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매일같이 출근길이 즐겁고, 설렌다.
특히 월요일 아침엔 주말동안 못만났던 이들을 만날 생각에 더 신이 난다.
그런데 지난 일요일밤에 미국인 교사친구가 월요일이 너무 싫다고 페북에 글을 올렸다.
난 학교매점에서 일하니 사회적 직위나 임금은 그친구와 상대도 되지 않지만
나는 일하는것이 즐거우니 내가 더 행복한것 같았다.
난 사람을 좋아하는데, 직장에서 매일같이 사람들을 만날수 있어 넘좋다.
비록 학교에서 시급은 가장 적지만,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상냥하고, 인격적으로도 존중해주는데다
또 나를 좋아해주고, 나를 친구 또는 엄마로 생각해주는
젊은 친구와 자식같은 아이들이 있어 단순근로지만 즐겁고 보람도 있다.
마가렛과 제이드
제이드랑 난 벌써 2년째 친구고, 마가렛은 지난 가을학기때 만났다.
둘이 수업스케쥴이 비슷해 내 코너에서 만나 내 소개로 둘이 친구가 되었다.
난 좋은 사람들끼리 친구하라고 기회만 되면 소개시켜주곤한다.
마가렛은 어릴때부터 말을 타 경마기수를 했기에 고등학교때 공부를 하지 않았다고.
그런데다 고등학교 다니는것이 너무 싫어서
평균학점 D 로 고등학교를 3년 만에 졸업했더니
자기 아버지가 딸이 고등학교 3년만에 졸업했으니 천재라고 떠벌려 챙피했다고.
그런데 그쪽 사람들이 정직하게 일하지 않아서 그만두고보니
다른일 하려면 공부를 해야할것 같아서 졸업한지 27년만에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그런데 늦바람이 무섭다고 정말 열심히 한다.
학교 수업과 집안일 하고 남는 시간은 공부만 하기에
은퇴한 남편이 가끔씩 불평을 한다고.
그녀는 남편의 책임감과 어른스러움이 좋아서 (남편이 15년 연상이다),
20살때 남편과 결혼했는데, 남편이 형제자매가 많은 대가족에 질려서
(그녀 남편은 13형제자매중 둘째로 동생들 돌보기 싫어서 17살에 독립했다고)
자녀를 원치않았고, 자신도 동물을 좋아하기에
아이없이 말 2마리를 비롯해 개, 고양이등과 함께 살고 있다.
말을 타야하니 그녀의 넓은 뒷뜰이 숲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도합 10 에이커나 된다고. (공원만큼 넓다)
미국 독립기념일에 양쪽 가족들이 자신의 집에서 모여 파티를 하는데,
남편의 형제자매들이 모두다 자녀를 6명씩 낳아 다 모이면 근 100명쯤 된단다
그런데 자기쪽은 친정엄마밖에 없다며 나를 초대했다.
Mitch & Joey (컴퓨터로 볼때 좌.우)
지난 가을학기를 시작으로 매일같이 커피마시러 방앗간을 찾는 참새
미치는 민항기 조종사가 되기위해 우리학교 마치고, 비행, 항공과가 있는 대학에 편입할 예정이고,
죠이는 Univ. of Missouri 다니다, 학비가 비싸 우리학교에서 기본과정을 배우고,
괜찮은 산업디자인 학과가 있는 대학으로 편입할거라고.
죠이는 레스토랑 웨이트로 일하고, 미치는 아버지 사업을 도와주고 있는데,
미치 부모님들은 아들이 방학도 아닌데 가족들끼리 콜라라도로 스키여행을 가더니
아들이 일때문에 숙제도 밀려있고, 시험을 앞두고 있으면
편의를 봐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것 같아 나로선 이해가 되지 않았다.
두녀석은 고등학교 친구로 각자 수업이 달라 주중엔 따로 오고,
매주 금요일엔 수업이 일찍 끝나 둘이 함께 오는데, 금요일 점심은 여자친구빼고,
둘이서만 학교인근 레스토랑에서 먹는다.
장난끼 많은 미치는 죠이를 유혹해 가끔씩 주말에 Wedding crashing
(결혼식에 초대받지 않은 하객으로 야외결혼식와 피로연에 출연한다) 을 했다며
무용담을 들려주곤하는데, 두녀석은 꼭 오성과 한음같다.
자기들과 함께 찍은 이 사진을 꼭 내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으로 해야 한단다.
날 자신의 세컨 맘이라 부르는 코디
한달에 한번정도 98센트짜리 과자를 사지만 매일같이 내코너에 들러서 안부를 묻는다.
녀석은 인정이 많아 집에서 과자가져오면 꼭 나보고 먹어라고 준다.
비지니스 전공으로 현재 마켓팅쪽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으며
이번 오월에 졸업하고 Lewis University 로 편입할 예정인데
녀석이 졸업하고나면 많이 허전할것 같다.
정장을 입고 왔길래 뭔 특별한일이 있냐고 물었더니 그냥 정장 입고싶었다고.
그래 네 멋진모습 기록해야 한다며 사진찍었다.
브라이언
영화쪽 일을 하고 싶은데, 졸업하고 일을 구할수 있을지 걱정되어
아직 진로를 선택하지 못한 브라이언
녀석이 싱글벙글해 좋은일 있냐고 했더니 여자친구가 생겼다며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여자친구와 몇달만에 헤어져 요즘 어깨 힘이 빠져 있어
살면서 이런저런 경험들을 해보는것이 인생에 도움이 되고,
또 다음엔 더 좋은 여자 친구 만나게 될거니 힘내라고 응원을 해주었다.
자신이 만든 컵케익이라며 망가질까봐 학교까지 조심조심해서 가져와
완전한 형태의 컵케익을 주어 날 감동시키기도.
Claudia
남자친구와 늘 함께 다니며 얼굴이 환했는데, 남자친구가 1년 먼저 UIC 로 편입해
지난학기부터 늘 혼자이고 때론 침울한 모습을 보이곤한다.
방송국 아나운서나 기자를 목표로 저널리즘 공부를 하는데
이번 학기부터 학교 신문 기자로 일하고 있는데
자기가 앵크되면 나한테 꼭 감사인사 할거란다.
클라디아도 이번 오월에 졸업한다.
모니카
4살때 구소련에서 독립한 Lithuania 에서 이민왔는데,
Lithuania 가 유럽연합에 가입해,
다음에 유럽에 가서 살 계획으로 미국 국적을 취득하지 않고,
영주권을 유지하고 있다.
자기나 Lithuania 에 살고있는 직장이 좋은 사람들은 유럽연합이라 좋은데,
국가 연금으로 생활하는 노인들은 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 연금으로 생활이 어렵기에
유럽연합에 가입한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Lithuania 전통민속춤 단원으로 5월에 토론토에서 공연도 하고,
올 여름에 엄마랑 2년만에 Lithuania 를 갈 예정이라고 좋아했다.
엄마는 친구도 많고, 무지 활달한것 같은데 아버진 가족 나들이도 가지 않고 티브앞에서 사신다고.
엄마가 아버지랑 재미가 없었어 남자친구가 필요하다고 했다며
아버진 자기가 봐도 좀 심하지만 그래도 부모님이 이혼하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며 엄마한테 오는 연락처들을 엄마몰래 삭제시킨다고.
Lithuania 인들도 한국사람들처럼 노는것을 좋아하는지
자기엄마 생일때 엄마 친구들과 리무진타고 시카고 가서 공연보고 저녁먹곤하는데
3일 연속으로 파티를 한다길래, 50살 생일이냐고 물었더니
2년전 50살 생일때 Lithuania 까지 가서 엄청 큰 파티를 했다고.
모니카 덕분에 구소련령의 Lithuania 에 대해서도 알게되고 배우는것이 많다.
엄마가 사무실 청소 사업을 해 주말에 엄마를 도와준다고.
호기심이 많아 여기저기 클럽활동도 많이하고있다.
학생회 간부를하면 새로운 경험도 하게되고,
여러가지 혜택도 많으니 학생회 일을 해 보라고 조언해주었다.
초등학교 교사가 되려고 하는 애슐리
일주일에 30시간씩 일하고, 학교 다니려면 바쁜데
그 와중에도 주말에 시간나면 조카들과 놀아주기도 하고,
할머니까지 챙기는 착한 학생인데, 피곤에 절었있을때가 많아 측은할때도 있다.
에스테파니
가뭄에 콩날만큼 매점에 들러 커피한잔 사지만
하루에 몇번씩 내 코너앞을 지나가면서 큰소리로 내이름을 불러고 환히 웃어준다.
일을 두개나 해, 아침부터 얼굴에 피곤함이 묻어있을때가 많은데,
물어보면 3시간도 못잤단다.
수업마치고 차안에서 10분이라도 낮잠을자라고 말해주는데 낮잠을 못잔단다.
에스테파니 역시 이번 5월에 졸업하고, WIC 에 편입한다.
학생회 간부일을 하고 있는 에릭 (얼굴에 여드름이 많았는데, 치료중인가?)
학생회 주관 행사때 음식을 준비하면 네 코너를 지나가면서
우리학교에서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라며 나한테 주곤한다.
건축공학이 전공이라길래, 요즘 건축경기가 죽어서 취직잘안된다고 했더니
자기는 최첨단 공법을 개발하겠단다.
키는 작은데 자신감은 최고다.
멋쟁이 알렉스
난 남자들 장발머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알렉스는
머리가 길었을때 훨씬 멋있었다.
여자친구와 사이에 2살난 아들이 있는데,
엄마, 아빠가 인물이 좋으니 아이도 귀엽고 잘생겼다.
한날은 엄청 피곤해 보이길래 뭔 일있냐고 물었더니
아이가 아파서 간호하느라 몇일동안 잠을 못잤다며
아이키우기 힘든다고.
여자친구도 알렉스도 일도해야하고, 공부도해야하고,
아이도 돌봐야 하니 정말 열심히 산다.
스노보드 선수하다 부상을 당해
뒤늦게 자동차 정비를 배우고 있는데,
SIU 로 편입할 계획이다.
팔레스타인에서 유학온 다이애나
첫날 영어 엑센트가 특이해서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더니 팔레스타인에서 왔단다.
그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피부색이 너보다 더 검지않느냐고했더니
엄마가 우클나이나 출신이라며,
다른사람들도 다들 프랑스나 미국사람으로 알더라고.
케미컬 엔지니어인 아버지가 우클나이나에 유학가 엄마를 만났는데
엄마는 피아니스트라고.
그녀는 환경공학을 전공할 예정으로 U of I 에 편입할 계획이란다
미국은 언론들이 친 이스라엘이라 팔레스타인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에
팔레스타인에 대해 알고 싶다고 했더니 좋아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들에 대해 통제를 많이 해
예루살렘에 가려면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요즘은 허가도 해주지 않는다고.
팔레스타인 인들은 주로 밥과 고기 스프를 먹는데,
양고기를 좋아한다고.
대부분의 팔레스타인들은 이슬람인데, 자긴 크리스찬이라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지난 가을에 왔는데
영어를 잘 한다고 했더니
유치원때부터 영어를 배운다고.
그래 한국도 유치원부터 영어를 배우는데
말을 잘못한다고 했더니 웃었다.
팔레스타인에서는 국어인 아랍어와 외국어로 영어, 러시아어
2가지를 배운다고.
나랑 이야기하고 싶음 시간날때 내 코너에 들러라고 했다.
그녀 덕분에 팔레스타인에 대해 많은것을 배우게 될것 같다.
아무튼 이 참새들 덕분에, 또 새로운 참새를 사귀는 즐거움에
출근길이 설레고, 일이 즐겁다.
너무 많이 웃어 눈가와 입가에 주름이 늘었지만
(직업병이니 업무상 재해에 포함되나^^)
나로인해 그 짧은순간이라도 기분좋아 질수있었슴 하는 마음에
늘 밝은 얼굴로 웃어주려고 노력한다.
우연히 만났을때 만나서 반가운 사람이 되었슴 좋겠다.
2015. 3. 17. (화)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