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계절도 모르고 날씨가 길을 잃다

앤드류 엄마 2012. 3. 27. 06:46

 

 

3월 중순에 갑짜기 찾아온 초여름날씨가 단숨에 봄을 절정에 오르게했다.

 

2주전에 심은 보리콩과 상추

 

지난 겨울 유난히 추었던 한국과는 달리 

춥고 긴 겨울로 유명한 시카고는 이상기온 덕분에 많이 따뜻하게 보냈다.

그런데다 지난 3월12일(월)부터 2주동안 매일같이 최고온도가 평균 25도나 되었고,

아침, 저녁으론 부드러운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 정말 더 할 나위없이 날씨가 좋았다.

 

하루는 29도까지 올라갔는데 날씨 좋다고 아무생각없이 

하루종일 창문을 열었두었다가 밤에 더워서 팬을 틀었는데도 더웠다. 

온도로는 에어컨을 틀었어야 했지만 3월이라 참았는데, 

아이들 학교는 날짜와 상관없이 온도에 따르는지 에어컨을 가동시켰다. 

그래도 날씨 덕분에 예쁜 봄꽃들과 초록의 새순들이 한달보름 먼저나와선

우리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일기예보에서 1주일간 날씨를 미리 예보해 줄었을때

 계속해서 평균보다 훨씬 높은 기온이 이어질거라 했지만,

여긴 산이 없어 그런지 바람과 구름의 이동속도가 빠른만큼

일기변화 속도도 빨라 몇일뒤에 예보가 바뀌는 경우도 많다.

  또한 하루중에도 날씨 변덕이 심해 오후 3시까지 햇살도 좋고 기온도 따뜻하다가도

금방 기온이 떨어지면서 흐리고 바람까지 동반하면 다시 겨울날씨로 돌아간다. 

 

  이런 변덕스러운 일기때문에 완연한 봄날이었는데도

 꽃심기와 씨 뿌리는 일을 하지 못하고 망설였는데,

 계속해서 좋은 날씨가 계속되자 다들 꽃밭과 텃밭일 할 준비를 시작했다.

잔듸도 금방 자라 지난 주말엔 집집마다 잔듸를 깎느라

조용하던 동네가 하루종일 잔듸깎는 기계소리로 시끄러웠다.

 다들 3월에 잔듸 깎기는 처음이란다.

     

오늘은 오랫만에 월요일날 쉬는 이바와 함께 조깅을 하기로 했는데,

세상에 밤새 기온이 뚝 떨어져 영상 4도로 내려가있었고,  

흐리고 바람까지 많이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권이였다. 

하루밤새 17도이상 올라갔다, 하루밤새 20도씩이나 내려오니

겨울에서 여름 그리고 겨울로 돌아간것 같다.

  짧은 티와 반바지에 맨발에 슬리퍼차림으로 학교가던 아이들은

또다시 겨울옷을 꺼내 입었고, 우린 조깅을 다음으로 연기했다.

 

일기예보를 보니 오늘만 춥고 내일부턴 이상 기온이 아닌

예년의 3월 날씨로 돌아가 최고온도가 영상 10도 이상이라는데 몇일이나 갈런지? 

우리집 뒷뜰의 사과와 복숭나무가 몇일전에 꽃을 피웠는데

밤에 기온이 더 떨어지면 얼어서 열매를 맺지못할까 조바심이 난다.

 

우린 길고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 좋긴했지만,

겨울이 따뜻해서 은퇴한 사람들이 많이 살고있는 아리조나에

눈이 왔다니 지구가 어떻게 되는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한다.

우리 옆집에 사는 란과 베블리도 겨울동안 아리조나에서 보내는데,

4월말에 돌아오면 날씨이야기가 화제가 될것 같다.

 

기상이변이 어제 오늘일은 아니지만

하루속히 세계 과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원인과 대책을 찾게되었으면 좋겠다.

 

    2012.  3. 26. (월)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