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어달라는 아들과 알면서 속아준 엄마
그놈의 게임이 뭔지?
게임에 무슨 마법이 있는지 게임에 중독된 아이들뿐만 아니라 멀쩡한 아이들까지
게임앞에선 사족을 못쓰니 많은 부모들이 게임때문에 아이들과 전투가 벌어지곤 한다.
정말이지 우리 아이들도 게임만큼 공부에 관심을 가지고 게임할때처럼 집중해서 공부를 했어면
MIT 도 갈수 있을텐데, 게임에 자신의 미래를 받치고 있으니 한심스럽다.
4월 초에 첫 대입시험이있기에 대입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주말에 1시간씩 허락된 게임만큼은 절대 포기하지 못하는 우리집 장남.
지난 금요일은 한술 더 뜨서 3/4분기를 우수하게 마쳤으니 (자신이 가긴 자질로 보면 당연한것인데도)
자긴 보너스로 게임을 할 자격이 있다고.
그날 저녁에 성경모임이 있었는데다 고등학생되고 처음으로 괜찮은 성적을 받아 기분좋아져있는 녀석
기분도 풀어줄겸해 게임을 허락했다.
다음날 토요일,
오전에 난 작은아이 학교 밴드부 기금모금행사 준비를 도와주고,
큰아이가 지난번 부상에서 회복되지 않아 육상대회에 참석하지않고 모처럼 토요일날 집에 있었기에
오후엔 지난번에 놓친 "Hobbit" 이 재개봉관에서 상영중이라 보여주고 싶었다.
(큰아이는 평소 매주 토요일날 육상대회 출전하고 일요일은 교회에서 어린이 성경교실 보조교사를 하고
저녁에 고등부 모임이 있기에 영화볼 시간이 없다)
그래 늦잠자고있는 녀석들 깨워 오후에 영화보러 가려면 그동안 숙제하라고 하고선 행사준비갔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점심 준비해서 먹고 영화보고 저녁땐 이웃친구와 큰아이 고등학교
학생들이 만든 뮤지컬을 보러갈예정이라 레스토랑을 못가고 녀석들이 좋아하는
웬디스에서 햄버그로 저녁을 대신했다.
남편이 컴퓨터와 티브에 암호를 설치해 내가 컴퓨터와 티브를 켜주어야만 녀석들이 게임을 할수있는데
그날 공연은 3시간 30분씩이나 되는데다, 공연후 사람들과 이야기도 하게 되니
4시간이상 집을 비우게 될것 같은데, 아이들이 내가 외출한동안 내내 게임을 할것 같아서
어제 너희들이 2시간이상 게임을 했을테고, 오늘 아침에도 내가 집을 비웠을동안 컴퓨터를 했을테니
(숙제할때 필요할까봐 컴퓨터는 켜주고 갔었다), 오늘 게임을 하지 말라고했더니
큰아이가 다음주에 세계사 시험이 있기에 어제 내내 게임만 하지 않았고,
오늘 아침에도 공부를 했다며 녀석이 벌떼같은 항의를 했다.
그래 내가 4시간 이상이나 집에 없을텐데 어떻게 했어면 좋겠냐고 물었더니
자기들을 믿어란다.
큰아이는 나를 닮아 성격이 강해 녀석과 난 잘 부딪혔다.
내가 생각해봐도 난 다른사람들에겐 민주적이지만 아이들에겐 좀 독재형이고 통제형에 가까운 편이었다.
그런데 대학가면 더이상 내가 통제하고 관리할수 없고 본인이 알아서 해야하는데,
내가 게임을 통제하다 보면 녀석이 대학가서 게임에 포은이져 게임에 빠질까 걱정도 되고,
나에 대한 반발이 더 심해져 녀석과 관계만 더 나빠질수도 있을것같고,
(지난 몇주일동안 엄마의 지나친 통제에 대한 자녀 반발로 잘못된 경우를 몇번 보았다).
공부는 본인이 알아서 해야지, 억지로 시켜서 하는 공부는 효과도 없을것같고,
부모는 자식을 믿어주어야 한다고 하는데, 녀석에 대한 믿음이 적었기에
이젠 나도 달라져야 할것 같아 티브와 컴퓨터를 켜주었다.
그리고 일요일,
우리집 규칙대로라면 녀석들에게 일요일에도 게임을 1시간씩 허락해야 하는데
어젯밤 공연에 우리교회아이들이 출연을 많이해 격려차 교인들도 많이 왔었고,
함께간 친구도 그곳에서 아는 이들을 많이 만나 예정보다 더 늦게 귀가했다.
그래 어제 게임을 많이 했으니 오늘은 게임 안된다고 했더니
작은아인 수긍을 했는데 큰 아들이 자긴 절대 많이 하지 않았단다.
예전 같았슴 큰아이말을 믿지 않고, 게임을 허용하지 않았을텐데,
전투 벌여봤자 둘다 감정만 나빠질것 같아
시험공부하고, 네방청소와 빨래하고, 동생 스피치 쓰기 도와주면 게임시켜 주겠다는
조건으로 허락하고, 정해진 게임 1시간도 너 스스로 알아서 확인하라고 했다.
녀석이 저녁에 교회도 가야하는데 게임을 시간없을것 같다며 투덜거렸지만,
게임할 욕심에 곧 기분좋게 빨리빨리 서둘러 밀린 빨래와 방청소도 하고,
공부도 하고, 동생도 도와주었고, 기분좋게 게임도 즐겼다.
그래 일요일 오후내내 집안도 평화로왔는데, 전투없이 얻은 평화가 윈윈이되었길 희망해본다.
대학가면 아이가 스스로 알아서 할수있도록
이젠 아이에게 자율성을 키워주는 훈련을 시켜야 할것같고,
아들은 부모의 믿음속에서 자란다니 알면서도 속아주었는데,
맞는건지 모르겠다.
2013. 3. 19. (화) 경란
추신 : 한국에선 스마트폰때문에 문제가 많다는데, 우린 스마트폰도 없고,
아들과 우리가족들이 사용하는 휴대폰은 Track Phone 이라고
1년에 100 달러 (400분인가 통화가능) 선불 전화인데,
문자메세지도 매건마다 유료라 문자메세지도 많이 사용하지 않는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