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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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엎뜨려 절 받는 이유

앤드류 엄마 2016. 12. 9. 11:03


두달전 남편 생일 전날 

군에 있는 앤드류에게 내일 아빠 생일이니

 (가족끼리 생일은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데...)

아빠에게 문자 메세지 보내고, 페이스북에 축하인사 올리고, 

저녁에 집으로 전화하라고 문자를 보냈더니

생일날 저녁에 전화를 했다.


 물어보나 마나 녀석이 선물은 보내지 않았을텐데 

통화마칠때쯤 장난으로

그런데 아빠 생일선물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는데

 지금 오고있는 중이냐고 했더니 


 대답을 못하고,  

아직 교육중이라 쥐꼬리 만하게 버는데 

선물까지 해야하냐는 표정이었다.


그런데 앞으로 이런저런 사정으로 선물없이 넘어가다보면

습관이 되어 가족들에겐 (결혼하면 자기가족들에겐 다르겠지만)

선물을 하지 않아도 되는줄로 알것같았다.


그래서 이번 아빠생일은 네 전화로 선물을 대신하지만,

다음달 엄마 생일땐 꼭 선물보내라고 했더니

앤드류 왈, 돈 모아서 차 사야한단다.

이 치사한놈,


그래 엄마가 500 달러짜리 선물을 사달라는것도 아니고

50달러 짜리 선물을 사 달라는것도 아니니 걱정말고,  

내가 원하는것은 너 마음이기에

 돈없슴 영화입장권 1장만 사줘도 되고

그돈도 없으면 카드만 보내도 되니 

너 차사는데 아무 지장 없을거라고 했더니

아무말 하지 않았다. 

   

그래 내가 혹시라도 내 생일 기억못할수있으니

10일전부터 카운트 다운해서

문자로 보낼까 했더니

알았단다.


그렇게 엎뜨려 절받은것이

머그 잔 하나.

그런데 그냥 평범한 머그 잔이 아니라

한면에 녀석이 있는 사우스 케롤라이나주 지도와

우리가 있는 일리노이주 지도가 점선으로 연결되어

가운데 하트가 있고

또다른 면에 특별한 글귀가 있는 귀한 잔이어서

고맙게 받았다.


그런데 또 3주도 안되어서 데이빗 생일이었다.

데이빗 생일 몇일전에 녀석과 통화하게되어

데이빗 생일때 데이빗에게 전화해주고,

페이스북에 축하인사하고,

생일선물도 보내라고 했더니

자기가 돈을 얼마나 번다고 그러냐며 툴툴거렸다.


그래 앤드류아빠가 경찰들은 위험한 일 한다고 주급을 엄청 많이 받는데 

군인은 경찰보다 더 위험하니  

 많이 벌지 않냐고 놀리고는

전화해 줘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전화를 끊었다.

녀석이 선물보내겠다고 하지 않았기에 쬐끔 그랬는데  

데이빗 생일 다음날

 아마존에서 타블렛이 도착했다.  


손이 작은 녀석이 제법 큰 선물을 했고,  

 데이빗이 좋아하는 거라 더 반가왔다.   

데이빗과함께 사진찍어서

데이빗과 내가 고맙다고 따로 문자를 보냈다. 

나중에 통화하게 되었을때

왠 일로 데이빗에게 그렇게 큰 선물을 다 했냐고 했더니  

아마존 사이버 세일로 싸게 샀다고.

대뜸 혼자 앤드류에게 생일선물을 못 받은 남편이 

"내 선물"은 없냐고 해서 웃었다.

 그래 이번 데이빗 생일선물은

 생일선물 + 크리스마스 선물로 해라고 했더니

괜찮다고.


페이스북에 아래 사진과 함께  

 데이빗이 형을 잘 만난 덕분에   

생일날 앤드류에게 이렇게 좋은 선물을 받았다고

앤드류와 데이빗 테그해서 올렸더니

많은 사람들이 댓글 올려줘서 앤드류도 기분좋았을듯. 

 

아들들이 아빠를 닮았는지 좀 눈치가 없는 편인데, 

경제관념까지 약간 짠돌이과인 아빠를 닮아가고 있어

엎뜨려서 절이라도 받지 않으면 

 선물하지 않는것이 당연시되고,

 나중에 나혼자 서운하고, 허전해질테니 

매번 엎뜨려서라도 절을 받다보면 습관이 되어 

선물하는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치사하더라도 엎뜨려 절을 받았다.   


무심한 아들들,

그것이 천성이라도

하나하나 가르치고, 반복하다보면

세뇌가 되거나 습관이 되어 사람 도리는 하겠지.


 형한테 처음으로 큰생일선물 받고 얼떨떨한 데이빗



2016.  12.  8. (목)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