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한국과 너무 다른 미국의 조문식장과 장례식장 분위기

앤드류 엄마 2013. 9. 22. 07:36

 

이제 갖 스무살된 건장한 녀석이,

 엊그제도 내가 일하고있는 스넥샵에서 음료수를 사갔는데,

세상에 그 아이가 다음 아침에 일어나지 않아 깨우러 갔더니 죽어있었다고.

 

출근했더니 타임카드기 옆에 그 아이의 사망소식과 함께

조문과 장례식에 대한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음료수를 사고 계산할때 교직원들이 사용하는 카드를 꺼내

혹시 학교에서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고 있는지 물었더니 

  카페트리아 주방에서 일하는 쥬디가 자기 엄마라고 했다.

그렇게 그 아이를 만났고, 쥬디를 만났다.

 

장례식은 평일날 11시에 해 참석할수가 없었고,

조문이 장례식전날 오후 2시 30분부터 8시까지 받아

퇴근후 바로 조문장소에 가면서 어떻게 쥬디를 만나 위로해야할지 참, 막막했다.

그동안 미국인들 조문이나 장례식장에는 가 보았지만,

이렇게 어린 나이의 아들을 잃은 부모는 처음이었기에.

 

그런데 조문장에서 쥬디와 남편을 보니 생각보다 침착해서 많이 놀랬다.

한국같았으면 마른하늘에 날 벼락 맞은것도 아니고,

장대같은 아들을 하루아침에 잃었으니

부모는 특히 엄마는 애통함이 너무 커 울음소리가 심장을 끊을듯 애통하니

문상가서 어떻게 위로인사를 드려야 할지 난감한데.

 

먼저 도착한 동료들이 날 환영해 주었고,  

함께 나란히 앉아선 낮은소리였지만 이야기하면서 조금 큰소리로 웃고해서

조문장인데 이렇게 웃어도 되냐고 했더니 여긴 데니얼의 삶을 기념하는거니

웃어도 된다고 했다.  

그래도 나이드신 분이 돌아가신것도 아니고

그 아인 너무 빨리 갑짜기 세상을 떠난건데 했더니 그래도 괜찮다고.

 

아무튼 미국은 조문이나 장례식장에서 소리내서 우는 사람들도 없고,

내내 엄숙한 표정을 짖지 않아되고, 평온해서 좋다.  

 

13년전 이른 아침에 시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전화연락을 받았는데,

(전날 밤늦게 돌아가셨는데 다음날 아침에서야 전화연락을 했다),

그날 남편은 시댁이 아닌 출근을 해, 집에 가야 하지 않냐고 했더니

장례식 전날 오후에 조문객을 받으니 그때까진 별 달리 할일이 없다며 내일 출발해도 된다고.

 

난 명색이 며느리인데 그것도 하나뿐인

시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평소 시댁을 방문했을때보다 더 일이 없었다.

평소엔 시어머님이 주방에서 음식을 하면 옆에서 도와드려야 하는데,

시아버지 돌아가시고부턴 교회분들이 음식을 주어서, 집에서 음식도 하지 않고

 (가족들은 너무 슬프서 음식할 경황이 없다고 음식을 부조했다),

조문시간 되었을때 시간맞춰 조문장소인 교회로 가서 조문객들 맞고는

조문시간 끝나고 참석객들과 교회분들이 준비해준 간단한 샌드위치 저녁을 교회에서 먹었다.

그러니 저녁 설겆이도 하지 않았고, 아침도 집에 있는 음식들 각자 종이접시로 해결하고,

장례식장인 교회에 가서 장례식 마치고 역시 교인들이 준비해준 점심을 교회에서 먹었다.

조문할때 시어머니도 시누들도 웃으면서 조문들과 이야기를 하길래

난 그때 장례식 참석이 처음이었기에 미국 풍습을 모르고,

 시아버지가 워낙 가족들에게 불청객이라 별로 슬프하지 않는줄 알았다.

아무튼 시아버지 장례식인데 자식인 우리가 할일도 없고,

장례비용도 장례보험이 있어 그것으로 다 처리해 시어머니께서 받지 않으셨다.

며느리로서 시아버지 장례식 치루고 보니 미국 장례식 문화가 참 좋았다.

우리교회도  교회에서 장례식을 하게되면 교인들이 음식을 기증해 점심을 제공한다.  

* 미국도 도시는 장례식 비용이 장난이 아니다.

 

 

미국에서 이렇게 편하게 조문을 하고 장례식에 참석하다

아버지 돌아가셨을때 조문객 받을때마다 곡을 해야하고,

장례식때 길에서 노재할때 동네사람들이 나와서 지켜보는데 

상주들은 다 곡을 하며 우는데, 난 사람들 앞에선 잘 울지 않기에

속으로만 눈물을 삼키고 울지 않았더니 사람들이 내이름을 거론하며 수군거리는 말들이 들였다.

 

미국의 조문과 장례식에 참석하면서 보니

고인이 아무리 어린나이에 사고로 또는 병으로 이세상을 떠나더라도

가족들이 하느님을 원망하기보단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을 보고 많이 배운다.

원망한들 다시 살아올것도 아니고 본인 몸과 마음만 상하고 또 남은 가족들도 있으니

 그냥 받아 들이고, 가슴에 묻든지, 그리울땐 함께 한 추억과 사진을 보고

자신과 남은 가족들도 행복할 권리가 있으니 웃음을 잃지 말아야 하겠다.

 

동료아들이나 시누 남편의 갑짝스런 죽음을 보듯

사람일 한치앞을 알수 없으니

서로 사랑하며, 그때그때 고마운것, 미안한것 표현하며,

 하고싶은 말 전하며 (상처주는말은 피하고) 살아야 할것 같다.

 

다니엘의 조문을 다녀오느라 평소보다 늦게 귀가했더니,

 울 큰아들 역시나 지하실 티브앞에 앉아서 낄낄거리고 있었다.

그날 죽은 그 아일 생각하니 울 아들 건강하게 살아있는것만으로도 고마와

평소답지 않게 목소리 올리지 않고 아들에게 동료아들의 사망소식을 전하며

너희 고모부를 보듯 사람앞날은 알수 없으니

후회스럽지 않게 살자고 부탁했다.

 

 

2013.  9.  21. (토)  경란

 

추신 :  한국과 또 다른점은 조문식장과 장례식장에 고인의 일생이 담긴 사진을 전시해줘

(요즘은 티지털로 작업해 티브화면으로 계속 상영해줌)

고인의 삶을 더 잘 이해할수 있고,

장례식때 가족과 친구들이 추도사로 고인과의 에피소드를 말해주어서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적시기도하고 또 웃게 하기도 한다.

 

언젠가 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땅과 작별해야하고 그날이 언제가 될지 모르니
주어진 시간동안 서로 사랑하고, 좋은 추억 만들어 떠날때, 또는 보내고나서 후회하지 않게
살아야 겠습니다. 제발 아이들 공부 좀 못하더라도 미워하진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