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의 현장학습
미국은 일단 사람을 부르면 인건비가 비싸기에 페인트칠부터 집수리, 리모델까지 직접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때 어린아이들까지 참여시켜 (아버지와 비슷하게 장난감 또는어린이용장비
세트를 갖춰준다) 호기심많은 아이들에게 왕성한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고,
자연스럽게 아버지와 집안일을 도와야 하는것을 가르쳐준다.
어린 아이들은 아버지를 도와준다는 생각에, 스스로 대견스러움을 느끼게되니
일을 놀이처럼 즐겁게하게되고, 성장해서는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하니 싫든좋은
참여하게되는데, 함께 일하면서 아버지한테 하나씩 배우게된다.
그래서 그런지 주위에 만능맨들이 참 많다.
시누남편은 설계도를 구입해 필요한인부를 고용해서 직접 자기집을 지었고,
2년전에 이웃에 이사온 Bob 은 쿠킹부터 집안손질까지 못하는것이 없다.
생긴것과는 달리 쿠키를 정말 예쁘게 잘 굽는데, 아이들 생일 케익은 자기가 만들었단다.
부인은 장모가 아파서 친정에 가있고, 그는 은퇴해서 혼자 살기에 아줌마들 모임에
청일점으로 참여하는데 모임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친구들에게 자랑거리란다.
이사온집이 우리집보다 훨나은집인데,
이사오자마자 여지껏 혼자서 집앞뒤 정원만들고, 욕실과 주방새로하고, 페인트다시 칠하고,
공사끝나면 아줌마들 초청한다고 했는데, 언제 그집 구경갈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그리고 칠순이 넘은 옆집 할아버지 Ron 은 전기, 건축, 타일, 목공, 페인트등 못하는것이 없기에,
혼자서 몇년에 걸쳐 겨울집으로 이용하는 애리조나집을 리모델을 하고 계신다.
가끔씩 현재까지 진행된 작업현황을 사진으로 보여주시는데(자랑하시고 싶어서),
얼마나 멋지게 업그레이드를 하셨는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작업현장이 가까왔어면 앤드류 공짜보조로 보내, 무료로 수업받을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아쉽다).
집에 필요한 소소한 가구들도 매장에 전시된것을 사진촬영해, 목재를 구입해 직접만들고,
헌가구 사다 다시 새가구로 만들고, 한시도 쉬지않으신다.
* 한국이어서면 Bob & Ron 할아버지 나이에 몇년에 걸쳐 대대적으로 자기집 수리하는
사람이 몇분이나 될까? 다들 얼마나 살려고, 그냥 이대로 살지 했을텐데.
시아버지는 정말 솜씨있는 목수였는데(현재 시어머니가 살고계시는 집을 50년전에
시아버지가 직접 지었는데, 주방케비넷, 찬장등도 구입해서 설치한것이 아니라,
모두 직접만든것인데 정말 튼튼하게 잘 만들었고, 집도 쓸모있게 잘 지었다)
가족보단 술을 더 좋아하셨어, 아들에게 전수시켜주신것이 없다.
아버지한테 일부라도 전수를 받았다면 남편도 만능이 될수 있었는데 아쉽다.
그래도 남편은 어릴때부터 취미가 기계와 노는거라, 기계와 전자, 컴퓨터는 전문가이상이다.
학교다닐때부터 고장수리를 잘해 선생님들도 집에서 고장난 제품들을 가져와 남편에게 맡겼고,
남편은 수업을 빼먹고 고쳐주곤했다고.
그래서 우리는 기계가 고장나더라도 새로 구입하지 않고, 남편이 대부분 고쳐서 사용한다.
(수리하는 비용이나 구입하는 비용이나 비슷하기에 대부분 새로 구입하는 편이다)
그때마다 남편은 앤드류와 데이빗를 불러놓고, 내부를 해체해 원리와 함께고장난 원인을 설명해 준다. 그리고 아이들은 아빠가 고치는것이 신기한지 주의깊게 지켜본다.
고장수리외에도 수명이 다해 자연사 하는 제품들도 이왕 버리는것이니
아이들과 함께 해체해 내부를구경하고, 쓸만한 부품은 챙겨서 혹시라도
다음에 사용하게 될까싶어 보관해둔다(남편의 지하작업실은 온갖 잡동사니가 가득하다) .
지난 주말엔 컴퓨터 속도가 느려, 하드웨어와 필요한 부품들을 구입해 업그레이드를 했다.
(할인을 했는데도 총비용이 450달러가 넘었다).
난 기계치라 설명해주어도 모르겠고, 고치는것을 보는것도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니 열외인데,
세부자가 열심히 무엇인가를 함께 하는 모습 그자체만으로도 흐뭇하고 행복하다.
아이들이 책으로 배우는것보단 이렇게 직접 아빠로부터 실습하면서 배우면 더 쉽게 배울수 있을테고,
무엇보다 녀석들이 아빠를 자랑스러워 하는것 같다.
모쪼록 앤드류와 데이빗이 아빠한테 기술전수 잘 받아서
집안물건들을 수리해서 사용하고, 대를 이어 기술전수하게되기를...
2010. 2. 1.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