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미국친구와 한국슈퍼에 갔더니

앤드류 엄마 2012. 4. 5. 01:25

 

 

* 블로그 개설할때 포스팅 된 글입니다.

  블로그를 하기 전에 한겨레신문의 코리안네트워크에 글을 올리고있었습니다.  

  블로그 개설하면서 그곳에 있는 제 글들을 모두 옮겨 포스팅했는데,

  그때 포함되었던 글이라 이미 이글을 읽었던 분들도 계실것 같습니다.

 

몇개월전에 (2005년) 시카고 인근에 대형 한국식품점 H 마트가 개장했다. 

쌀도 떨어져가고, 김장철이라 겸사겸사 가고싶었지만 운전이 서툴어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웃 친구 쥬디가 자기 쇼핑갔다와서 동행해 주겠단다.

오랫만에 그곳에있는 음식코너에서 점심먹으려고 아침을 간단하게 먹었는데,

쥬디가 쇼핑갔다 늦어져 도착하니 3시가 다 되었다.


 

난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데, 한국음식은 내가 해준 갈비와 불고기,
잡채만알았던 쥬디는 색다른 한국음식을 보고 신기해하면서 그곳에 있는
식당을 다 둘러보고, 궁금한것은 나한테 물어보고, 반찬코너에가서 설명서
보고 괜찮을상 싶은것은 또 시식까지 했다. 그래 은근히 걱정이 되었는데
먹어보더니 대부분 나쁘지 않다면서 넌 왜 이런것을 만들지 않느냐고 묻는다.  

우리집 식단은 일품이거나 3찬이내로 먹는데다 새로운 것을 잘 먹지않아

그동안 가족들이 먹는것만 만들어 나도 그동안 그런반찬들을 잊고 있었다. 

그래 반찬들을 보면서 한국사람들의 평상시 밥상에 대해 설명해 주고,

반찬과 국종류가 이것말고도 훨씬 더 많이 있는데, 많은 한국사람들은 같은음식을

반복해서 먹는것을 싫어하기에 부인들이 반찬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있으며, 

직장다니는 젊은세대들은 반찬을 이렇게 사먹기도 하는데,  

미국주부들은 한국주부들보다 많이 편한 편이라고 말해 주었더니

자긴 주방에서 일하는것 싫다고 한다. 

그곳에 중국식당 부페코너에 있어 반가왔는데,  점심시간이 많이 지나서인지 

음식이 없었다. 친구가 주인에게 다시 채워달라고 부탁해보란다.

그래 저녁시간이 아직 멀었기에, 고객 한둘보고 부페음식을 다시 하지 않을거라고하니

많이 아쉬워했다. 

난 짬뽕이 먹고싶었는데, 쥬디가 짬뽕냄새를 좋아하지 않아

(지난번에 한인타운내에 있는 중국식당에 함께갔을때 짬뽕을 시켰더니 이상한 냄새가난다고)
난 초밥을 주문했고, 쥬디는 불고기백반을 주문했다.

 

그런데 초밥을 다 먹고나니 갑짜기 뜨거운 국물있는 음식이 또 먹고 싶어졌다.
그래 또 다시 순두부백반을 시켰더니, 쥬디가 믿을수 없는듯 특유의 표정을 지어면서
어떻게 점심을 두번이나 먹느냐며 얼마나 놀래는지.

자기 남편한테 내가 점심을 두번이나 먹었다고 말해야 하는데 그때까지 참지못하겠다고.
그래 오랫만에 한국음식들을 보니 갑짜기 이것저것이 먹고 싶어졌는것 같다고 설명해주었다.

난 배가 불러 결국 순두부는 반정도 밖에 먹지 못했다.


쥬디는 불고기 백반을 먹으면서 너가 만든것이 더 맛있고, 식당 주인이 별로 친절하지 않다고했다. 
나도 음식도 별로였고, 난 식판에 밥을 주어서 급식소에서 밥먹는 기분도 들고, 
대체적으로 성의가 느껴지지 않아, 오랫만에 식당에서 한국음식먹는건데 맛있게 먹지못했다.  

점심을 먼저 마친 쥬디는 신기해하면서 다른 테이블을 쳐다보더니,  

놀란 목소리로 저길 좀 쳐다보란다.

(다른사람들 먹는것을 지켜보는것은 예의가 아닌데 워낙 호기심이 많은 친구라)

그 테이블엔 세명의 중년여성들이 쟁반국수를 함께 먹고 있었는데,

쥬디는 병균 옮길수도 있는데, 어떻게 음식을 따로 들어먹지 않고, 같이 먹느냐며 

얼마나 놀래는지. (미국에서 영업하면서 개인접시를 주면 좋았을텐데 아님 손님들이 요구하든지). 
그래 한국사람들은 음식을 함께 먹는것을 좋아하고,

예전엔 다 대가족이었는데, 한국은 반찬이 많기에, 미국처럼 개인접시를 이용하면 그릇이 얼마나 
많이 필요한데, 그당시엔 우리가 대부분 가난해 그만큼 그릇도 없을뿐더러 설겆이를 줄이기위해서

그릇을 함께 사용했을것 같다며, 그런것이 생활풍습이 되어 전해 내려왔는것 같다고 설명해주고,

요즘은 식당과 가정집에서 개인접시를 사용한다고 말해주었다.  

 
문화의 관습의 차이겠지만, 그래도 친구는 영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그분들은 쟁반국수 이후에도 떡뽁기와 또 다른 음식들을 주문해서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맛있게 드셨다. 난 그 정다운 모습을 보면서 그들이 부럽기만 했다.

 

남편도 한국에서 근무할때 술자리에서 술잔 돌리는것을 아주 싫어했다.
그래 술자리 분위기파악도 못하는 남편이 분위기를 깼겠지만,

다음부턴 워낙 싫어하니 다음부턴 권하지 않았다고. 

그날 마침 불고기 양념소스를 행사판매가 있어, 쥬디는 자기가 직접 불고기를
만들어 보겠다며, 양념소스와 불고기를 구입했다.

내가 배추 한박스를 샀더니 또 놀랬다.  

그래 김장에 대해 설명해 주면서 1년 동안 먹을거라 했더니,

어떻게 1년씩이나 보관하냐고 물어 김치냉장고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그래도 여전히 믿기지 않은 표정이었다.

다음에 가서 또 배추 한박스와 무우 1박스를 더 구입해야 하는데,
오늘 배추2 박스에 무우 1박스까지 샀다면 쥬디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상상이 간다.

H Mart 는 시카고 트류뷴에서도 2번에 걸쳐 소개를 했고, 한국인뿐만 아니라


아시안들과 현지 주민들도 많아 사업이 잘되는것 같아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다.


아무튼 친구가 동행해 주어서 덕분에 즐거운 나들이가 되었다.

 

다음번에 H 마트갈때도 이웃친구 몇명을 더 데리고 가야겠다. 

 

몇년뒤에 집에서 45분거리에있는 네이프빌에 H-Mart 가 생겨 더 편리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