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내가 만난 사람들

장례식후 고인의 단골술집에서 고인을 추모하다

앤드류 엄마 2019. 12. 16. 07:22

브라이언을 추모하며


어제 시 이종사촌인 메리 조의 남편 브라이언의

장례미사가 있었다.

  브라이언은 향년 62세로

사이클과 아이스 스케이트를 좋아하는

스포츠맨으로 건강했는데,

운동중 뇌졸중을 동반한 심장마비로 쓰러져

 뇌사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생전에 브라이언이 메리조와 함께

뇌사상태에 있었던 환자의

다큐멘트리를 보면서

만약 자기에게 저런 일이 생기면

연명치료 받지 말고,

쓸모있는 장기는 기증하고,

화장후, 묻지말고,

 뿌려달라고 했다는데

   그것이 유언이 되었다.


그래 가족들은 평소 브라이언의 뜻대로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눈과 피부, 뼈를 기증한후

화장을 했다.

메리조가 여행다닐때

남편 유골함을 가져가

여행지에 조금씩 뿌리며

추억을 거라고.


그리고 장례미사후엔

유족들이 브라이언의 단골 맥주집으로

가까운 이들을 초대해

고인을 추모하며 그곳에서 만난 이들과

인사도 나누고, 오랫만에 만난 친지,친구들이

안부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브라이언 1957. 4. 30. - 2019. 12. 6. (62세)

장례식때 참석자들에게 나눠준 책자 (총 4 면)

Cathedral of Saint Andrew

Grand Rapid, MI

브라이언 가족들이 역사가 오래된 아름다운 이 성당의 신자로

합창단원이고 또 이런저런 봉사도 많이하고 있는것 같았다.


 장례식에 가면 고인의 삶이 보인다.  

 

                                                       

브라이언의 단골 맥주집

 유가족이 준비한 장례식 뒷풀이를 겸한 추모모임  

맥주를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수제맥주 전문집

토요일 저녁이라 일반 손님들도 많을터라 우려를 했는데..

주인이 단골이었던 브라이언 부부를 위해    

 가게와 연결된 이 창고(맥주를 만들고 저장) 를 빌려주었다 



브라이언을 추모하며 브라이언을 위하여 잔을들다

브라이언을 위한 첫잔은 유족들이 맥주 쿠폰을 제공했다.


 

 


이종사촌들과 부인들 그리고 그 자녀들

시누와 페찌, 짐 & 트레쉬, 빌 & 베리 형제

* 남편과 시누는 장례식 마치고 집으로 가서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다시 왔다.  


사우스 케롤라인에 사는 짐은 메리조의 동생으로

짐과 그의 부인 트레쉬를 이날 장례식에서 처음만났다.

반가운 첫만남이 장례식장이 아니고 결혼 식장이었슴 더 좋았을텐데...


브라이언과 메리조 부부는 부모와 형제자매들이 모두 멀리 살아서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때 우리 시누네에서 함께 했다.

비록 1년에 한두번씩이지만 근 10년 이상 만났는데,

사진찍기 싫어하는 큰시누 부부로 인해

단체 사진을 한번도 찍지 않아

브라이언과 함께 찍은 사진한장없었다.


한 페찌와 그의 아들들도

집안 행사때 마다 만나지만

함께 찍은 사진 한장 없었기에

사람들에게 앞으로 우리가 나이들었을때

사진이 없으면 어떻게 서로를 기억할수 있겠냐며

사진 한장 찍자고 말했더니 다들 동의했다.

사진찍기 싫어하는 큰 시누네는 제외하고.

 

브라이언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작별인사도 못하고,

갑짜기 세상을 떠났지만,

 좋은 아들이었고, 좋은 형이었고, 동생이였고, 

 세 아들들에겐 좋은 아빠였고,

메리 조와 캠퍼스 커플로 만나

39년간 친구처림 지내며

부부사이도 좋았고,

둘이 여행도 많이 다녀 추억도 많고,

토목 엔지니어로 카운티 공무원으로

직장에도 충실했고,

오랫동안 성당 자원봉사를 비롯해

 아이스 스케이팅 심판으로

타주까지 다니면서 자원봉사를 했고,

사이클을 즐기며

충만한 삶을 살았기에

메리조와 그의 아들들을 비롯해

브라이언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에게 위안이 되었다.


나도 근 10년 이상을

매년 최소 한번씩은 만났기에  

브라이언의 부고가 더 안타까왔고,

메리조의 슬픔이 남달랐다.


 장례미사 마치고

 브라이언이 단골로 가는 술집에서 가까운 이들이 다시 함께하니  

그곳으로 오라는 말을 듣고는 어색했는데,

고인이 생전에 좋아했던 곳에서

고인을 추모하니 고인이 더 가까이 느껴져서 좋았다.   


건강했던 시누남편과 브라이언을 비롯해

주변 사람들의

갑짝스런 사고와 부고를 접할때마다

남은 사람들에게 원망남기지 않고,

떠난 뒷자리가 아름다운 삶을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메리조가 남편과 가까왔던 만큼

브라이언의 빈자리가 클텐데,

천국에서 브라이언과 다시 만날때까지

씩씩하게 잘 살았슴.


굿 바이, 브라이언!

천국에서 메리 조 잘 지켜주길.


2019.  12.  15. (일)  경란




추신 :   갑짜기 일을 당했을때

어떻게 해야 할지, 브라이언처럼

배우자나 가족들에게

 미리 이야기 해 두어야겠다.

나도 남편에게 조문과 장례식 대신

메모리얼 서비스로 하고

화장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곳에 

뿌려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남편도 나보다 먼저가면 장례식 대신

    메모리얼 서비스로 하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