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래도 모성애가 별로 없나보다
앤드류가 추수감사절을 맞아 집에왔다가
일주일도 더 쉬고 그저께 일요일날 돌아갔다.
녀석이 지난 9월초 노동절 휴가때 다녀가고 근 11주만에 집에 왔는데,
녀석이 집에 있을동안 밥도 제대로 해주지 않았기에
녀석을 보내고 나니 녀석에게 좀 미안했다.
녀석이 집에 오는 금요일에도
수업마치고 오려면, 밤 9시쯤 도착할 예정인데
난 그날밤 소그룹 성경모임이 있었어
녀석 저녁을 따로 준비하려니 시간도 없고,
또 아들이 앞으로 일주일도 더 집에 있을테니
다음날 한국슈퍼가서 장보고 천천히 해 주면 되지 하는 생각에
가족들 저녁겸 소그룹에 가져갈겸해 대구튀김만 했다.
* 평소엔 감자구이를 곁들이는데, 컴퓨터 앞에 잠깐 앉았다가 시작했더니
대구튀김하고 나니 시간이 없었다.
성경공부하고 오니 녀석이 와 있었는데,
집에 오다 친구와 햄버그로 저녁을 먹었다고.
다음날 녀석이 늦잠을 자, 아점으로 떡꾹끓여주고,
난 Kohl's갔다 한국슈퍼에 가야해,
출발하면서 별 기대하지 않고 녀석에게 같이 갈래하고 물었더니
무슨 일인지 순순히 따라 나섰다.
쇼핑갔다 한국슈퍼갔을때 저녁먹기엔 이른시간이었지만
녀석과 함께 한국슈퍼까지 왔는데 장만보고 그냥 집에 가기뭐해
회덮밥을 사주었다. (녀석은 회덮밥 처음인데 먹을만하다고).
일요일에도 녀석은 늦잠자 아침 건너뛰었고,
교회갔다와 떡국끓여주고는
난 바로 한인교회갔다가 지인집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었고,
우리집 남자들은 백선생님이 한인교회에서 점심때 추수감사절 점심으로 먹었던
칠면조와 엊갠감자등등을 싸주셔서 그것으로 대신했다.
그리고 월.화 앤드류만 집에 있었고, 나머지 가족들은 출근하고 학교갔는데,
난 아침에 데이빗과 남편 점심도시락 준비해주고 나니,
내 출근이 바빠서 이틀동안 앤드류는 떡라면을 점심으로 먹었고,
난 겨우 저녁 한끼 해주었다.
* 월요일 녀석과 난 삼겹살 구워먹고,
화요일엔 연어구이에 콩나물과 김치, 김이였는데,
친구와 통화하다 아까운 콩나물을 다 태웠다.
수요일은 추수감사절 연휴가 시작된 첫날인데,
나도 그동안 계속 주말마다 바빴기에
오랫만에 컴퓨터 앞에서 여유를 즐기다,
점심땐 남편은 샌드위치, 아이들과 난 떡뽁기로 대신했고,
저녁을 준비하면서 그때서야 장보러갔을때 갈비를 빠뜨린것을 알았다.
메뉴가 없었어 스파케티로.
목요일 추수감사절엔 Dr.백선생님댁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고,
또 점심먹고 남은 음식을 주셔서 우리집 남자들이 그것으로 대신했는데,
백선생님이 갈비구이를 하셔서 앤드류가 갈비를 먹었다.
금요일은 데이빗 생일이라 점심을 외식하고, 점심때 고기를 먹었고,
또 저녁쯔음에 데이빗 생일 케익을 먹었어 저녁은 군만두로 대신했다.
토요일, 내일이면 앤드류가 돌아가니 저녁엔 제대로 차려 주려고 했는데,
그때까지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중이라
아침에 쇼핑가서 오후 늦게 왔더니 녀석이 친구집에 가고 없었다.
오랫만에 친구들 만났으니 밤늦게 돌아올것 같아 남편에 맞춰 먹었다.
녀석이 10시 30분쯤 돌아와서는 그때까지 저녁을 먹지 않았다고해
콩나물넣고 떡라면 끓여주었다.
일요일, 녀석이 돌아가는 날인데,
생각해보니 제대로 밥을 해 준적이 몇번 없었다.
평소엔 주말이면 샌드위치나 떡국, 국수로 먹는데, 교회갔다와 밥을 했다.
전날 불고기나 재울까했는데, 녀석이 싫다고해
버섯전골을 만들었는데, 나만 잘 먹었다.
녀석을보내고 나서 보니
녀석이 단감을 좋아해 한국슈퍼갔을때 사왔는데
8일간 집에 있을동안 딱 2번 주어서 그래도 남아있었고,
(오렌지와 사과는 내가 챙겨주지 않아도 잘 먹는데,
단감은 평소 없었던 과일이라 나도 녀석도 깜빡했다),
김밥도 좋아하는데 뭐해주지 하면서 평소 잘 만들어주었던
김밥은 왜 생각이 안났는지...그래 한번도 만들어주지 않았다.
집에 오랫만에 온 아들에게 이렇게 무심하니
난 아무래도 모성애가 약한것 같다.
우리집 세남자가 다 주면 먹고, 무덤덤해서 천만다행이다.
내 친정엄마가 많이 무심해서 가끔씩 서운했는데,
나도 엄말 닮았나?
이런것도 유전인가?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모성애는 출산시 분비되는 옥시토신 호르몬의 양에 따라
모성의 강도가 달라진다고.
난 타고난 모성애가 약하니
울 아들들이 무심한 엄마한테 서운하지 않도록
또 날 닮으면 곤란하니
앞으로 학습이라도 해야겠다.
그런데 앞으로는 갈수록 아들들이 나한테 바라는것이 점점 줄어들테고
내가 앤드류에게 뭘 해줄수 기회도 많지않을테니
다음부턴 미리미리 메뉴짜고 일정도 계획해 놓아야겠다.
2014. 12. 2. (화) 경란
추신 : 엄마들은 자식들이 잘 먹을때 행복하다며 오랫만에 아이들오면
한가지라도 더 해 주려고 한다는데 난 그러지 않았기에 식사로
모성애를 평가해 보았는데,
비단 음식뿐만 아니라 내 미국친구들은 아이들 대학보내고
아이들 보고 싶어서 힘든다는데 난 그렇지도 않고,
또 추수감사절휴가를 맞아 아이들이 집에왔다고
지난주 페이스북에 온통 아이들 사진이었는데
난 아들을 오랫만에 만나 반갑기보단
먼거리 운전해 무사히 도착한 사실이 반가왔고, 마음이 놓였다.
H Mart 에 쇼핑갔다 일식코너에서 먹은 회덮밥(11월 22일, 토요일)
데이빗 생일기념 점심 (11월 28일, 금요일)
떠나는날 점심 (11월 30일, 일요일)
* 이것이 내가 차린 최대한의 성찬이니 참.
일주일전에 한국슈퍼 다녀온 덕분에 콩나물이 있었어 1식 3찬을 줄수있었다.
2주뒤면 학기마치고 겨울방학이라 또 집에오니
기숙사로 돌아갈때 반찬대신 쿠키를 구워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