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남편이 농부아들이라 좋은점

앤드류 엄마 2016. 8. 30. 10:43

난 농사가 많은 농부의 맏딸로 태어나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마치고 집에 와서 집안일을 해야했고,

 결혼전까지 농번기땐 주말마다 농사일을 도와주어야 했는데

햇볕아래서 일해야 하는 들일이 정말 싫었다.


그래 어릴때부터 내가 부러워했던 친구는

부자집 아이들이 아니라 논.밭일을 하지 않는 친구들이었고,  

결혼할땐 부모님이 농사짓는 사람하곤

절대 결혼하지 않으려고 했다.

(시댁에 농사가 있슴 주말에 도와주러 가야하기에)

* 사람 됨됨이가 가장 중요한데..,

    

그런데 피하면 만난다더니

남편은 미시건 시골 농장 아들이었다.ㅎㅎ

그렇지만 부모님들은 벌써 은퇴하셨다고. 

(은퇴하지 않으셨더라도 9시간이나 운전해서 가야하니

일 도와주러 갈수도 없었겠지만).


아무튼 남편은 농사 농자도 싫은 나와는 달리

텃밭 가꾸는것을 좋아했고,

난 일이 하기싫어서 부모님이 시키는것만 겨우 했기에  

 텃밭을 가꾸고 씨뿌리고 돌보는것에 대해

아는것이 하나도 없는데

남편은 아는것도 많고,

 농사 관련 책도 많이 읽어, 

어떤 것들은 평생을 농사일만 하신

울 친정아버지보다 더 낫았다.   

*모종을 사서 심어면 병충해가 옮을수도 있다며

씨앗을 구입해 직접 발아시켜서 키운다.


미국은 농업도 대규모 기계식이라

곡창지대인 중부에선 주로 콩과 옥수수가 재배되고

 채소와 야채는 캘리포니아나 멕시코에서 오기에 

신선하지도 않고, 다양하지도 않고, 비싼 편이다.

(약품처리도 걱정되고).


그래 텃밭이 참 유용하고 고맙다.

5월중순이후 상추와 부추가 나오고

뒤이어 오이와 토마토, 풋고추, 호박, 파가 나와

연하디 연한 상추도 먹고,  

   신선한 부추겉절이와 싱싱한 오이무침을 즐기고,

 비싼 파도 맘껏 쓴다.  


* 난 음식맛을 잘 모르니 

우리집 오이가 맛있는줄 몰랐는데

(난 신선해서 좋았다)

Dr. 백선생님께 몇개 드렸더니 오이가 참 맛있더라고 하셨다.

 

남편과 데이빗은 토마토를 좋아하는데

가게에서 파는 토마토는 비싸면서 맛이 없는데

 우리집 텃밭에서 빨갛게 익은 맛있는 토마토를 

여름내 먹을수있었어 넘 좋다.


 텃밭에 심은 고추로 김장도 하고,  

또 가을엔 내가 좋아하는 풋고추도 삭히고,

 맛있는 고춧잎 나물도 먹을수 있었어 좋다.

 

농부아들과는 절대 결혼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농부아들과 결혼했더니 좋은점들이 많네.


이제 나도 나이가 들었는지

그렇게 싫었던 흙일이 조금씩 좋아진다.


 

 

 

친정엄마가 매년 고추가루를 보내주시는데 

농사일 그만 두시라고 말리는 입장이라 

자급자족하려고 이번에 고추를 좀 더 많이 심었다.

그런데 고추 씨를 잘못 샀는지

너무 매워서 걱정이다.

태양열에 건조해 100% 태양열 고추가 될텐데... 

지난해 텃밭 귀퉁이 쪽에 모래를 사다 부었더니

 올핸 참외가 참 잘 되었다.

 

 부추 심은지가 오래되어서 인지

두번 베어 먹고나니

남편이 부추가 질기고 맛이 강해서 못먹겟다고.

남편이 부추 겉절이를 좋아하기에 

씨 받은후 씨와 뿌리를 다른곳에 다시 심어야겠다. 


텃밭에서 딴 토마토로 만든 소스

병에 식힌후 6컵씩 지프백에 넣어 냉동해 칠리 만들때 사용

 텃밭에서 딴 토마토로 만든 살사

* 오늘 저 큰통에 한통 만들었는데 이바 조금주고,

 그렉와 데이빗이 먹고나니 저것밖에 안 남았네.


살사 만드는 방법 - 토마토 9컵, 양파 2컵, 피망 1컵반, Cilantro 3/4컵,

 라임쥬스 (라임 2개), 할로피뇨고추 3개,

쿠민 (Cumin), 소금, 후추 각각 1 1/2 Tea spoon 몽땅 넣어서 Mix)  

 

 * 고추 말리려니 한국과 달리 여긴 10일 넘게 수시로 비가 와 오래걸리고 있다.



울 아버진 더 넓은 밭에 주렁주렁 많이 달린 빨갛게 익은 고추를 보셨을때 

행복 하셨을텐데, 난 끝없이 긴 밭고랑을 보며 저걸 언제 다 따나 싶어 

맥이 빠졌는데, 작은 텃밭에서 수확한 것들 거둘때면 행복하다.

아마 많지 않아서 일로 느껴지지 않아서일듯.

 

   남편이 취미생활 삼아 텃밭를 잘 가꿔주어서

갈수록 더 고마와 지네.



2016.  8.  29. (월)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