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바빠 통화가 잘되지 않는 친구에게,
오랫만에 전화를 했더니 늦은 시간인데 친구는 외출중이고,
친구 아들이 전화를 받았다.
생각해보니 올 2월에 졸업을 했는데 깜빡해 내 무심함을 사과하고 뒤늦은 축하인사를 전했다.
몇일후 다시 전화했을때 그 친구와 통화가 되어 그동안 서로 소식이 뜸해
너 아들 졸업했는데 깜빡했다며 앞으로 좀더 자주 안부 전하며 살자고 했더니,
너가 얼마나 바쁜데, 남의 아들 졸업한것까지 다 기억하냐며,
내가 깜빡한것이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친구에게서 그 말듣고 나니 약간 멍해졌다.
어째 친구아들이 남의 아들인가?
친구는 남이 아닌데?
영어엔 남이런 단어가 없어서 그런지,
갑짜기 남이란 단어가 참 낯설게 느껴졌다.
나와 전혀 상관없는 낯선사람들도 안타까운 일을 당하면 기도해주고, 염려해 주는
이땅에 나와 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사람이고,
엄마되고부턴 이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내 아이같았다.
그런데 친구의 아들인데 남의 아들이라니...
친구가 별 뜻없이 한말일텐데, 내가 이렇듯 충격을 받은것보니,
내가 미국에 오래 살았나 보다.
지극히 개인주의일것 같은 미국인들이지만,
공동체의 삶을 중시여기고, 조금만 인연이 있어도
해마다 크리스마스 가족사진을 보내주고, 아이들 졸업식을 알려주고,
별걸 다 챙기고, 축하해 주며,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관리하는삶에 익숙해 졌나 보다.
그런데 이젠 그런 자잘한 것을 챙기고 서로 관심가져주는 이런 삶이 점점 좋아진다.
2011. 6. 3. (금)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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