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고맙게 잘 받는것도 예의인데 서툰 우리는
지인에게 안부전화를 드렸더니
내게 하소연을 하셨다.
당신이 수삼을 구입하면서
나도 아는 M 의 남편이
수삼을 좋아한다는 말이 생각나
M 이 한번씩 과일도 보내주곤 해
M에게 택배로 수삼을 보내셨다고.
그런데 받았다는 소식이 없었어
확인차 연락을 했더니
"자긴 이런것 필요없는데 괜히 보내셨다고"
그래 그럼 다른 사람에게 주라고 했다며
엄청 서운해 하셨다.
나도 선물들을 받았을때
선물보내신분 그 고마운 마음을 알면서도
정말 부담없는 작은 선물들을 제외하곤
선물받는게 부담스러운데다
선물 받고 좋아하고,
감사해하면 또 선물 보낼까봐
M 과 비슷하게 무례를 범했던 적도 있었기에
뜨끔했다.
착한 M 도 나와 같은 마음에서
또 가까운 관계였기에 그렇게 말했을터라
M 이 이모님이 돈 쓰시는게 마음에 걸려
그렇게 말을 했을거라고 말씀을 드렸는데도
마음이 크게 상하셨는지
그분의 마음을 풀어드리지 못했다.
생각해보니 M 은 밥도 잘 사고,
도와주기도 잘 했는데,
받는것엔 서툴었는듯.
생각해서 선물했는데,
M 이 마음을 전달하는 표현이 서툴어서
두 사람의 관계가 더 나빠진것이 안타까왔고,
지인이 생각보다 마음의 상처가 크셔서
내가 다른 분에게 범한 실례가 오버랩되어
그분들께 더 죄송해졌다.
정말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서
마음을 표현할때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말을 조심해서 잘 해야하는데,
말을 잘못하고, 감정표현에 서툰
경상도 사람들에겐 쉽지 않은 일이라
본의 아니게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수있으니
더 노력해야 겠다.
캘리포니아에 사시는 친구 엄마가 대추와 단감, 귤을
택배로 보내 주셨다. (찹쌀과 야생쌀은 보호막 대신)
미국은 우편비도 많이 비싸고 ($22.65)
또 우체국까지 직접 가야하는데,
그분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많은 분도 아니시기에
감사히 잘 먹겠다는 인사를 드리고,
여기서도 살수있는데,
비싼 우편료를 지불한게 마음에 걸려
제 생각해주는 마음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앞으로 저한테 "비싼것" 아니면 보내시지 말라고
아주 무례하게(^^) 간곡히 부탁을 드렸더니
있는게 돈하고 시간이라며
단감과 대추가 좋아서 보내셨다고.
그 전날 한국슈퍼가서 단감을 많이 구입했기에
가까운 이웃들에게 두개씩 선물했다.
내 보스와 사무실 동료들에게 준 크리스마스 선물
코로나로 인해 적은 인원이 근무해 가능했는데,
다들 엄청 반가와했고, 고마와해서 주는 나도 기분좋았다.
결혼전 같은 직장 다녔던 직장 선배가 보내준 책과 아래 생활한복
국제 우편료가 비싸니 내가 한국가게되면 얻어오겠다고 했는데,
그땐 내가 미국으로 가져갈 짐이 많을거니까
국제소포 보낼 형편은 되니 보내 주겠다고.
한국인이니 저 생활한복을 가끔씩 입어면 좋을것 같다고.
교회갈때나 친구 만나러 갈때 입을까?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온라인 예배를 보고,
만날 친구도 몇 안되지만 잘 만나지도 않으니
언제 입게 될런지?
생활한복이지만, 혼자 근무하는것이 아니라
미국인들 사이에서 혼자 저 옷입고있을 자신이 없네.
선배가 나보다 키가 쬐금 더 커서 치마가 바닥에 닿으니
화장실을 몇번씩 가야하는것도 신경이 쓰이고.
저 위의 한복들 돌아가며 한번씩 입고
사진찍어서 블로그에 올릴께요.
그 선배가 비교적 넉넉하게 잘 살기에
비싼 국제 우편료가 네게 큰 부담을 주지 않았고,
고마운 그 마음만 내 가슴 한켠에 간직했다.
내가 보낸 배보다 배꼽이 더 컸던 크리스마스 선물
내게 선물을 주신분들과
미국에 양가 가족 하나 없이
직장다니며 어린아이둘 키우느라
고군분투하는 내 옛 블팬을 위해
내가 구운 쿠키를 보내드리고 있다.
남편이 우체국 영수증을 보더니
우편비가 쿠키값 2배는 더 되겠다고.
내 쿠키는 베이커리에서 만든것보다 더 특별하기에
시중에서 구입할수 있는게 아니니
돈으로 살수 없는 특별한 쿠키라고. ㅎㅎ
그런데 포장이 영 말이 아니네.ㅎ
시중에서 파는 쿠키뿐만 아니라 집에서 구운 쿠키라도
쿠키레스피에 설탕량이 지나치게 많아서
이곳에 사는 한국사람들에겐 많이 달다.
그래서 난 쿠키 구울때 설탕을 35%쯤 줄이고,
유기농 계란에 슈퍼에서 가장 비싼 밀가루(무표백)와
Pure 바닐라등 최고의 재료로 만드는데
다들 내 쿠키가 달지 않고 맛있다고 하신다.
그런데 두집에선 환영받았지만
한 집은 불편한 선물이 되었다.
지난번에 보냈을때 당뇨가 있으시다며
쿠키가 당뇨에 좋지 않은데
맛있어서 계속 먹게되니
다음부턴 보내지 말라고 하셨는데,
당뇨가 있으신 분들도
나이들면 달달한것이 한번씩 당기니까
당뇨에 덜 나쁜 Dark 초코렛칲을 넣고 만들었고,
냉동실에 오래 보관할수 있으니
한번씩 드시라고 보냈는데,
그래도 다음부터 보내지 말라고.
내가 말귀를 못알아듣고 실수를 했다.
그분에게서 받기만 할수 없고,
그분은 있을게 다 있는 넉넉한 형편이시라
가까우면 음식이라도 해 드리겠지만,
운전해서 하루종일 가야 하는 거리에 사시니
마땅한 선물이 생각나지 않아 쿠키로 보낸건데.
선물이 참 어렵다.
동료 스테파니의 크리스마스 선물
그녀의 작은 사랑에 우린 잠시 즐겁고 행복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세상살이 법칙이 있으나
그 법칙이 물질만으로 규정되지 않음을 알지만
그래도 선물을 받기만 하면 염치가 없으니,
다음에 상대방에게도 적당한 선물로
내 마음을 표현하는게 내겐 너무 어렵운게
선물 받는게 부담이 되곤 하는듯.
흔해진 물질과 순수성을 잃은 마음이
선물 잘 주고, 잘 받는것에 장애가 된것일지도.
그래도 날 생각해준 고마운 마음은 잘 전달하고,
고마움을 잊지는 말아야겠다.
2021. 12. 22. (수)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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