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나는야 행복한 매점 아줌마

앤드류 엄마 2013. 12. 17. 01:44

 

 

 이번주 기말고사를 끝으로 3주동안 방학에 들어가는데 

내가 일하는 곳이 학교 구내 매점중 가장 매출액이 적은곳이라 

다른곳에 비해 1주일먼저 문을 닫아 지난 금요일에 손님들에게 인사를 했다. 

(덕분에 내일부터 1월12일까지 근 한달동안 휴가다)    

 

 

 아래 사진의 주인공인 Jade 로 부터 받은 카드

 

Jade 는 내 매장 근처에 있는 강의실에서 첫 수업이 있어 수업이 있는날이면

아침에 들러 차를 사 마시거나 아님 집에서 티백을 가져와 뜨거운물을 부탁해서는

그때그때 내 상황에 맞게 이야기를 나누곤 하는데, 

금요일에 수업이 없다며 지난 목요일에 그동안 고마왔다며 직접 만든 카드를 주었다.

제이드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참 따뜻하고 이해심이 많은 학생이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제이드에게 카드를 받으니 참으로 기분좋았다.  

 

 

왼쪽 크리스마스 추리 장식은 가끔씩 내 매장에 샌드위치를 사러 오는 Drayl 이

자기한테 친절하게 해 줘서 고마왔다며 선물을 주었다.

 

이분은 60대 초반으로 학교 경찰서장의 비서인데

한동안 보이지 않다 오랫만에 매점에 왔을때 오랫만이라고 인사를 했더니

여동생이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 한동안 출근을 하지 않았다고.

 

여동생이 폐암선고 받고 6주만에 사망했는데,

자신의 엄마도 몇년전 여동생처럼 선고받고 6주만에 폐암으로 돌아가셨고,

남동생도 고환함으로 올해 사망했고, 서른중반인 아들도 암이라고.

그래서 자기는 몇일후 암 유전자 검사를 받게되는데,

하느님이 무슨일로 가족중에 자기만 남겨두었는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눈물이 나오려고했다.

 

그런데 금요일날 친구로부터 그분의 머리가 가발이라는 말을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 제발 그녀만큼은 아니었으면...  

  

오른쪽 크리스마스 츄리 장식은 우리 부서 사무실에 근무하는 사진 아래의 Jeanne 가 

그 많은 사람들중에 나한테만 준 특별한 선물이다.  

* 난 우리 주방에서 가장 고생하는 (식기세척 담당) 엘레인과 클레어만 주었는데... 

 

그녀는 지난주에 아버지를 폐암으로 잃었는데, 

그전에 병환중인 아버지 걱정으로 힘들어 했을때 

나도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셨기에 그녀와 동병상련의 마음을 나누곤했다.

 

아버지 장례식 마치고 금요일 첫출근했는데 근무마치고 부서 크리스마스 파티에 참석했다.

은퇴한 그녀의 남편이 산타크로스로 깜짝 출연해 모두들에게 선물을 주었다.

 

Cathy, Nancy 와 함께 우리 부서 크리스마스 파티때 (파티관련 글은 나중에 별도로)

 

하필 그날 데이빗이 전날 숙제하느라 늦게자 일찍 깨웠다간 수업시간에 책상에 엎드려 자게될것같아

학교에 데려다 주었는데, 녀석이 클라리넷을 깜빡잊고 가져가지 않아 또다시 학교에 배달가느라

바빠서 머리도 엉망이었고, 유니폼대신 다른옷 입으려고 준비한 옷도 깜빡하고 가져오지 않았다.

Nancy 는 매일 아침과 근무마치고 오후에 잠깐씩 이야기를 나누는데 항상 그녀와의 대화는 즐겁다.

Cathy 는 정규 풀타임 직원으로 주방에서 일하는데 나와같은 타운에 사는데다

딸 니콜이 앤드류와 같은 학교 동급생으로 4학년때 같은반을 해 서로 알고있었다.

앤드류 4학년때 반아이들에게 한국을 소개해주고 젖가락 사용법을 가르쳐 주었는데,

 니콜이 그때 나한테 배운 덕분에 지금껏 젖가락을 잘 사용하고 있다고.

둘이 점심 스케쥴이 비슷해 늘 내 점심 친구가 되고 있다.

 

 

학교에서 나한테 피아노를 연주해주고있는 Corey

녀석은 내 근무첫날부터 지나가거나 내 가게에 들러 0.98 달러짜리 스넥을 살때마다

How was your business 라고 묻곤 했는데, 내가 한국사람인줄 알고는

함께 수업받는 학생중에 한국계가 있다며 지나갈때마다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하곤한다.

자기한테 매일 한국어 하나씩 가르쳐 달라고 부탁도하고 시간적으로 여유있을땐

나랑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내 블로그에 대해 말해주고는 내 블로그에 널 소개시키고 싶다고 했더니 흔쾌히 승낙해 

예전에 사진도 찍었는데 (위 사진외) 시간이 없어 올리지 못했더니     

 자기 언제 나오냐고 묻곤했다.  녀석이 가끔씩 방문해서는 사진을 보는듯.  

 

음악을 만들어 광고나 영화, 작곡하는 일을 할 계획이라는데

녀석이 하루는 자신이 음악을 20개쯤 만들었다며 나를 생각하면서 만든곡도 있다며 들어보지 않겠냐길래 

바빠 시간이 없었지만 성의를 생각해서 근무마치고 시간을 내었다.

녀석이 만든 곡이 유명 작곡가들이 만든곡 못지 않게 좋아 놀랬다.

자기 친구가 자신의 음악 저작권을 만드는 작업중이라고.

 

가족과 친구를 떠나 머나먼 미국땅에서 사는 나를 생각하며 만들었다는 "Home" 이란 곡도

묘한 향수를 느끼게 했다.

 

녀석은 17살때 (1년 6개월전) 갑짜기 클래식 음악에 꽂혀 피아노에 빠져

 독학으로 피아노를 배웠는데 음악읽는것을 배우지 않아 귀로 듣고 음계를 몽땅 외운다고.  

그러니 자신이 만든 곡도 악보가 아닌 자신의 귀와 녹음기에 저장이 되어있는데,

 요즘은 컴퓨터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을수 있어 다행이다.  

 

녀석이 자기가 만약 어려서 부터 피아노를 배웠더라면

지금쯤 정말 잘하지 않았겠냐며 아쉬워 하길래

만약 너희 부모가 시켜서 피아노를 했더라면

지금처럼 피아노를 즐기지 못했을수도 있을거라고 말은 했지만 

 녀석의 타고난 재능을 부모가 일찍 발견해서 키워주었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에 안타까왔다.  

내가 원한다면 나와 앤드류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주겠다고 했는데

앤드류는 배울 마음이 없고, 나는 시간이 없으니... 

 

화학이 전공이었던 형은 공부를 정말 잘했는데 멍청하게 여자친구를 임신시켜서

 대학을 그만두고 육류공장에서 하루 10시간씩 일을하고 있고,  

누나는 친구를 가리지 않고 사귀어서 친구는 많지만 나쁜 친구들도 있다며

자신은 친구도 가려서 사귀고, 형처럼 바보같은 행동은 하지 않을거란다.     

녀석은 얼굴과 태도는 앳되지만  미래에 대한 계획도 확실하고 참으로 어른스럽다.

내 큰 아들 앤드류보다 1살 더 많은데... 

 

 

내 부탁으로 내 매장에 붙일 플랭카드를 만들어 주고 있는 코리의 여자친구 세넌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크리스마스와 새해 인사 그리고 기말고사 잘 치라는 프랭카드를 붙였다. 

둘다 착하고 밝고 귀여운데 꼭 오누이같다.   

 

 

매일 한번씩 잠깐 들러 친구가 되어주는 매장 근처 사무실에서 비서로 일하고 있는 Annette 

몇년전까지 우리 타운에서 살았고, 또 아들이 우리 아들의 고등학교 선배인데다

남편과 아들이 엔지니어로 미국 최대 중장비 회사에 근무중이고,

친한 친구가 우리교인이라 이야기 거리가 많다.

내 남편이 잠깐 방문했을때 인사시켰더니 잠깐 이야기하면서 파악을 다 했는지

자기 남편과 똑같다면서 우리 아이들 대학가고 나면

자기와 함께 다니잖다.

 사교성이 좋아 학교내 모르는 사람이 없고,  아는것이 많아

나한테 많은 조언과 도움을 준다.

 

이들 외에도 난 혼자 일하니 화장실 가려면 누구한테 매장을 부탁해야하는데

 이런 나를 위해 하루에 몇번씩 미리 도와주러 오는 학교 관리인 메리

(그녀도 나와 같은 타운에서 살고있고, 손자가 앤드류와 같은학교 동급생이다)를 비롯해

사무실이 매장옆이라 하루에 한두번씩와서는 잠깐씩 이야기를 하고 가는 로리와

시험치고 페스했다고, B 받았다고 좋아서는 나한테 와서 자랑하는 중년 아줌마 학생들, 

이들은 일과 공부와 주부일까지 3중일을 하며 참으로 씩씩하니 열심히 산다.

그리고 또 나를 향해 수줍게 웃어주는 학생들과

you are so kind, you are so nice 라며 나의 작은 친절에 고마와 하는 학생들,

금요일 마지막이라며 인사했더니 아쉬워하면서 내년 새학기때 꼭 돌아와야한다고

난 네가 필요하다고 말해주는 고마운 젊은 친구들이 있기에

비록 저임금 파트타임 직원으로 하찮은 일을 하지만 난 참으로 행복한 매점아줌마이다.

 

2013.  12.  16. (월) 경란

 

추신 1 : 아무리 하찮은 직업이라도 본인 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보람을 느낄수있으며

따뜻한 말한마디라도 그사람들에겐 힘이 되고, 친절과 배려는 돈 드는것이 아니니 

친절과 배려,칭찬이나 감사함을 표현하며 살아야겠다.  

 

추신 2 :  크리스마스 파티와 이웃들과 Cookie exchange 쿠키에,

아이들 학교 크리스마스 파티에 줄 쿠키굽고, 쇼핑하고,

시와 학교 회의참석하고, 바닥공사에 크리스마스 카드등 일이 많은데 손이 느리니

잠잘 시간도 없이 바쁘네요.  블로그 기다리고 계신 분들을 위해 급한 불끈뒤 다른일들을 미루고

글부터 올립니다. 블친들 블로그는 다른 급한불 끈뒤에 방문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