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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날 내가 진짜로 원했던것은

앤드류 엄마 2015. 5. 13. 02:02

 

 

지난 일요일은 어머니 날이었다

(미국은 오월 둘째주 일요일이 어머니 날이다)

 

 

어머니 날 전날 쇼핑가서 내가 산 장미꽃

 

누가 샀느냐보단 난 내 눈에 보이는 꽃

그자체가 더 내 마음을 움직이는데

우리집 남자들이 내맘에 안드는 꽃 사올까봐

내가 맘에 드는꽃으로 미리샀더니 남편이 이 꽃을 보고 

저녁에 쇼핑따로 가지 않아도 되었다며 좋아했다.  

 

 

데이빗이 6시 30분에 일어나 7시도 되기전에 침대로 아침을 배달해주면서

(집에 손님이 있었기에 전날 커로산트와 치즈케익을 사두었다)

아침을 만들어주어야 하는데, 혼자서는 자신이 없는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만들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했다.   

(데이빗 녀석의 마음이 예쁘서 꼬옥 안아주며 이것으로 충분히 행복하다고했다).

 

여름방학을 시작해 전날 집으로 돌아온 우리집 장남 앤드류는

자기가 선물이란다.

너가 All "A" 나 "B" 하나있고 나머지가 "A" 라면 선물이되겠지만,

 넌 학점이 나빠 장학금까지 날렸으니 선물이 안된다고 농담처럼 웃으면서 말하자

데이빗이 앤드류는 오늘 하루 엄마 노예하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 평소에 내가 너희들에게 무슨말이라도 하면

잔소리한다고 잘듣지 않고 싫어했는데

어머니 날, 선물로 내말을 들어 달라고 하고는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너희들과 내가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라며

 먼저 예전에 내가 잘못했던것을 용서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앤드류는 바로 it's o.k 라고 했고,

데이빗은 엄마가 잘못한것이 생각나지 않는다고.

 (데이빗 녀석은 앤드류만큼 부딪치지 않았으니).

 

그래 영국 대처 전수상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녀는 1남 1녀를 두었는데, 

딸은 똑똑했지만 아들이 부족했기에

 엄마생각에 딸은 혼자서 잘하고 있었어

도움이 필요한 아들을 늘 돌봐주고 챙겨주었다고.

 

그런데 딸은 자기도 엄마의 도움과 사랑이 필요했는데

엄마는 아들는 늘 동생(오빠)뿐이었며 

차별받았다는 생각에 엄마를 좋아하지 않았고,

(딸은 중년이 되도록 집도 없이 혼자 살았다)

 

아들은 엄마 성 덕분에 사업도 잘하고,

잘 살고있었지만 외국에 있을때가 많아

그녀가 양로원에서 지낼때 찾아오는 자식들이 없었다고.

그녀는 양로원에서 혼자 쓸쓸히 지내면서 때늦은 후회를 했고.

다시 되돌아간다면 성공한 정치인이기보단 좋은 엄마가 되고싶다고 했다,

 

대처 전 수상을 보듯 사회에서 아무리 성공해도 자녀로부터 존경받지 못하고

자녀들과 관계가 나쁘면, 행복하지 못하기에  

이세상의 모든 부모들은 자식들과 좋은 관계를 맺길 원한다고 말하고,

 

난 우리 부모님을 그리 존경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았고,

부모님을 보면서 배운것이 절대 부모님처럼 살지 않겠다는 것이었기에

부모를 존경하는 아이들을 보며 참으로 부러웠다.

그래서 난 부모가 되면 자식한테 존경받는 좋은 부모가 되고 싶었고,

앤드류 너가 머리가 좋으니 공부를 잘해 더 좋은 기회를 많이 가지게 되고

사회에 더 많이 도움되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은 욕심과  

 무책임한 아이로 자라게 될까하는 걱정에 

이런 저런 조언과 잔소리를 많이 하게 되었고, 

엄마로서 자질이 부족해 너한테 강압적이 되었는데

지금의 너를 생각하면 다 내탓인것 같아

후회도 많이하고 반성도 많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학생친구중에 성격도 좋고 엄청 괜찮은 있는데,

 한날 그녀석에게 네 엄마가 널 어떻게 키웠길래

너가 이렇게 잘 자랐냐고 물었더니

그녀석이 자기 엄마좋아하지 않는다며,

 자기엄마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고 하더라.

   

그 아이를 보듯 어떤 사람이 되느냐, 어떻게 사느냐는

부모의 영향도 중요하지만 본인의 선택과 노력도 중요하다고

또 우리집 남자들이 듣기 싫어하는 설교를 했다.

그런데 그날 어머니 날이라고 모두 잘 들어주어서 기분좋았다.

 

딸들은 엄마때문에 화나면 말이라도 하지,

말없는 아들들은 부모와의 관계에 대해 관심이 있긴 한지?

 

아이들이 내 도움과 관심을 필요로 했을때

사랑을 느낄만큼 잘해 주었어야 했는데,

이젠 녀석들에게 꺼꾸로 관심가져 달라고 부탁할 처지에 놓였네.

 

부모 자식간에 좋은 관계 맺기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것이 아니니

그동안 까먹었던 점수들, 더이상 까먹지 안도록 노력하고,

  기회있을때마다 좋은 시간 보내도록 노력해야겠다.

 

 

예전 창원 양곡아파트 살때 이웃에 살았던 혜진이가

앨리바마에 있는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왔다 학기마치고 돌아가면서

시카고를 여행하기 위해

친구 지혜와 함께 지난 금요일 저녁에 왔다 어제 월요일 돌아갔다.

 

도착했던 첫날 금요일엔 백숙끓여주고,

토요일 저녁땐 내가 음악회 가느라 아이들이 시카고에서 저녁을 먹고 왔기에 

어머니 날이지만 밥을 했다. (어머니날엔 세끼는 남자들 몫이기에

점심은 중국집에서 테이크아웃했다).

 

저녁을 하는 김에 평소 우리가족들에게 잘해주시는

백선생님 부부를 초대했는데

장로님께서 컨디션이 좋지않아 권사님만 오셨다.

 

백선생님을 초대하면서, 그때서야

어머니날 왜 나만 생각했을까 하는 내 짧은 생각을 탓했다.

두분 백선생님은 나와 우리식구들에게 삼촌, 이모같은 분들이고

우리 할아버진 늘 삼촌은 아버지 대신이라 말씀하셨으니

앞으로 어머니날, 아버지날엔 장로님과 권사님을

집으로 초대해 저녁식사를 함께 해야겠다.

 

어머니날 내 노예인 앤드류가 나를 도와야 하는데,

손님인 혜진이과 지혜가 저녁준비와 설겆이를 도와주었다. 

 

미국에서의 시간들이 좋은 추억이 되길 바라며

 미국생활에서 배웠고, 본받아야 할것들을 한국에 돌아가서 실천하게되길.

그리고 남은 한학기도 열심히 하고, 행운이 함께하길...

 

2015.  5.  12. (화)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