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다녀와서 제일 감사했던 것
언제부턴가 한국에선 집으로 초대를 하지 않고,
멀리서 가까운 친.인척이나 친구가 와도
자기 집에서 자고 가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고.
젊은 층에선 멀리서 시부모님이 방문하면
호텔을 예약해 주는 이들도 있다고.
한국이 이렇게 변해
미국에 사시는 한인분들 중엔
한국에 계신 부모님 돌아가시고,
한국에 언니나 여동생이 없으면
한국을 방문했을때 호텔이나
에어비앤비에서 지내다 오신다고.
그리고 어떤 내 지인은 한국에 갔을 때
동창들을 만나고 싶어서
10명이 다 함께 만났는데
아무도 식사값 낼 생각을 하지 않아
본인이 모두 지불했다며
다음에 한국가면
만나고 싶은 친구가 별로 없다고 했다.
또 어떤 내 지인은 한국에 갈 때마다
동창들을 만나는데,
본인을 위해 시간을 내어준 것이 고마와서
처음부터 몇 번 본인이 식사값을 계산했더니
그 후로 당연하게 생각하고,
참석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한국에 오는 횟수를 줄여야 할 것 같다고 하셨다.
미국에서 한국 방문하려면
일단 항공료도 비싸고,
한국은 어른들과 아이들에게 돈을 주는 문화이고
또 선물도 구입해야 하는데
호텔이나 에어비앤비에서 숙박을 해야하면
경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한국에 못간다.
그런데 난 지난 23년 5월 말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혼자 간 것도 아니고 앤드류와 함께 갔는데
내 친정이 시골이라
집으로 초대해주고,
자기 집에서 있어라고 한 제의도 많았다.
식사함께 했을땐
내게 돈 낼 기회를 주지않았고,
식사할 시간이 없어서
얼굴만 보자며 카페에서 만났을 때
같이 밥 먹을 시간이 없음을
다들 많이 서운해했기에
한국에서도, 한국을 다녀와서 지금껏
정말 고마왔고, 행복했다.
- 아래는 창원에서의 시간들 -
* 창원은 내가 13년간 직장생활을 했던 곳이고,
남편이 내가 다녔던 직장에 파견근무를 하게되어
다시 5년간 살았던 곳이다.
오늘 집안일하면서 가끔씩 듣는 이호선 교수의 유튜브를 들었더니
최고의 친구는 "내가 소개하고 싶은 친구"라고 했는데,
내 친구들은 다 소개하고 싶은 친구들이다.
보고 싶은 사람들인데, 식사할 시간도 없고,
서로 아는 사이가 아닌데
따로 만날 시간이 없었어 다 같이 함께 만났다.
해외여행 다니기 위해 퇴근 후 영어학원 다녔을 때
내 영어 선생님이었던 안미경 선생님과 남편 그리고 딸까지 와 주었고,
함께 영어 배웠던 황계원
(창원 있는 동안 본인집에서 지내라고)
결혼 후 남편이 창원에 근무하게 되었을 때
진해 미군 부대 내 교회 다녔을 때 만났던 김봉숙 씨
그리고 내 전 직장 동료 최윤정과 함께
내 사정 이해해 주고, 이런 만남을 불편해 하지 않고,
처음 만났어도 어색해하지 않고,
서로 소개하고 친구 되어 좋았다.
결혼 전 직장 생활할 때 만난 이모님
집에서 밥 한 끼 해 주고 싶다고 오라고 했지만,
시간이 없었어 그날 스타벅스에서 사진 위의 친구들 만나기 전에
1시간 뵈었다.
선물 못샀다며 기어이 여비하라고 큰돈을 주셨다.
전 직장 동기들
김진희, 김선숙, 이명숙, 박향진
본인들이랑 식사할 시간 없다고 지랄지랄.ㅎㅎ
가스나, 욕도 정겹다.ㅎㅎ
어떤 이는 직장에서 만난 사람은 친구가 아니고 동료라고 했고,
친구가 될 수 없다고 했지만,
사람 나름.
앤드류와 데이빗이 샛별 어린이집(신촌)에 다닐 때 만난 학부모들
나이 많은 나를 언니라며 반겨주고, 챙겨주는 젊은 친구들
김선희, 나, 홍은영, 김연수
은영이도 자기 집에서 자라고 했는데,
고종사촌이 바로 이웃 동에 살고 있었어
고종 집에서 자게되어 많이 서운해했다.
아이들도 함께 와 앤드류를 반겨주었다.
식사 후 아줌마들끼리 카페 가고,
앤드류는 두 아가씨를 따라갔다.
신촌에서 미용실을 하고 있는 규태엄마와 함께
미용실을 하고 있기에 놀래주려고 미리 말하지 않고 방문했더니
깜짝 놀랐다. 손님이 없었어 다행이었다.
우린 1층 규태엄마는 우리 라인 3층에 살았는데,
그땐 규태엄마가 전업주부였고,
살림도 음식도 참하게 잘했는데다 정이 많아서
수시로 전화해서 밥 먹으러 오라고 해
규태네에서 밥을 자주 얻어먹었다.
규태네에서의 밥빚은 언제 갚을 수 있을는지?
우리 아파트 옆집에 사셨던 사장님과 사모님
(옆집이 창원에 소재한 회사 사장님 사택이었다).
퇴직하시고, 근처의 아파트로 이사를 하셨다.
앤드류와 데이빗을 친손자처럼 사랑해 주셨기에
엄청 반가워하셨다.
사장님께서도 어깨를 다쳐 고생을 하셨고,
사모님께서 파킨슨를 앓고 계셔서 마음이 아팠다.
시간이 있었으면 내가 식사대접이라도 해야했는데...
앤드류와 내가 5년간 살았던 창원 신촌이 제2의 친정처럼 그리운 것은
이분들과 규태엄마와 옆집 사장님과 사모님께서 신촌에 계셔서이다.
웅남동 사회복지센터를 지키고 계시는 이무희 선생님과
앤드류 어린이집과 초등학교 1학년때 같은 반 학부모였던 정영선 씨와
초등학교 1학년때 학부모로 만났던 이유선 씨
나와 앤드류가 식사 함께 할 시간이 없음을 많이 아쉬워하셨다.
창원에서 제일 비싼 뷔페를 사주고, 재워주고,
여비까지 준 초. 중학교 친구 김정숙
친구는 연합고사보고 마산여고로 진학.
친구는 남편이 뉴욕주에 있는 회사 주재원으로 발령받아
뉴욕주에서 4년 살았다.
그런데 그때 4년이 자기 인생에서 최악의 시간이라고.
한국에서 초등교사하다 남편따라 미국왔는데,
남편은 낮엔 미국회사와 일하고,
밤엔 한국시간에 맞춰 회사와 연락하고,
주말엔 출장온 사람들 접대 골프로 바빠,
혼자 어린 아이 둘 키우느라 정말 고생했다.
나도 혼자 미국에서 아이둘 키웠던 4년이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다.
친구는 미국생활의 외로움을 알기에
내게 한국에서 즐거웠던 시간들을 추억하며
겨울을 잘 보내라고 위로해 주었다.
그런데 한국 갔다 온 지 벌써 19개월이나 되었고,
난 시간이 없었어 외로울 틈도 없었고
이제서야 그 시간을 블로그에 올리고 있다.
하지만 그때의 시간들은 어제처럼 선명하다.
나를 위해 기꺼이 바쁜 시간들을 내어주고,
밥 먹자 하고, 서로 돈내겠다고 하고,
자기 집에서 자고 가라고 하는
친구들이 있어 정말 감사하고 행복했다.
나처럼 해외에 사시는 어떤 분께선 내게
내 친구들의 호의가 갚아야 할 빚이니
친구들 많이 만나지 말라고 조언을 주셨다.
나를 생각해서 해 주신 조언임을 알기에
그분의 조언이 감사했다.
그러나 내가 내 친구들에게
미국에서 좋은 시간을 선물할 수 있다면
그 또한 감사한 일이다.
살다 보면 되로 받고 말로 줄 때도 있고,
말로 받고도 되로 밖에 줄수 없을때도 있지만
빚 갚을 기회가 있었으면.
2025. 2. 23. (일) 경란
추신 : 고마왔던 분들 계속 이어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