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학교, 교육, 종교

너무나 민주적이라 답답한 남편

앤드류 엄마 2012. 2. 16. 02:31

 

 

미국은 고등학교도 대학처럼 필수과목인 영어, 수학, 과학, 사회과목도 수업종류가 많고,

선택과목도 다양하게 많아 학기 시작하기 몇개월전에 본인이 원하는 수업을

선택해서 수강신청을 해야한다.  수강신청자가 많을시 학교에서 조절해준다.

 

몇일전 10학년 아들이 11학년 1학기 수강신청을 하면서 선택한 일정을 보여주며

나한테 의견을 묻길래  내가 미국학교 시스템에 대해 잘 모르니 아빠한테 물어보라고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아들이 선택과목으로 신청한 Computer Maintenance Tech. I  이

매일 수업이 있어(90분수업을 하기에 주요과목뿐만 아니라 대부분이 격일로 수업받는다)

2 과목에 해당되는 수업비중이 높은 것이고, 실무를 배우는것이란다.

내가 아무리 미국의 고등학교 시스템을 몰라도, 11학년말에 대학입시가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인데, 공부가 아니라 컴퓨터 실무를 매일같이 배운다는것은 아닌것 같아

남편에게 최종 마감일전에 앤드류 담당 카운셀러만나 수업을 조절하고 카운셀러에게 자문을

구하자며 카운셀러에게 상담신청을 하라고 했다.

 

어제 퇴근후 남편이 카운셀러와 통화가 되었는데, 본인 의향이 중요하니

먼저 앤드류와 이야기하고 나서 상담하러 오라고 했단다.

아들은 평소 대학에서 엔지니어를 전공하길 희망했는데, 

남편은 컴퓨터도 엔지니어 근처에 있고, 컴퓨터 전공도 괜찮다면서 

혼자말로 앤드류가 컴퓨터로 전공을 바꾸려고 하나 했다.  

 

요즘 앤드류는 방과후 육상훈련하느라 귀가가 아빠보다 30분 늦은데,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아들에게 남편이 오늘 네 상담교사 만났다며

대뜸 너가 좋아하는 것을 해야한다며 컴퓨터를 좋아하면 11학년때부터

미리 컴퓨터 하는것도 괜찮다며 다음에 시간날때 컴퓨터수업을 받을

카운티에 있는 교육장에 한번 가보자고 한다. (학교에서 수업받는것도 아니었다).

컴퓨터 보안관련일은 취업 전망이 있다면서.

 

옆에서 듣고있던 내가 답답해서 참지못하고 어떻게 그렇게 말을 하냐고 했더니

아이가 말할때까지 내가 기다리지 않았다고 남편이 화를 내면서,

또 다시 앤드류의 인생이니 앤드류 의사가 중요하단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제 15살인데, 15살이 뭘 얼마나 아느냐며

부모가 여러가지 길을 보여주고 그 길에서 선택하게하면 더 낫지 않냐며,

참지못하고, 아들에게 대학가서 전공을 뭘하길 원하고,

왜 컴퓨터관련 수업을 받으려고 하느냐고 물었더니

엔지니어를 전공할거고, 그 수업받으면 대학교다닐동안 여름방학때

일할수 있다고 해서 신청한거란다.

그래 대학가서 여름방학 일하는것보다 좋은 대학에 가는것이

네 인생에 있어 더 중요하니 제발 눈앞만 보지 말고 좀 멀리 보라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요즘은 컴퓨터 잘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기에

컴퓨터 전공하는 대학생들이 더 컴퓨터를 잘하지 않겠냐고 했더니

아들 반론을 하지 않았다. 

 

앞으론 말잘하고, 글잘쓰는것이 아주 중요한 스킬이니

차라리 글쓰기 수업을 더 듣어라고 했더니,

남편도 내 의견에 동의하며 덧붙여 살을 붙여 주었다.

 

남편뿐만 아니라 내 이웃친구도 그렇고 대부분의 미국부모들은

자녀들의 행복을 1순위로 치고,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해주는데,

난 한국적 사고때문인지 어떨땐 답답할때가 있다.

 

내 이웃친구 쥬디의 아이들만 해도, 고등학교 다닐때 내 충고를 듣고

멕도날드에서 일하지 말고, 자원봉사했더라면, 더 좋은 대학을 갈수도 있었고,

장학금혜택도 받았을텐데, 당장 원하는 옷사고, 차보험료와 기름값 버는것에

집착해, 쌍둥이 아들,딸 둘다 학교성적도 좋았고, 수상경력도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딸은 장학금혜택없이 그비싼 시카고 콜럼비아대학을 100% 학자융자금받아 다니고 있고,

아들은 지금 헤어진 고등학교다니는 여자친구와 가까이 있고싶어, 전액장학금받고

별로 좋지않은 근처 대학에 진학했다. 

100% 장학금받았다며 본인도 부모도 좋아했는데, 난 우수한 성적에 주대회 상위권

육상경력을 가진 데니가 자원봉사만 했더라면 더 좋은 대학에 장학금받고

갈수 있었을것 같아 많이 아쉬웠다. 

 

그런데 쥬디도 내남편이 아이들 공부도 챙기고, 공부를 가르쳐주기고하고,

난 미래에 대한 안목이 있으니 자기 아이들이 우리같은 부모를 만났으면 훨씬

더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인생을 살아갈수있을텐데 하며 아쉬워하기도 한다. 

 

부모들이 자녀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억지로 의대나 법대, 공대를 가게하는것은 옳지않지만,

여러가지 길을 보여주면서 안목을 키워주고, 지금 당장의 행복보단 앞으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도록 도와주는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것이 아이들의 인생에 침범하듯 생각하며, 아이의 장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안들을

어린 자녀들의 의견에 맞기니, 내가 보기엔

미국부모는 자녀들에대한 배려가 지나치고,너무 소심하고, 민주적이어서 탈인것같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중요한 고비마다 자녀들을 선도하려는 (강요가아니라) 나와

아이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남편과 몇번이나 부딪히게될런지?

나도 남편도 서로에게 배우고 조금씩 양보해 아이들에게 부모로서 좋은본보기가 되어주고,

우리아이들이 좀더 나은 미래를 살수 있도록 좋은 안내자와 응원꾼이 되어줄수있도록 노력해야겠다. 

 

2012. 2. 15. (수) 경란

 

추신 :  아들 11학년 학교수업과 관련된것이나 대학진학에 필요한 좋은 정보나 조언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어떤 엔지니어쪽이 유망할런지? 참고로 아들은 머리와 순간적인 집중력은 있는편이나, 

           주위가 약간산만하고,별로 사교성이 부족하고, 느긋한(게으런) 편입니다.

 

 

고등학교 수강신청서 (필수, 선택과목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