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를 코앞에 앞둔 고등학생 아들의 주말
이번주 화요일부터 기말고사라 발등에 불이 떨어졌건만,
금요일 학교갔다와서는 소설책을 읽고 있었다.
기말고사가 낼 모레인데 공부 좀하라고 했더니 30분쯤 공부했나?
공부 다 했다며서 내가 도서관에서 빌려온 영화 보잔다.
마음에 없는 공부 억지로 해 봤자 머리에 들어가지도 않을거고,
그날 내 기분이 좋아있었기 녀석과 신경전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기 싫어
잭키찬의 "The spy next door" 를 함께 보도록 했다.
시험을 코앞에 앞둔 토요일 그날도 여느 토요일처럼 10시가 되도록 일어나지
살짝 화가나 약간의 톤을 더해 깨웠다.
주중엔 6시 30분에 일어나선 10시가 넘어서야 자는데다
토요일 축구 심판이 있는날은 일찍 일어나야하고,
일요일날도 교회가야하니 늦도록 잘수 없기에
스케쥴없는 토요일은 10시까지 자도록 둔다.
이런 내 너그러움은 아마
내가 앤드류 나이때에 주말이든 주중이든 상관없이 해뜨는 시간이 내 기상시간이고,
해가 져야 저녁을 먹기에, 일찍 해 뜨서, 늦게 해 지는 여름엔 아침에 10분만 더 잤으면,
수업시간에 10분만 낮잠 좀 재워주었으면, 실컷 잠 좀 잤으면하는것이 소원이었던
그때의 기억들이 한몫했을 것이다. 학교가지않는날 점심먹은후의 짧은 낮잠은 정말 꿀맛이었다.
학교가기전에 아직 이슬이 남아있는 논둑을 걸어 모종밭에 물을 주든지
(그때 가장 하기 싫었든것이 모종밭에 물주는것과 소풀베기였다 - 뱀만날까봐서)
일을하고 학교에 갔다, 수업마치고 또 일하고 저녁먹고 나면 9시, 설겆이를 하든지,
소죽솥에 물 갔다 붙고, 숙제하거나 책좀읽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6시면 할아버지가 해가 중천에 떴다면서 고함을 치니 죽을 맛이었다.
일철인 봄부터 가을까지 수업시간에 칠판보고 꾸뻑꾸뻑 절을 하곤했는데,
점심시간후 5교시는 정말 쥐약이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녀석은 수업시간에 한번도 졸았던 적이 없었고, 졸립지 않단다.
하이튼 토요일 늦은아침 으슬렁 겨우 일어나선 늦은아침먹고,
조금 빈둥거리다 어제 읽던 소설책 읽다 문자메세지 몇번하더니 친구와 밖에 놀러가도 되냐고 물었다.
안된다고 해도 공부를 집중해서 하지 않을것이고 화가 나 있을터이니 2시간만 놀다 오라고 했다.
공부는 얼마나 오랫동안 하느냐 보다는 얼마나 집중 하느냐가 중요하기에.
고맙다고 하더니 2시간 놀다와서 열심히는 아니고 쬐금 공부를 했다.
그리고는 또 5시쯤 공부를 너무 많이 해 스스로 대견스러워 하는 목소리로
공부를 몇시간이나 했으니 친구랑 밴드공연보러 가도되냐고 물었다.
앤드류에게 연락했던 친구는 드럼보이로 보컬밴드를 결성해 활동중인 아이인데,
부모님도 아이도 꽤 괜찮기에 앤드류가 그 아아와 가까운 친구가 되었으면
하고 바랬고, 그 아이 부모도 기말고사가 코앞인데 허락해 주었는데,
내가 허락하지 않음 녀석이 또 화가나 저녁내내 심통을 부릴것이고,
녀석과 관계회복도 할겸, 대신 내일 시험공부 열심히 하게다고 약속하고,
또 시험성적이 좋지 않음 다음부턴 시험앞두고 밴드공연 보러가지 못한다고 못밖고,
허락해주었다. 그런데 갈때 내가 태워주어야한단다.
그 친구부모가 딸이 3시간거리에서 하는 주 육상대회 출전해 응원갔다 막 돌아왔다며
나보고 갈때 태워주면 올때 자신들이 데리고 오겠다고 했단다.
직장 다니는 한국친구들한테 전화하려면 토요일 저녁 (한국의 일요일 아침) 시간 밖에 없고,
조금만 늦어도 사람들이 외출중이라 그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래 녀석이 미안함을 가지게 이 말을 해주었더니 미안해 하면서 고맙다며
설겆이 하고 있는데 안마를하며 어울리지 않는 애교를 부렸다.
밴드 공연장이 집에서 30분거리라 왕복 1시간 운전해야 했지만,
가는동안 앤드류의 친구 카일에 대해 더 알게되었고 앤드류가 고마와하니
그렇게 나쁘지만 않았다.
카일은 참 사교성도 좋고, 막힘이 없다. 학교밴드와 개인보컬밴드까지하면서 공부도 잘한다고.
앤드류는 그 아이가 학교에서 가장 머리가 좋은것 같단다.
평소에 드럼연습한다고 공부도 하지 않는데 예비대학시험에서 학교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단다.
미래 직업으로 밴드나 뮤직 프로듀스를 하고 싶다며, 베이스 기타와 피아노도 배우고 있다고했다.
녀석과 카일이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다.
10시에 마쳐서 10시 30분이면 돌아오겠지 했는데, 예정시간보다 1시간이나 늦게 돌아왔지만,
녀석이 기분이 엄청 엎되어있어고, 또 다시 허락해주어서 고맙다고 하니 나도 좋은말로
다음부턴 10시 30분까지 돌아오라고 했다.
허락해 주길 잘했지? 그나 저나 내일 공부는 정말 열심히 할려나?
일요일 앤드류가 보조교사를 하고있는 어린이 프로그램이 이주일동안 방학이고,
데이빗의 중등부도 방학이라 평소 일요일보단 조금 더 늦게 일어났다.
일반목회는 5월 한달동안 부부관계에 대한 특별 시리즈중인데, 이번주의 주제가 이혼이라
앤드류는 시험공부하고, 데이빗은 숙제하게 하고 혼자 교회에갔다.
내가 교회간 동안 공부했다며 점심먹고 또 놀자 분위기라
다시 한번 시험성적이 나빴을때의 벌칙사항을 알려주고,
어제 너 밴드공연 보낸것을 벌써 후회하게 된다고 했더니 수그러 들었다.
한국교회 속회모임이 우리집에서 있었기에 난 청소하고, 음식하느라바빠
녀석들 감독을 못했고, 녀석들은 또 내눈치를 보면서 딴짓을 했다.
참다 참다, 내가 어떻게 공부했는지 설명하고 녀석에게 하소연을 했다.
사춘기땐 엄마 목소리가 듣기 싫어 칭찬도 듣기 싫다고 했는데...
부모가 자식에 대해 잘 알아야 하는데,
시험앞두고 어떻게 저렇게 태평인지, 난 정말 녀석을 이해할수가 없다.
2011. 5. 23 (월) 경란
추신 : 시험전날 늦게까지 숙제하고 남은 시간 출장에서 돌아온 아빠와 함께 영화를 보고있었다.
현재 "B" 인 과목들은 시험에서 만점받아도 "A" 받지 못하고 75점만 받아면 되기에
공부하지 않아도 된단다. 우수반 수업은 "B" 가 보통반 "A"이니 아빠도 괜찮다고 하는데
엄마는 기대치가 너무 높다며 나를 탓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