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내가 속한 속(구역)이 교회 점심당번이라
우리가족이 다니는 Minooka Bible Church 대신
남부 시카고 한인교회에 갔다.
1년에 2-3번 점심 당번이 돌아온다는데
난 그동안 한달에 한번있는 속회만 참석하고,
일요일엔 우리가족들과 예배참석하느라
도와드리지 못했는데,
이번달엔 일손이 부족할것같아 참석했다.
우리 속회원들 - 백 장로님이 청일점이시고,
장로님옆 분홍 앞치마 입은 분이 부인이신 백 권사님
다들 연세가 많으시다.
한분은 80대, 두분은 70대 중반,
청일점인 장로님은 70세
나를 제외한 세분은 중.후반으로
속회원중 가장 어린 (나보다 한살 젊은)
크리스가 여행중이라 이날은 내가 막내다.
어제 메뉴는 미역국으로
200 명 분의 미역국을 끓였는데,
장로님이 국 끓을때 미역 위아래로 섞어시고,
다 끓인후 미역을 따로 건지는 일까지 맡으셨다.
팔에 알통 생겼을듯. ㅎㅎ
식사마치고, 밥통등 씻기 불편한것들을 장로님이 맡으셨다.
어제 하필이면 또 주방일을 하시는 분이
일이 생겨 휴무를 신청해
백장로님과 백권사님 두분이 마무리까지 하시느라
9시부터 2시까지 쉴틈없이 바쁘셨다.
일 마치고, 장로님 일을 너무 많이 하셔서
맛사지 받으시러 가셔야겠다고 했더니
당신은 괜찮은데,
부인이신 백권사님을 보시면서
"이사람이 약해서 내가 이사람 안마해 주어야 한다고" 하셨다.
두분 다 몸살 나진 않았는지?
알고보니 어제 우리 속이 아니었는데,
이디오피아 한인병원에 자원봉사중이신
백 장로님이 휴가차 오셨는데,
장로님 계시는동안 점심당번하려고
백권사님이 날짜를 변경하셨단다. 세상에.
편한 집떠나
머나먼 이디오피아에서 자원봉사하시다
휴가받아 집에오셨는데,
중노동을 시켰으니...
예전에 아들 가족들이 교회에 왔을때
그날도 점심 당번이었는지
장로님이 주방에서 일을 열심히 하는것을 본
손자가
왜 내 할아버지가 주방 일을 다하냐고 물었단다.
지난번 추수감사절에
아드님댁에 가셔서도
안사돈도 오셨는데
부자가 설겆이를 도맡아 했다고.
(큰아드님네는 어린 아이가 많아 손을 많이 필요로한다).
장로님 뿐만 아니라 권사님도
아들네 가시면
손자, 손녀들과 잘 돌봐주고,
집안일과 주방일을 많이 도와주시고,
며느리들 몸도 마음도 편하게 해 주니
子婦 둘다 시부모님 방문을 기다리는듯.
백 장로님과 권사님, 두분다 의사 선생님이시고,
자랄때도 집에 일하는 사람이 있었어
귀하게 자랐을것 같은데,
대접 받으시기 보단
힘든일은 장로님이 자청하시고,
보통일들은 권사님이 앞장서시면서
누구에게나 겸손하시고, 친절하시니
다들 존경하고, 만나길 청하는 사람들이 많아
내가 식사대접 해 드리려고 해도 시간이 없으시다.
부모로서 가장 큰 성공과 행복은
가족들끼리 화목하고, 자녀들에게 존경받고,
사랑받는 부모인데,
장로님과 권사님이 대표적인 예라
두분을 부러워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이렇게 훌륭한 두분을 만난것은 정말
내 인생의 크나큰 축복으로
두분의 삶에서 배운대로 실천하려고 노력하며
만남을 허락해 주신 분께 감사를 드리고,
또한 이 지면을 빌어
저와 제 가족에게 주신 두분의 사랑에 감사드린다.
2017. 12. 4. (월) 경란
다음주에 두분이 함께 이디오피아로 의료봉사 떠나시니
기도 기도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