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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덕분에 맺은 귀한 인연과의 만남

앤드류 엄마 2015. 6. 9. 05:07

블로그가 아니였으면 친구가 될수 없었던 귀한분과

  지난 10월에 인연이 닿아 서로의 블로그를 방문하고

또 가끔씩 전화로 나머지 이야기들을 나누는 블친 홍반장님(이하 홍반장)을

이번 뉴욕여행때 만났다.

 

블로그에서 글과 사진으로 자주 보아 처음 만났지만 낯설지 않았는데 

글에서나 통화시 외향적인것 같았는데 실제 만나보니 참으로 조신한 

사극에서 보는 별당아씨 같았다.    

 

* 자랑하고싶은데, 사생활 보호를 위해 비공개 블로거를 하시기에,

멋쟁이 블친과 함께 한 모습을 올릴수 없었어 많이 아쉽네요.    

 

 홍반장은 사십대중반으로 나보다 세상을 좀 더 적게 살았지만 

  세상돌아가는 것과 인생에 대해 나보다 더 많이 아는것같고, 

 상황판단도 뛰어나고, 글도 빨리 잘쓰고 말도 조리있게 잘한다.

(아버지 고향이 남해지만 본인은 서울에서 자랐고,

중학교때 이민왔다는데, 갱상도 사투리도 얼매나 잘하는지).

또한 패션 디자이너라 그런지 눈쌀미도 좋고, 솜씨와 맵씨가 좋아서

  집안 살림과 음식도 깔끔하니 기품이 흐르고,

      사람 속도 잘 꿰뚫어보는것 같았다. (내 모자람을 금방 눈치챘을듯).    

* 아무튼 좋은 블친 덕분에 내 옷차림도 좋아져

        이제 중국사람 또는 조선족이란 오해를 받지 않을듯^^  

  홍반장은 지난 5월초 2주동안 팔순의 노부모님을 모시고 한국갔다

 우리가 갔을때 돌아온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는데,

 다음날 바로 출근을 했기에, 시차적응과 여독도 덜 풀렸고,

 밀린 집안일도 많을테라 시간을 빼앗는것이 실례였는데

 다음에 언제 만나게 될지 알수없었기에 만나고 싶은 마음에 실례를 했다.  

 우리가 묶었던 사돈네에서 20분거리에 살고계셨던것이 

더 만나고 싶은 마음을 동하게 했기도. 

 

그 바쁜 패션회사에 다니니 주말엔 밀린 집안일도 해야하고,

볼일도 보고, 휴식도 취해야하는데

 주말엔 꼭 부모님을 모시고 점심식사를 함께 하고,

부모님과 시어머니 장보기등을 도와드리고,

남편과 남편회사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유학생들 점심까지  

미리 준비하느라 주말이 더 바쁘시다.

(미국 직장은 점심제공하지 않기에, 도시락 싸가야하는데,

그 학생들은 귀한 한국음식을 공짜로 제공받으니 땡잡았다).

 

홍반장은 서울과 뉴욕에서 살았는데,

팔십년대 초에 이민와서 그때의 한국 정서가 남은건지,

크리스찬으로 신앙심이 깊어서인지 맏며느리로 시댁에도 참 잘한다.

  

그녀의 블로그를 읽으면서  부모님을 정말 존경하게 되었고, 꼭 뵙고 싶었다.

 그래 주말에 부모님과 점심식사 하실때 함께 뵈었으면 좋겠다고 청을 드렸다.

 

홍반장 부모님께선 팔순이신데 두분다 대학을 졸업하셨다고.

그 연세 어른들은 많이 보수적이실것같은데,

자랄때 한번도 부모님으로부터 뭐해라, 하지말라는 말을 들어본적이 없다고.

대학에서 패션을 전공해 개성강한 학생들이 많았는데

그녀도 패션전공자답게 옷차림을 눈에 띄게 입고다녔고,

파티를 즐겨 밤늦게 귀가하곤 했는데,

부모님께서 한번도  꾸중하시거나, 더 일찍 귀가하라고 하지 않으셨다고.

 

심지어 그녀의 옷차림을 못마땅하게 생각한 고모가 

오빠인 그녀 아버지에게 딸 복장관리좀하라고 했을때

아버님께서 "내딸은 좀 특별하다 하시곤,

너희집 애들이나 잘 키우라고 하셨단다".

 

그래 그날 아버님을 만났을적에 어떻게 그러하셨냐고 여쭤었더니

원래 아이들은 하지 말라고하면 더 하고,

해라고 하면 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이론으론 알지만, 아이가 공부와 담쌓고 게임만하면,

  공부 좀해라, 게임좀 그만해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데.

그때 잠자코 듣고 계시던 어머님께서

 대화도중에 실례 좀 하겠다시며

자녀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면

아이들이 자신감이 없어진다고 하셨다.

이분들을 10년전에만 만났더라도... 

울 아들 자신감없었던것이 내탓이었네.

 

좋은 말씀많이 해주셨는데 말씀하실때 메모를 하지 않아 잊어버렸네.

 

 홍반장이 어릴때 부모님의 사랑을 충분히 받았기에

살면서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자긴 견디고 헤쳐나갈수 있을것같다고.

이렇게 좋으신 부모님을 만난 그녀가 정말 부러웠다

 

늘 자녀들과 가족, 그리고 교회지도자들과, 나라를 위해 기도드리는 어머님

그 어머님의 기도속에서 자란 딸과 아들 (지난해 스카웃되어 한국에서 근무중)은

정말 자랑스러운 딸, 아들이고, 세상에 없는 효녀고 효자다.

어머님이 같은 질문을 몇번이나 반복하셔도 그때마다

그 질문이 처음이듯 상냥하게 대답하고, 엄마에 대한 사랑이 눈에 보였다. 

 

좋은 말씀을 더 듣고 싶었지만, 부모님도 쉬셔야 하고,

홍반장도 다른일 봐야 하니까 

점심식사후 커피한잔하고, 부모님 모시다 드리고,

우린 집으로 와서 잠깐 차한잔 더 했다.

 

홍반장으로부터 좋은 말 많이 듣고 앤드류에 대한 걱정을 많이 내려놓을수있었다.

 

지금도 몸이 불편하신데도 불구하고,

얼굴가득 잔잔한 미소를 머금어신 로사님 어머님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짧은 만남이 많이 아쉬웠지만  

바쁘고 피곤하실텐데 시간내어주신 홍반장과

 말없이 묵묵히 아내가 필요한 것을 알아서 도와주고

 나와 앤드류를 편안하게 맞아준 스티브에게 감사드리고, 

 상다리 부러지도록 과한 대접을 받아 갚을길이 막막하지만 

빠른시간내 우리집에서 느긋하게 함께 하게 되길 소망해본다. 

 

* 집에서 잠깐 만나 인물과 함께 있는 사진뿐이고

깜빡하고 사진만 따로 찍지않아 예쁜집을 보여주지 못해 아쉽네요.

 

팔순이신데 손톱에 메니큐어를 곱게 칠하신 어머님

어머님손이 내손보다 더 부드러우셨다.

내손이 거칠어 시골에서 일을 많이해 손이 거칠다고 했더니

축복의 손이라고 하셨다. 

 

 

한국에서도 보기 힘든 숯불갈비에 장어구이 그리고 깐풍새우까지

앤드류 완전 횡재한 날이었다.

 

 

 

2015.  6.  14. (일)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