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기쁨을 주는 친구들, 날 힘빠지게하는 가족들
블친이 Farmers Market (농부들이 직접 농산물을 판매하는 곳) 에서 귀한 미국산
마늘을 구입하셨다며 한국에서 온 파자마와 오징어, 일미를 카드와 함께 보내주셨다.
그곳은 식품점들보다 비싸기에 내가 이용하지 않는것을 아시고, 이렇게 친정엄마처럼 챙겨 보내셨다.
국내산이라 그런지 비싼 만큼 확실히 중국산보다 훨 좋았다.
친구 이바와 이바의 친구 크리스와 함께
날씨가 무진장 좋은 토요일 32 마일 (51.2 키로) 자전거 하이킹을 하다
그날 트레일에 걷는사람이 없고, 다들 뛰거나 자전거를 타
사진촬영을 부탁할 사람을 찾기가 어려웠다.
저곳에서 한가하게 배회하는 나그네를 발견하고 사진을 부탁했더니
시카고에서 왔다는 60대쯤 보이는 부인이 유명한곳을 많이 다녀보았지만
이곳처럼 조용하고, 평화롭고, 아름다운곳을 못 보았다며 너무 좋단다.
그러니 이렇게 좋은곳을 가까이에 두고 매일 이용하니 난 참 행복한 사람이다.
오르간 리스트 Paul Johnson 의 연주회에 가다 (일요일)
교회친구 Caryl 가 아들의 오르간 연주회에 초대해주었다.
찬조 출연한 소프라노와 함께
관객들이 대부분 백발노인들이셨다
아들 Paul 과 함께한 친구 Caryl과 남편 Gordon과 부부의 외손녀 Madonna
콘서트장에서 만난 교회친구이자 데이빗의 새로운 피아노 선생님이신 Marine 과 그녀의 남편 Bob
Bob 은 교회에서 너무도 조용하셔서 울 남편과 성격이 비슷한가 싶었는데
그곳에 공연후 처음만난 다른 관객들과 이야기도 잘 하시고 (본인이 주도해서)
그 공연장이 처음인 나를 위해 안내를 자청하셔서 공연장 구석구석까지 안내해 주셨다.
무대에서 본 객석
그 공연장이 일요일은 휴무라 메인 출입문을 오픈하지 않아
무대로 가는 출입문을 통해서 참석했고, 비공식이라 무대에도 올라가고
공연장 구석구석까지 구경할수 있어 좋았다.
본관 출입문에서 공연장으로 가는 통로
작은도시라 공연장 좌석수는 많지 않았으나 실내 규모가 엄청나 많이 놀랬다
무료콘서트였는데 회원들이 음식을 준비해서 공연후 관객들에게 제공해주어 죄송했다.
무대에서 한 다과회
우리 침실 유리창문 교체 작업중인 남편
지난 토요일 아침, 온도계가 16도를 가르켰고, 한낮의 최고온도 역시 80도가 되지 않는데다
높고 파란하늘에 실바람까지 불어오니 이보다 더 좋을수 없는 그런 날이었다.
그날 이바의 친구 크리스가 9월 8일에 미시건에서 하는 자전거 하이킹(60마일 - 96 키로미터) 에
참가하기에 트레이닝중인 크리스와 동행해 근 1년만에 셋이서 함께 장거리 자전거를 탔다.
그 전날 이바의 초대를 받고, 데이빗이 친구가 없어 밖에서 놀지도 않고, 내가 데리고 나가지 않음
운동도 하지 않기에 친구대신 데이빗과 함께 그곳까지 갈까 잠시 고민을 하다
이바와 제대로 이야기를 나눈지도 오래되어 친구를 택했다.
크리스가 약간 수다쟁이라 4시간동안 자전거를 타면서 쉴새없이 수다를 풀었고,
날씨또한 한마디로 끝내주었기에 아주 유쾌한 토요일 반나절을 보냈다.
그런데 집에 돌아오니 그 좋은날 세 남자가 나란히 티브 삼매경에 빠져있었다.
보아하니 일어나서부터 아침만 간단히 해결하고 그시간까지 티브를 보고 있는듯 했다.
이 좋은 날씨에 어떻게 오전내 티브앞에 앉아 있냐며 세남자들에게 핀잔을 주었다.
그리고 앤드류가 8개월후면 대입 시험인데, 티브에 빠져선 아들이 고 3인줄도 깜빡잊고
셋이서 즐기고 있어니 기가차서 남편에게 싫은소리를 하나 더 했다.
지난 2년동안 녀석이 과제를 게을리해서 성적이 저조했기에 성적을 확인할때마다
칭찬과 격려보다 열이 났을을때가 더 많았고, 녀석의 미래까지 걱정을 하면서
지하실 90인치 스크린도 있는데 꼭 거실티브를 켜 아이들이 티브에 정신팔리게 만드니
잔소리를 하지 않을수가 없다.
자녀들이 공부할수있도록 부모는 공부할 분위기를 만들어주어야 하는데 참.
내 잔소리를 듣고나서야 남편은 보던 프로그램이 끝나자 아이들에게 게임하려면 (1시간)
공부해야 시켜준다고 했고, 아이들은 게임하려고 공부를 했지만
억지로 마지못해 공부하는 아들들이 또 날 우울하게 했다.
남편은 지난 금요일 휴가를 내어서 유리창 교체공사를 시작했다.
(지난해 정부에서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위해 에너지 절약형 유리창 구입시 가격의 30% 를
세금으로 감면해 주었기에, 구입했는데 지난해 1층 거실창문만 교체하곤 중단했는데
9월 중순부터 12월 초까지 회사일이 다시 바빠지기 시작하기에 더이상 미룰수가 없었나 보다).
그런데 조금 일하고나서 티브보며 휴식하고 하다보니 일 진척이 되지 않아 금요일날
어둡도록 했건만 2개밖에 교체하지 못했다. 아직 4개가 더 남았지만 토,일요일까진
마칠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작업할때 내가 도와주어야 할때도 있었기에 자전거타면서 은근히 신경이 쓰였지만,
앤드류가 집에 있으니 괜찮을거라 생각했고, 집에 도착하면 1개는 마쳤겠지 짐작했다.
그런데 아침부터 티브에 빠져서는 오후가 되도록 아직 일을 시작도 않고 있었다.
공사할때 먼지와 공사쓰레기등이 많기에 공사를 빨리 마쳐야 청소도 하고
뒷정리를 할수있기에 풍선처럼 빵빵했던 기분이 풍선빵꾸난듯 쑥하니 빠졌다.
그러다 일요일에 마칠수 있겠냐고 물었더니 남편은 팔도 아프고 피곤하다며 티브보고나서
낮잠을 잤고, 저녁늦게서야 일을 시작해 겨우 유리창문 1개를 교체했다.
일요일날 교회친구 Caryl 이 아들의 오르간연주에 초대해주었다.
난 오르간연주회도 처음이고, 아름답다고 소문난 그 공연장도 처음이라 많이 설레였는데
오르간은 피아노와는 달리 음이 이어지고 또 크게 울리는데다 음색이 다양해 꼭 오케스트라
공연하는듯했다. 덕분에 1시간 30분 공연 내내 행복했다.
그래 데이빗을 억지로라도 데리고 오지 않았던 것이 후회되었다.
(녀석이 자기방 알람을 잘못 입력했는지 새벽 4시에 알람이 울려
그때 일어났다며 내가 일어났을때 책을 읽고있었고, 교회갈때쯤부터 졸린다고해
녀석의 의사를 존중해주었다).
다과회장에서 만난 팔순이 넘어 보이는 노부부께서 이 공연을 보기위해
그곳에서 2시간 떨어진곳에서 오셨다고.
Marine 의 남편 Bob 이 그렉이 어디있는지 물어, 남편은 이런곳에 오는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더니 아니 이 아름다운 음악을 어떻게 싫어할수가 있을까 하는 표정이셨다.
콘서트마치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다과회가 있었고, 쇼핑을 해야해 예상보다 늦게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오면서 남편일이 얼마나 진척되었나 궁금했는데, 집에 도착해서 보니 아직 한개도 덜 마친상태
였다. 일요일엔 다 마칠수있을거라 기대했는데....
그날 저녁늦게서야 겨우 하나를 마무리하고, 하나는 또 다음으로 미루어졌다.
공사를 마쳐야 청소를 할텐니, 청소하자니 그렇고, 하지 않으려니 그렇고 난감했다.
그래 일을 서둘러 하지 않았던 남편에게 화살이 갔다.
앤드류는 우리교회 주일학교 보조를 하고 있는데, 방학동안 쉬다가 어제 일요일부터 다시 시작해
1차로 가족예배에 참석하고, 2차 예배땐 보조교사 하느라 오전을 교회에서 다 보내었다.
그리고 저녁엔 고등부예배에 참석하고, 다시 우리집 성경교실마치니 밤 10 였는데,
그때서야 숙제해야한단다.
3학년 성적을 올릴수 있는 마지막 기회기에 제발 숙제챙기고, 공부도 좀하고 해서
내가 원하는 대학의 학과에 입학하고 공부해서 원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며
고등학교와 대학생활에 따라 달라지는 기회의 비용에 대해 그렇게 많이 이야기해 주었건만,
새 학년이 시작되었는데도 여전히 달라진것이 없는것 같아 한숨이 나왔다.
학습태도도 생활습관처럼 새 학년되었다고 하루아침에 바꿀수 있는것이 아닌줄 알지만
그래도 실망스러웠기에 참지 못하고 한마디 했다.
아이들을 잘못키웠다는 자괴감과 시간이 많지 않다는 생각이 날 우울하게했고,
친구들과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가족들로 인해 우울해지니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에 그날밤 잠자리에서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
추신 : 유리문 교체공사를 마치지 못했기에 남편은 오늘 (월) 하루 더 휴가를 내었는데
서둘지 않았다가 오후에 예상치 못한 비가 내려 우리 가슴을 졸이게 만들기도했다.
교체 작업 공정중 한 부분이 앤드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며 녀석이 귀가하기를
기다렸는데, 오늘따라 하필 크로스컨츄리 특별 미팅이 있다며 평소보다 1시간이나
늦게 6시가 넘어서야 귀가해 밤늦도록 작업을 했다.
그래도 작업이 끝나 다행이고, 남편이 청소를 해주어서 고마왔다.
마사지를 해 주어야 했는데...
내가 계속 데이빗이 운동이 부족해 너무 허약하다며 걱정을 했더니
남편이 오랫만에 데이빗과 2.3 키로 조깅을 했다.
녀석이 나랑함께 뛰면 온갖 핑게를 되면서 1 키로도 뛰지 않기에
녀석이 좋아하는 자전거를 탈 생각이었는데, 자전거보단 조깅이
더 많이 운동이 되니 남편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