉬움은 있지만 적응해서 살다보면
차차 그 환경에서 익숙해지게 되는듯.
비록 남들이 볼땐 심심하고 재미없지만,
행복과 불행은 주어진 조건이 아니라
개인의 선택이니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려고 노력한다.
학교가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해
초등학생 자녀들을 둔 부모들이
아이들 수업도와주고,
또 함께 놀아주느라 많이 바쁜데
내 아이들이 다 자라서 다행이고,
양로원 방문을 금지해 양로원에 계신 분들과
부모님을 양로원에 모신 자녀들이 많이 힘든데
시어머니와 친정엄마가 집에서 사시니 감사하고,
나뿐만 아니라
남편도 집에서 일하는 날이 많아 감사하고,
가족중에 감염자가 없고,
아파도 병원가기가 두려운데
우리가족중에 아픈사람 없어 감사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산책로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
여긴 한국처럼 매화, 벚꽃, 철쭉같은 봄꽃들이 귀한데
내겐 이 연초록 나뭇잎들이 화려한 봄꽃들만큼 이나 아름답고,
새로 나온 어린 나뭇잎이 만든 저 연초록이
내 마음까지 어린아이처럼 깨끗하게 정화시켜주는것 같아서 좋다.
여름이면 길 양옆의 나무들이 터널을 만들어
한낮에도 그늘져 좋고, 예쁜 새들도 보고,
다양한 새들의 노래소리가 귀와 마음을 즐겁게해준다.
그동안 폐쇄되었는데,
5월 1일부로 다시 오픈해줘서 매일같이
걷거나 자전거를 타며 집근처에 이 산책로가 있슴을 감사해 한다.
집 사러 다닐때 집 근처에 있는 이 산책로가 마음에 들어
현재의 집을 결정했었다.
(그땐 두 아이들과 자전거 타면 좋겠다는 생각에)
하루사이에 연초록 잎이 조금 더 많아졌다. (사진 위.아래 - 오늘과 어제)
올해 들어 처음으로 자전거 탄날 16마일 (25.7키로)
개장 첫날은 걷고 이튿날 5월2일
자전거 타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
남편과 아들이 조깅을 시작해
주로 혼자걷고, 혼자 자전거타기에
오디오 북과 함께 한다.
매일 조금씩 변하는 나무들과 초록을 관찰하며 많은 생각들을 한다.
꽃 이름도 몰랐는데,
블친의 블로그에서 창포라고.
꽃보다 사람을 더 좋아해
꽃에 사랑을 많이 주지 않아서 그런지
저 꽃을 좋아하던 블친이 공원에서 찍은 사진속의 꽃보단 좀 못한것 같아
저꽃에게 쬐끔 미안했다.
몇일동안 비가 올거라고 해서 물을 주지 않았는데,
앞으론 가끔씩 물도 주고, 거름기가 있는 화단용 흙도 보충해줘야 겠다.
집뒤뜰에 있는 화단 가꾸기
잡초뽑고, 도라지와 씨가 바람에 날려
지맘대로 여기저기 난 꽃모종을 재 배치
올 여름엔 이 꽃밭이 쬐끔 괜찮을것 같다.
집앞에 있는 작은 꽃밭
원래는 꽃밭이 아니라 정원 덤불들이 있었는데,
덤불들이 죽어서 꽃밭으로 바꾸었다.
자랄때 우리집에 논.밭이 많아 논.밭일을 많이 했기에
흙일이 정말 싫어었는데,
이제 나이가 들었는지, 아님 꽃밭과 많이 넓은 편인 텃밭도
부모님의 논.밭에 비하면 손바닥보다도 작아서인지,
아님 내가 나이가 들어서인지 흙일이 하는 동안 마음이 평온하고,
또 풀뽑고 난후에 뭔가 좀 일을 한것 같은 흐뭇함이 있어 좋고,
꽃을 보고 날아온 예쁜 새들과 나비들이 눈과 마음을 즐겁게해준다.
그래도 집앞.뒤에 있는 꽃밭에 많이 큰편인 텃밭 풀뽑기가 만만치는 않다.
봉쇄조치와 함께 이곳을 닫아서
집근처에 있는 도로를 따라 난 짧은 길을 3차례씩 왕복하곤 했는데,
5월 1일부터 봉쇄조치가 약간 완화되어 주에서 관리하는 공원과 트레일을 오픈해줘 좋았다.
사람들과 2미터 이내에 부딪힐땐 마스크를 해야한다.
12월부터 3월 중순까진 날씨와 흙길이라 질어서 다닐수 없기에
이 길을 걷고 싶어서 봄을 기다렸는데, 내내 닫혀있어서 많이 많이 아쉬웠기에
더 반갑고, 소중하고, 감사했다.
교회 찬양목사님 부부가 감염 되었는데,
오늘 또 교회일을 많이 하는
게리와 알란 부부와 함께 사는 딸과 사위, 손자가 모두 양성이라고.
우리 지역과 바로 이웃지역에 감염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고,
특히 우리 교회분들중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어
(교회 예배는 온라인으로 하고 있지만,
월 2회 저소득층을 위한 푸트 펜추리는 계속하고있다)
마음이 무겁다.
다들 조심하고, 또 조심했으면.
단조로운 생활이지만
가족들이 다 건강하니 감사하고,
집에 다 함께 있을수 있었어
또한 감사하다.
2020. 5. 4. (월)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