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결혼 70주년을 맞으시는 시이모님과 시이모부님

앤드류 엄마 2013. 10. 17. 10:44

 

결혼 70 주년을 기념하며 손녀, 손자들과 함께한 루스 시이모님과 엘머 시이모부님

 

 시이모부님이 10월14일(월) 90세 생신을 맞으셨는데, 한달뒤엔 또 결혼 70주년이라   

지난 주말에 두분의 자녀들(1남2녀)과 그 자녀들의 가족들이 모두 모여 두분이 다니시는 교회에서 

90세 생신과 결혼 70주년을 기념하는 초촐한 파티를 열어 드렸다.  

루스 시이모님은 시어머니보다 한살위로 시댁에서 10분거리에 살고 계시기에

시댁 친.인척중에선 가장 많이 뵈었고, 루스 이모님의 자녀들과도 가장 가까운편이다.   

 

루스 이모님네가 우리집에서 4시간거리만 되었어도 가서 축하해 드렸을텐데

9 시간 거리인데다, 남편이 월요일부터 출장이라 축하카드로 대신했는데

카드 적을때 마땅한 글이 생각나지 않아 한참을 고민해야했다. 

 

부부가 50년을 해로하는것도 쉽지 않는데

70년을 함께 살았으니 정말 대단히 축하할 일인데

당신 자녀들뿐만 아니라 주위사람들도 다 알듯 

두분은 그리 금슬이 좋은 편이 아니다.

 

 Elmer 이모부님이 여행다니시는것을 좋아하지 않는건지

돈쓰는것이 아까와서인지

루스 이모님은 여행이라곤 가본적이 없으신데,

 

근처에 사는 여동생은 오랫동안 병환중이던 남편이 세상을 떠나자

 날개를 단듯 혼자 알레스카 크루즈 여행도 가고,

 딸과함께 하와이에 한국 나들이까지 하고,

할아버지들한테 데이트 신청도 받으며 즐겁게 사니

루스 이모님은 시어머니가 부럽다 못해 질투를 하셨다고.

 

시어머니도 시아버지와 부부사이가 그리 좋지 않았는데,

시아버지가 10년이상을 병환중이셨기에

시어머니는 며느리인 나한테 이젠 혼자 자유롭게 살고 싶다고 하시곤했는데,

아마 루스 이모님도 그때의 시어머니 마음일것 같아 결혼 70년을 축하해 드리면서 씁쓸했다.

  

사람들이 두분의 결혼 50주년과 60주년때 축하인사를 드리면서

 루스 이모님께 웃으면서 Congratulations, and I'm sorry,라고 농담을 하면

루스 이모님도 무슨 의미인지 아시고 같이 웃곤 했다.

 

두분도 연애할적엔 서로에게 잘 보이기위해 노력했을테고,  

서로 애틋한 눈빛을 교환하며 사랑의 밀어를 나누었을텐데

남자친구가 너무 좋아 18살에 결혼을 했던 루스 이모였는데

그 무엇들이 한때 그렇게 사랑했던 두사람을

서로 다정하게 말을 한적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할수없는 사이로 만들었는지?

 

그런데 시이모부님이나 시이모님은 서로에겐 잘 못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겐 또 인정이 있으시다.

 

우리 부모님과 고모부님과 두 고모님이 시댁을 방문했을때

시이모님 댁에서 하루밤 주무셨는데

시이모부님이 말도 통하지 않는 이국 손님들에게 얼마나 친절히 대접을 하셨던지

우리 고모님들은 그때이후 가끔씩 시이모부님 안부를 묻고 참 인정많은분이라고 말씀하시곤한다.

 

시이모님도 내가 방문할때면 야생 딸기로 만든 잼을 주시곤했고,

 Family reunion 을 몇번이나 당신집에서 주최해주신 덕분에

오랫만에 친.인척들이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가질수 있었다.

 

시이모부님과 시이모님에겐 이런 면이 있기에

 세 자녀들이 부모에게 잘하고,

또 손녀, 손자들이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가까운것 같다.

 

 Elmer 이모부님께서 몇년전에 암수술을 받았는데다 노환으로 건강이 좋지 않아

요즘은 거동을 잘 못하신다고.

 

앞으로 두분이 함께 얼마나 더 사실수 있을런지 모르니

제발 남은 여생동안 서로에 대한 연민으로라도

다정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2013.  10.  16. (수)  경란   

 

추신 :  부부사이가 그렇게 다정했던 어떤부부는 배우자와 일찍 사별해 그리움에 묻혀사는데   

부부사이가 좋지 않은 시이모님은 70년을 함께 해로하시니 아이러니다.

부부가 오랫동안 해로하고 싶으면 신이 질투할만큼 다정하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