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가족들

쫀생이 남편을 어이할꼬

앤드류 엄마 2011. 6. 2. 02:58

 

지난 토요일 갑짜기 무더위가 와 아침부터 온도가 올라가기 시작한날,  

신문 광고면을 보고 있던 남편이 Ultra Foods 에서 옥수수와 수박을 세일한다고 했다.

 

손님초대와 데이빗 학교 교직원들 접대와 선생님들 선물구입등으로 5월에 지출이컸기에

그날 쇼핑을 갈까 말까 생각중이었다 (몇개 사러갔다 또 계획에 없던것 구입하게되기에).

그런데 남편이 나한테 그렇게 말한것은 내가 세일하는것을 사왔으면 하는 마음인것을 알기에,

내 귀한시간에다 비싼 기름들어가면서 그곳까지 가야하냐며, 크레딧 카드 청구서 보고 놀래지 말라

이번달에 지출이 커서 오늘 쇼핑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당신때문에 간다며 쬐금 툴툴거리며 쇼핑을 갔다.

돌아오는 길에 사진찾고 아이스크림 사러 Sam's 에 들렀다가는 세자리숫자가 넘는 영수증에 사인을했다.

 

더 덥기 전에 쇼핑갔다오려고 일찍 출발했더니 돌아오니 점심때라 당연히 옥수수를 삶았다.

주방에 왔다 옥수수 삶는것을 본 남편이 옥수수를 왜 지금 삶느냐고 하길래,

무슨 뚱땅지 같은 소린가 싶어 왜 점심때 피자 시켜먹을려고 했더니,  

에어컨 켜 놓았는데, 오늘같이 더운날 삶으면 실내온도 올라가니까,  

몇일뒤 시원해질때 그때 옥수수를 삶아야 한단다.

그러면서 옥수수 삶고 있는 냄비위로 손을 올려본다.

아이구 이 쫀생이,

화가나서 옥수수 싱싱할때 삶아 먹어야지 무슨 온도 올라가봤자 얼마나 올라가냐며,

내가 전기세나오면 $5 주겠다고 했더니 아무말을 못한다.

 

남편은 물건은 절약할줄 모르면서 어떤면에선 엄청 꼼쟁이인데,

특히 에너지에 관한한 그 정도를 넘은 사람인데 그동안 깜빡잊고있었다.

여름엔 실내온도 올라간다고 스파게티도 삶지 말라고 할뿐만 아니라

전자렌지에 라면을 끓여먹기까지하고 에어컨은 79F (26.1C)에 맞추고,

히트는 68F (20도) 에 맞춰, 여름에 한국에서 손님이오면 곤혹스러울때가 많다. 

그런데 미국남자들중엔 의외에 꼼쟁이들이 많고 에너지에 관한한 

우리보다 더 부자인사람들도 겨울에 온도를 우리집보다 더 낮게 해 두는사람들도 있다.  

 

꼼쟁이 아버지밑에서 자라, 꼼쟁이들을 엄청 싫어했기에

난 물건은 절약하지만 나자신과 남에게 인색하지 않았다.

그런데 꼼쨍이 남편을 만났으니 ...

가끔씩 남편이 잔소리할때면, 난 아껴서 누구 좋은일 시켜줄려고

그때까지 살지도 모르니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럼 남편은 당신이 나보다 더 오래살거니까 걱정말라고한다.

 

결혼초기에 남편은 도대체 주고 받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었다.

결혼후 첫 시어머니 생신때 그냥 카드만 보내면 된다고 해 얼마나 황당하든지,

시누에게 물어보니 $20 보낸다고 해 또 한번 넘어졌다.

그런데 알고보니 남편의 이런것들이 인색한 부모밑에서 자란 영향이었다.

시부모님은 대공황을 겪은 탓에다 두분다 독일계라 근검절약의 도를 넘어신 분이었다.

큰시누는 자신의 엄마가 인색해서 싫다고 나한테 공공연하게 말하곤했는데,

그런 시누도 자신의 남편과 아들들에게만 엄청 후하고 남들에겐 엄청 인색하다.

세자식들중에서 가장 가난한 우리가 시어머니에게나 친척들의 경조사에 가장 후하다.

우리가 한국살때 시어머니와 두시누들 초대해 공짜구경까지 시켜주었는데도

두 깍쨍이 시누는 그렉보고 항상 꼼쟁이 (Cheaper) 라 한다.

 

깍쟁이 작은시누는 MBA 출신에 고위공무원으로 남편보다 연봉이 더 많은데,

앤드류 중학교 졸업선물로 $10 를 주었다. 자기 아이들은 중학교 졸업이 없고

고등학교 졸업만있기에 받을수 없다는 생각에서 그런것 같다.

그래 앤드류가 선물받고도 별로 고마와하지 않았다.

그리곤 큰시누 아들 졸업선물로 얼마나 주어야 할지 몰라 작은시누에게 물었더니

그렉이 알면 뒤로 나자빠질거라며, 자기는 대모니까 많이한다고 해 

몇백불 주나싶었더니 $100 줄거란다.

우리도 그정도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혹시 적은건가 싶어 물었더니 세상에.

 

우리 시댁가족들뿐만 아니라 통큰 한국사람들의 기준으로 보면 대부분의 

미국사람들이 쫀생이처럼 보일만큼 많은 미국사람들은 $1 로 따지며  경제관념이 철저하다.   

 

그래도 남편은 우리부모님과 두 고모님과 고모부님이 미국오셨을때 렌트카로 동부일대를 

구경시켜드렸고 (부모님은 우리가 비행기표부터 일체의 경비를 우리가 부담했고,

고모부님과 고모님은 경비 도움을 받았다), 남동생이 10개월 언어연수받을동안

우리집에 있을때도 싫은 내색한번 하지 않았다 (동생돌아간뒤 엄마한테 말해 백만원받았지만). 

그리고 한국에 있을동안에도 부모님 모시고 중국과 일본을 다녀오기도했다. 

 

그렇기에 어려운 사람들 돕거나, 돈을 내야할때 절대 인색하지 않고, 

보통의 미국사람들보다 후한편인 남편은 뭘 몰라 짜잘한 것에 신경을 써

쫀생이처럼 구니 참 답답하다.

제발 아낄것을 아끼고, 쪼짠한것엔 좀 대범해 덩치에 걸맞는

인심후한 이웃집 아저씨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한국에서 5년 살면서 남편이 한국사람들의 주고받는 한국인의 인정과

사람들끼리 어울려 사는 방법을 조금 체득한것이 참으로 다행스럽다.

 

결혼후 처음 한국갈때 내가 선물사는것을 보고 슈퍼 통째로 가져갈꺼냐며 깜짝 놀랬는데,

이젠 아무소리하지 않으니 대단한 발전이다.  

 

 

2011.  6.  1 (수)  경란

  • 가을하늘2011.06.01 20:55 신고

    드뎌 순옥이가 입성했구만...
    그제 통화하면서 언니이야기를 했더니 블로그도 가르쳐 주면서
    들어가서 댓글 남기라고 ...
    정말 나도 쫌생이는 싫은데 근검절약이 몸에 베어있는사람은 할수없지...
    생각해보면 다 맞는 말이거던..
    오십보 백보인데 말다...
    흥청망청 쓰는것도 문제지만 넘 작은것에 연연해 하면서 살고 싶지는 않구만..
    그래도 절약하면서 살아야지...

  • sillyjo2011.06.01 21:50 신고

    한국서 옆에 살때 보니까 그렉도 아낄땐 아끼고 쓸땐 쓰던데 뭐.. 쫌생이는 아닌듯^^
    크리스마스고 방학때 미국 한번씩 다녀 올때면 ,지원이 재훈이 선물까지 챙겨 와주고 해서 얼마나 고마왔다고~^^
    하은이 할아버지 말씀처럼 , "멋진 신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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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른바다2011.06.03 06:48 신고

    언니 에너지절약은 해야죠
    내가 볼땐 아저씨 절대 꼼쟁이 아니거든요.
    정말 쓰야햘 때를 아는 멋진 아저씨예요.
    우리 한국사람들도 에너지 절약하는 것을 좀 배워야 합니다.

  • 연분홍2012.05.03 00:35 신고

    ㅎㅎ 그댁 남편
    제가 존경해도 될까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