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지난 9년동안 우리사무실의 에이스였던 동료 미리암이 우리와 함께 근무하는 마지막 날이었다. 승진해서 바로 옆 사무실로 옮겨가는 것이지만. 그래도 이제 소속이 다르고 사무실도 다르니 마지막날을 그냥 넘기고 싶진 않았다. 마침 학생들은 아직 방학이라 사무실도 한가하고 해서 미리암이 한국 음식을 많이 좋아하기에 전날 그녀에게 "내일 네 마지막 날이니, 내가 한국음식으로 점심 준비해 오겠다며, 뭘 만들어 올까" 하고 물었더니 반색하며 김밥과 잡채를 부탁했다. 여긴 퇴직을 하거나 다른 학교로 가더라도 송별회를 따로 하지 않고, 송별 카드로 대신한다. 김밥과 잡채 - 나 포함 6인분 - 크리스마스 전전날에 손님을 초대했을 때 잡채를 폭망했기에 이번에 엄청 신경을 썼다. 이틀 전에 지은 현미밥 아직 많이 남아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