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친구의 아들이 남의 아들인가?

앤드류 엄마 2011. 6. 4. 07:32

 

워낙 바빠 통화가 잘되지 않는 친구에게,

오랫만에 전화를 했더니 늦은 시간인데 친구는 외출중이고,

친구 아들이 전화를 받았다.

생각해보니 올 2월에 졸업을 했는데 깜빡해 내 무심함을 사과하고 뒤늦은 축하인사를 전했다.

 

몇일후 다시 전화했을때 그 친구와 통화가 되어 그동안 서로 소식이 뜸해

너 아들 졸업했는데 깜빡했다며 앞으로 좀더 자주 안부 전하며 살자고 했더니,

너가 얼마나 바쁜데, 남의 아들 졸업한것까지 다 기억하냐며,

내가 깜빡한것이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친구에게서 그 말듣고 나니 약간 멍해졌다.

 

어째 친구아들이 남의 아들인가?

친구는 남이 아닌데?

 

영어엔 남이런 단어가 없어서 그런지,

갑짜기 남이란 단어가 참 낯설게 느껴졌다.

나와 전혀 상관없는 낯선사람들도 안타까운 일을 당하면 기도해주고, 염려해 주는

이땅에 나와 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사람이고,

엄마되고부턴 이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내 아이같았다.  

그런데 친구의 아들인데 남의 아들이라니...

 

친구가 별 뜻없이 한말일텐데, 내가 이렇듯 충격을 받은것보니,

내가 미국에 오래 살았나 보다.

 

지극히 개인주의일것 같은 미국인들이지만,

공동체의 삶을 중시여기고, 조금만 인연이 있어도

해마다 크리스마스 가족사진을 보내주고, 아이들 졸업식을 알려주고,

별걸 다 챙기고, 축하해 주며,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관리하는  

삶에 익숙해 졌나 보다. 

그런데 이젠 그런 자잘한 것을 챙기고 서로 관심가져주는 이런 삶이 점점 좋아진다.

 

 

2011.  6.  3. (금)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