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살았을때 옆집에 사셨던 사모님께 몇번이나 안부전화를 드렸는데,
계속 부재중이시더니 병원다니신다며 힘없는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감기였는데, 병원을 다닌지 2주나 되었는데도 낫지도 않고 더 심해져선
신장과 방광에 염증이 생겼다고.
그런데다 그 전에 당뇨기가 보인다고 해 살빼시려고 음식을 드시지 않았는데
아프시고 나선 음식을 통 못 드셨서 체중이 8 키로도 더 빠져셨다고.
입맛도 기력도 없는데다 손수 해 드시려니 더 못 드시겠다고 하셨다.
근처에 살았다면 죽이라도 끓여 드렸을텐데,
생각다 못해 예전에 한 이웃에서 살았던 지인에게 전화를 했다.
4년전 사모님께서 다른 아파트로 이사를 가신후부턴 통 못나지 못했다며
사모님께 전화한번 해 보겠다며 전화번호를 물었다.
예전에 함께 이웃으로 살았을땐 가끔씩 밥도 함께 먹고 했는데,
걸어서 10분 거리로 이사가셨는데, 벌써 남남이 된듯해서 씁쓸했다.
그리고 사모님께서 평소 성당일을 열심히 하시기에,
지인중 같은 성당에 다니시는 분에게 전화해서는 성당분들에게 연락해
죽이라도 좀 끓여 드리라고 부탁을 드렸다.
가끔씩 얼굴보는 사람이 2주째 보이지 않으면 안부전화라도 좀 해보면 될텐데
인천 따님집에 갔나 하고 다들 짐작하는것 같다.
세계 최고의 스마트폰 보급율을 자랑하고, 집집마다 통신비 지출이
예전에 비해 엄청나게 증가했지만, 안부전화하는 사람들은 귀한것 같다.
전화 한 통화 하는것이 뭐 그리 어려운것도 아닌데...
예전엔 가난했지만 인정이 많아 살기좋은 한국이었는데,
이젠 아파트 옆집과 위층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같은 통로에 살아 엘리베이트 타려고
가는것인데도 자기 따라오는줄 알고 무서워하니 참으로 안타깝다.
이웃사촌이라 했는데...
개인주의가 만연한 미국도 이웃이 아프면 돌아가면서 음식을 배달해주곤하고,
교회신자가 아파 음식도움이 필요할 경우, 교회에 연락하면
교회에서 전 신자들에게 이메일로 음식 배달을 부탁하고,
신자들은 자신과의 친분이 없더라도 집으로 음식을 배달해주곤한다.
지난주엔 우리교회 교인이 아닌데, 살고 있는 트레일러가 화재를 입어
우리 교회로 도움을 요청했는데, 우리 교회 신자들이 옷과 음식뿐만 아니라,
소파며 티브등 집안 살림에 필요한 거의 모든것을 기부해,
화제를 당하신 분이 화재입기전보다 더 살림이 나아졌다며 고마워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틀후 사모님께 다시 전화를 드렸더니, 내가 괜한 일을 해 사람들을 부담스럽게 만들었다고 하셨다.
모르는 사람끼리도 어려운 사람있으면 서로 돕고 살아야 하는데, 너무 그러지 마시라고,
다음에 갚으면 되지 않느냐고 했더니, 그래도 사람들을 귀찮게 만들어 미안하시다더니
어떤분이 죽을 끓여주어서 그것 조금 먹었더니 기운이 조금 나신다고 하셨다.
바빠서 만날수 없으면 가끔씩 안부전화라도 하고,
서로 돕고사는 따뜻한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2012. 6. 2. (토)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