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사람들

블로그가 맺어준 인연

앤드류 엄마 2016. 7. 5. 05:11


내 블로그 독자인 예원씨가 3일 연휴를 맞아

가족들과함께 지난 금요일 우리집을 방문했다.


예원씨네는 우리집에서 남쪽으로 3시간 30분 떨어진

St. Louis 에 살고 있는데,

5년전 내 블로그에 댓글로 인연을 맺은이후

가끔씩 전화와 카톡으로 안부를 전하다 드디어 만났다.

(직장다니라 아이키우라 바빠서 댓글은 자주 못하지만

내 블로그는 계속 읽고있다)


결혼식하고 보름도 안되 미국으로 왔는데, 

미국온지 얼마되지 않았을때 내 블로그를 읽게되었다고. 


블로그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만난적도 없는 블로그 친구와 그 가족까지

몇일씩 집에 초대하냐고 하겠지만

 내 블로그를 계속 읽는 사람들은  블로그를 통해

내 과거와 현재뿐만 아니라 내 생각까지 알고 있기에   

나와 캐미가 맞는 사람들은 대화도 잘 통하고, 

 또 서로에 대해 관심과 마음을 표현하고 사니  

    오랜 친구못지 않게 각별하다. 


그리고 예원씨는 크리스마스카드와 한번씩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주었는데

예원씨도 남편도 인상이 참으로 착하고, 선하게 보였고 

가끔씩 통화할때면 대화도 잘 통하고,

소박하고 진실한것 같았다. 

 

21년전 가족들과 친구들을 떠나

혼자 남편따라 미국와서 살면서 

 내 아이들이 어렸을때 

  살갑지도 않고, 거리도 먼 시댁외엔 갈곳이 없는 내 처지가

날 더 외롭고 쓸쓸하게 했다.  

(여행지 모텔방이 아닌 하루밤묶어면서 이야기 나눌수 있는 사람사는집)  


   예원씨도 나랑 같은 처지이기에    

  집도 누추하고, 손님대접도 잘해주진 못하겠지만   

마음 편하게 쉬도록 해 줄순 있고,

또 시카고도 갈수있으니 

  가족들과 우리집에 놀러오라고 했더니 

민폐끼칠텐데 괜찮으시겠냐고,

    그래 민폐는 최대한 끼치지 말라고 했더니 웃었다.^^  


* 자기 차로 와서 가족들끼리 낮엔 시카고가고, 한국슈퍼가고

  간단한 미국식 아침에 소박한저녁식사, 잠자리 제공을 하면되는데

민폐를 얼마나 끼친다고.


아무튼 예원씨와 그 가족들과 첫 대면이었는데  

댓글과 카톡, 전화로 만났기에 낯설지않고,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던 후배같았고, 동생같았다.

 3살된 귀염쟁이 희원이도 빅 보이가 있는 경란이 이모집에 간다고 좋아했다고. 


희원이기 태어난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살이나 되어 영어도 한국어도 못하는 말이 없었다.

우리집 두 아들이 말이 늦었기에 

재잘재잘되는 희원이가 참 신기했고,

애교쟁이, 귀염쟁이 희원이로 인해 함께 하는 시간동안 많이 행복했다. 

   

그리고 예원씨뿐만 아니라 사교성이 없다던 예원씨 남편 또한 

조용조용 말을 잘해 밤늦도록 이야기꽃을 피웠다.

    착하고, 유순한 부부가 오누이같았고,

    부모형제도 친구들도 없는 이국땅에서

          부부둘다 대학 실험실에서 풀타임으로 일하면서 

       (초반에 영어땜에 고생했다고)      

희원이를 잘 키워, 흐뭇하니 보기 좋았다.   


블로그 독자로 만났지만,

댓글로 응원해주고, 본인을 오픈해주었고,

예원씨 마음이 예쁘서

 인연이 조금 더 특별해 졌는데,

 우리집을 방문해주어서 두 가족이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게되었고,

좀 더 가까와 질수있었기에 먼길 찾아와준 예원씨가 고맙고, 

 또 사람들과 함께하는것을 잘못해 불편해하는 남편이,

    외로운 한국사람들 이해해주고 손님들 편하게 해 주어 감사하다.


우리들의 인연을 축복해 주는듯 날씨까지 협조를 해 주어서 좋았다.  

(몇일동안 흐린 가을날씨처럼 쬐금 쌀쌀하기까지 했다)



행복한 가족


몇일동안 희연이를 보면서 딸 키우는 부모의 행복을 발견했다

희연이 안으니 울 아들들 안을때나 많이 달랐다.  




예원씨네가 전날 한국슈퍼가서 삼겹살을 사온 덕분에 차린 만찬(?)

떡본김에 제사 지낸다고, 

일요일 저녁에 예정에 없었던 손님들을 초대해 메뉴가 변경되어   

삼겹살 먹을 시간이 없었어 아침에 삼겹살을 먹었다.

(점심먹고 가시라고 했더니 일이있었어 학교에 가봐야 한다고)  

아침에 삼겹살 먹기는 오십평생 처음이고,

우리식구들이 삼겹살을 먹지 않아 정말 오랫만에 먹었다.  


* 가스불로 하는 압력밥솥이 고장나 추가 돌아가지 않아

   밥을 태워 남편이 자고 있는데 화재경보기가 울려 화들짝.

 난 냄새치라 타도 모른다.


아침밥 다시 해야하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먹을수 있었다.







2016.  7.   4. (월)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