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미국에서 보통사람들과 살아가는 이야기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에서

남편이 장기 출장만 가면 일이 생기네 - 빨래하러 옆집가다

앤드류 엄마 2025. 4. 2. 11:43

남편이 장기 출장만 가면 
 무슨 일이 생긴다.
꼭 남편의 존재감을 확인시켜 주려는 듯.
 
때론 내 실수로 
또 때론 이유 없이
 또 때론 천재지변까지. 
 
남편이 3월 9일부터 출장 중인데,
이번에도 일이 생겼다. 
지난주에 세탁기가 고장이 났는지
세탁기 물이 바닥으로 흘러나와있었고,
세탁기는 물이 반쯤 빠진 상태에서 멈춰져 있었다.
 
남편은 일단 세탁기 작동시켜서
물이 어디서 나오는지 확인부터 하라고 하는데,
새 세탁기를 구입할 계획이었기에 
그대로 두고, 
옆집 세탁기 신세를 졌다. 
 
5년 전에 절수 세탁기를 구입했더니 
헹굼 상태가 좋지 않아서 
늘 2번 헹구고 
다시 추가로 한번 더 헹군다. 
 

 
옆집 세탁실에서 세탁을 마치고

 
내가 도움이 필요할때마다 도움을 주는
내 지니인 옆집 젝과 데비
(알라딘 요술램프 속의 지니)
빨래할 동안 오랜만에 밀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남편 부재중에 일어난 일들을 
그때그때 메모해 두었더라면
공책 한 페이지는 되었을 듯.
 
그중 생각나는것들은
내 부주의로 차고 문을 2번 파손시켰고,
세탁기가 2번 고장 났고,
그때마다 옆집 세탁기 신세를 졌다.
 
 비가 하늘이 구멍난것처럼 쏟아부어
역대 2번째 강수량을 기록했던 날  
지하실 배수 모터펌프가 작동하지 않아 
물이 역류되어 
 지하실로 물이 들어와 혼났던 적도. 
우리집 보다 지대가 더 낮았던 이웃들은
지하실에 물이 무릎위까지 찼다고. 
 
그런 일이 생전 처음이라 더 경황이 없었다. 
 
지하실에 물이 들어오기 전에 
지하실 소파부터 치워야 했기에 
이웃집들에 S.O.S를 쳤더니 
이런 일에 익숙한 이웃집 아저씨들이 
플라스틱 양동이 6개를 엎어서 
그 위로 소파를 올려주었고,
물이 바닥 위로 올라왔을 때 
이동식 모터펌프를 가져와 물을 빼 주었다. 
 
그리고 3월 중순에 난데없이 대설이 내렸다.
눈이 많이 올 때 사용하는 눈 치우는 기계를 구입한 후
 눈이 많이 오지 않아 사용한 적이 없었다.
 
남편의 설명을 듣고서  
생전 처음으로 새 기계로 눈을 치우다
아뿔싸, 
새벽에 배달된 신문이
눈 속에 파 묻혀 있었는데 깜빡했다. 
 
주말이라 신문에 광고지까지 많았다. 
그 많은 신문이 통째로 기계로 들어가 
눈 치우는 기계가 멈추버렸다.
기계에 끼인 신문은 꼼짝 달싹을 하지 않았다. 
새 기계를 10분도 안 돼 고장을 내었으니...
어찌나 낭패스럽든지.
 
난 3주씩 집을 비워도
집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데,
남편이 3주씩 집을 비우면 무슨 일이 일어나
새삼 남편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있을 때 잘해줘야 하는데...
 
2025.  4.  1. (화)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