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사람들

아름답고 향기로운 사람

앤드류 엄마 2014. 4. 11. 12:16

 

 

                      

규태네 가족들 (4년전)

 

규태네는 우리가족이 한국에서 살았을때 만난 이웃으로 (우린 1층, 규태네 3층)

그집 작은아들 규태가 앤드류랑 나이가 같아 둘이 잘 어울렸고,

규태엄마와 아빠가 인정도 많고 성격이 좋아

난 그집을 내집처럼 드나들며 수시로 밥도 얻어먹곤 했다.    

 

규태엄마는 나보다 젊었지만 맏며느리라 답게 많이 어른스러웠고,  

 현모양처의 표본으로 사람이 선하고 조신스러웠고,

한복이나 개량한복을  입어면 얼마나 또 잘 어울리는지,

규태엄만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고 향기롭다는것을 내게 가르쳐 주었다.

 

절에 다니던 규태엄마가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을때

안그래도 천사같이 착한 사람이 교회까지 다니면 

앞으로 성경말씀대로 목사님 말씀대로 살 사람이라 걱정이 다 되었다.

예수님 믿는 자녀면 당연히 성경말씀대로 살아야겠지만

이 세상살이가 성경말씀대로 따르기가 쉽지 않기에.

* 그당시 난 난생 처음으로 일요일마다 남편따라 진해 미군부대내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성경에 대한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못하는 영어로 설교를 들으니 별로 느낌도 없었고,   

그냥 교회를 일요일날 가족나들이가듯 했다

 

역시나 내 기우대로 (^^) 규태엄만 성경말씀대로 믿고 따르며 

교회생활을 열심히 해 몇년만에 그 큰 창원 양곡교회에 권사님이 되셨다.

그런데 주님말씀 믿고 따르니 내가 생각했던 것 처럼

삶이 힘들어지는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더 큰 축복을 주셨다. 

 

가족들이 모두 신앙생활을 잘 하니 가정에 더 사랑넘치고,   

규태 아빠가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 시작한 사업도 잘되고

규태엄마는 늘 전원생활을 꿈꾸었기에 노후에 살려고 

진해에 주택을 지었는데 얼마뒤 그곳의 땅값이 올랐고,  

규태엄마가 운영하는 미장원도 손님들이 계속 늘고 있다고. 

* 아파트에서 사시던 시부모님이 새 주택에서 살고 싶어하셔서

현재는 시부모님이 살고 계신다.  

 

아들 규태와 동휘가 초.중학교 다닐땐 열심히 지역 봉사활동을 하더니 

취업을 했고, 나이 더 들었을때 일하고 싶어도 일할곳이 없을것 같다며  

그전에 내 일을 가져야겠다며 미용기술배워 우리 동네에서 미장원을 오픈했다.

사람좋은 규태엄마가 미장원을 오픈해 그곳은 동네 아줌마들의 쉼터가 되었고,

평소 노인들을 공경하는 그 마음으로 돈없는 노인들에게 봉사하다시피 하니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단골가게가 되었다.

 그리고 한달에 한번씩 교회에서 미용봉사를 하고, 또 해외선교까지 다니니 

미용기술 배우길 정말 잘한것 같다.   

 

미장원으로 출근하기전에 집안일하고, 파워댄스를 빠지지 않고하고, 

미장원엔 늘 손님들이 있었어  전화통화하기가 대통령한테 하는것 만큼 어렵다.

* 섬머타임 기간을 제외하곤 시차관계로 한국의 밤시간에 맞춰 전화하려면 

주말에 새벽 일찍 일어나야한다.  

 

규태와 동휘가 2월에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했고, 또 규태가 대학입학을 했기에   

축하인사도 할겸 몇번이나 전화를 했지만 부재중이었는데

 지난 주말밤 늦게 겨우 통화가 연결되었다.

규태는 작곡을 좋아해 음악 선생님하면서 작곡을 겸하려고 작곡가에 갔고,

동휘는 중소기업에 취업을 했다고.

 

요즘 대졸자들 취업난이 심각하다고 하지만 

중소기업은 사람을 못구해 인력난을 겪고 있다고.  

중소기업이라 월급이 적은데 아직 수습기간이고, 첫술에 배부르지 않기에

경력쌓아서 나중에 더 좋은곳에 가면된다고 동휘를 격려하고 있다고. 

부모욕심에 자식들이 월급많이주는 좋은 직장에 다녔으면 하지만

꿈과 현실은 다르니 규태엄마처럼 현실을 직시해야 할것 같다. 

역시 현명하고 지혜로운 규태엄마.

 

밤이 늦었는데 규태는 부활절에 사용할 곡을 만든다고 교회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아 통화를 못했다.

 

몇일뒤 규태엄마가 카톡으로 자작한 시한수을 보냈다.

 

창밖

바람부니 떨어지는 벚꽃잎이 참 안스럽다.

우째 그리도 짧게 왔다 가내.

 

이 시를 읽으니 규태엄마와 벚꽃나들이 갔던 그날들이 생각나고 또 그때가 그립다.  

지나고 보니 한국에서 함께 했던 5년이 벚꽃잎만큼 짧았던것 같다.

 

다음에 다시 한국가게 되면 그때도 규태네 이웃에서 살고싶고,

그전에 규태네가 우리집에 놀러와 규태네를 미국에서 재회하게 되길 희망해본다.

 

 

2014.  4.  10. (목)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