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살이 40년이 되었지만 경상도식 옛 정을 간직하고 있는 내친구
시카고 북쪽에 사는
내 여동생 시누네에 간 김에
고 3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
옥련이도 오랜만에 만났다.
친구와 난 평상시 교통체증을 감안해
2시간도 안되는 거리에 산다.
(교통체증이 없으면 1시간 10분이지만 남에서 북으로 가는 노선은 늘 막혀있는데,
교통사고라도 나면 꼼짝없다).
그런데 우리 둘다 복잡한 시카고 주변을
통과해야하는 운전에 자신이 없었어
서로 자기집에 놀러 오라고 하면서
만나지 못하고 한 번씩 전화통화만
하고 있다.
친구는 주로 남편과 함께 다니니
고속도로 운전은 늘 남편이 하고,
가까운 거리만 친구가 운전해서 다닌다.
그러니 친구가 우리집에 오려면
친구와 친구남편이 시간이 맞아야했다.
그런데 친구부부는 주중엔 일하고,
(예전엔 토요일도 가끔씩 일을했고),
일요일엔 가족들과 교회에 꼭 가야하고,
부부 둘다 교회(한인) 활동도 많이 해서
교인들과 교류도 많고,
형제자매들도 근처에 살고 있어
친구는 여태껏 란아 남편이랑 한번 갈께
말만 하고있다.
아이들 키울땐 주말에도 아이들
운전해줘야 해 시간이 더 없었다.
나는 친구네에 운전해서 가게 되면
당일은 피곤해서 1 박을 해야 하니
바쁜 친구에게 민폐인데다
예전에 친구네 두 번이나 방문했으니
친구가 올 차례라 삼가하고 있다.
둘 다 운전을 못하니 기차타고
시카고 시내가서 만나면 좋을텐데
친구는 냄새에 많이 예민한지
전철내부에 화장실 냄새가 심해
전철 못 타겠다고.
내가 냄새치인게 다행인지...
미국에서 자유롭게 잘 살려면
영어만큼이나 운전도 잘해야하는데,
결혼전에 이것을 몰랐다.
2년 전에 앤드류가 운전해서
데이비드와 함께 셋이서
중부시장 인근에 위치한 양로원에 계신
친한 지인분을 방문했다가
* 그분이 앤드류와 데이비드를 많이 사랑해 주셨다.
방문을 마치고 중부시장에 들렀다가
그곳에 장 보러 온 친구를 우연히 만난
이후
그동안 전화통화만 했는데도
친구를 만나니 지난달에 만난것 같았다.

친구가 임플란트를 몇 개나 심느라 힘든지 체중이 좀 빠졌다.
내 조카의 고모부님께서
이 푸드 코트에 내가 좋아하는 갈치조림이 맛있다고
추천해 주셨는데, 정말 맛있었고,
가격도 착했고, 량도 많아서
남은 것 집에 가져와 두끼나 더 먹었다.
내가 좋아하는 유시민 작가님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것 먹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하셨는데,
오랜만에 친구 만나 얼굴보며 이야기 하면서 맛있는 갈치조림을
착한 가격으로 먹으니 많이 행복했다.
이렇게 싸도 되나 걱정이 될 정도로
가격이 착했다.
* 갈치 1 마리 15.50달러
셀프라 팁은 $1 - 더 주었을것을.
* 요즘은 둘이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면
보통 팁만 10달러다.
내가 사는곳에선 내게 맛있는 음식이
없으니 그 행복을 잊고 있었다.
하나 흠은 음식값을 조금 더 받더라도
밥을 밥공기에 담았으면 좋을 텐데
플라스틱 통에 준 게 옥에 티였다.
갈치조림은 결혼 전에 엄마가 해준 그 맛이었다.
나는 생선 조림을 좋아하는데
남편과 아들은 생선구이만 먹기에
나를 위해 조림을 따로 만들지 않게 된다.

착한 가격에 맛있는 다양한 음식들을 보니
우리 집이 너무 먼 게 아쉽기만 했다.
내가 여기 인근에 살았으면
이곳에서 친구들과 한번씩 먹을 수 있었을 텐데.
친구가 그 비싼 임플란트를 몇 개씩이나
심고 있고,
또 미국에서 한인들과 교류하며 사니
경조사비를 비롯해 지출이 많기에
(미국인들은 조문시엔 조의금이 없다,
축의금도 초대받았을때만 주는데,
아주아주 가까운 사람만 초대한다)
당연히 내가 점심을 사야 하는데,
친구는 얼토당토않게
내가 멀리서 왔으니
자기가 점심을 사주고 싶다며
계산을 하려고 우겼다.
내가 힘이 센 덕분에 겨우 저지시키고
계산할 수 있었다.
집에 가기 전에 그곳까지 왔으니
필요한 장을 조금 봤는데,
친구는 자기가 내 점심도 못 사주었으니
내가 장 본 것을 또 계산하려고 해
계산대에서 친구를 저지하느라
몇 분이나 실랑이를 벌였다.
친구가 많이 서운하다며
이곳까지 왔으니 자기집에 가서
이야기 더 하고 자고 가라고 했다.
그러고 싶었지만 밀린 일이 많아서
3일씩이나 집을 비울수 없었다.
친구는 미국에서 40년이나 살았으면서
미국 물이 들지 않고,
아직도 경상도식 옛 정을 가지고있었다.
이런 내 친구 옥련이가
시카고 북쪽에 살고 있어
생각만 해도 든든하고 기분좋다.
우리가 은퇴할땐 자율주행 자동차가
대중화 될테니
우리 둘다 건강관리 잘 해서
가끔씩 만나 맛있는것 함께 먹으며
옛 이야기 나눌수 있기를.
2026. 8. 11. 화요일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