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친구같은 옛 이웃친구들과 함께했던 주말
지난 금요일날 린다와 오랫만에 통화를 했는데,
오랫동안 성당에서 뮤직 디렉트로 일하며 토, 일요일 미사때마다
피아노(전자오르간)을 담당하고 있는 옛이웃친구 케시가
이번주말을 끝으로 은퇴한다고 했다.
지난번에 케시랑 통화했을때
은퇴한다는 말이 없었는데...
린다와 통화후 바로 케시에게 전화해
은퇴 축하 인사를 전하고,
지난번에 통화했을때 은퇴이야기가 없었냐고 물었더니
뮤직 디렉트는 은퇴하지만,
성당 미사는 계속 참석하니까 별일 아니라고했다.
그일이 순수한 봉사는 아니지만
(소정의 수고비를 받는다고)
음악 디렉터로서 피아노와 전자오르간과 노래를 맡아
27년간을 매주 토,일 미사때 그 일을 하는것은
대단한 헌신이기에
말도 없이 조용히 은퇴하면 안되지 했더니
성당에서 친구 은퇴 축하로
토요일 미사후 아이스크림 파티를 하고,
일요일은 커피와 도넛파티를 한다고.
난 카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친구의 헌신에 경의를 표하며
너의 은퇴를 직접 축하해 주고,
친구가 연주하는 토요일 저녁미사에 참석하겠다고 했더니
그럼 시간되면 자고 가라고 했다.
그래 전날까지 계획에도 없던 오르간행을
갑짜기 하게 되었다.
지난 27년간 매주 토,일요일 미사 예배내내
저 자리나 2층에서 전자오르간과 피아노를 음악을 담당한 케시
신부님께서 토,일요일 미사를 진행하시면서
케시가 이번 미사를 끝으로 은퇴한다며
27년동안의 헌신에 감사한다고 말씀하셨어
케시가 많이 감사해했다.
친구에게 27년동안 1년에 몇번 휴가 냈냐고 물었더니
1년에 한두차례 휴가나 불가피한 일로 다른 사람이 대신했다고.
두명이 맡아 한주씩 돌아가면서 하고,
일이 생기면 서로 스케쥴 변경해주면 덜 부담스러웠을텐데.
신부님들이나 목사님들이 케시보단 자주 오래 휴가를 가셨으리라.
우리교회는 찬양을 담당하시는 풀타임 목사님을 비롯해
찬양팀원들이 많아서 찬양목사니 부재시 시간되는 찬양팀원들이
대신하고, 찬양팀원들도 한달에 한주씩만 맡아서하니 부담이 덜하다.
이제 케시랑 토,일요일에 1박 2일로 여행갈수 있을런지?
다음주부턴 남편과 나란히 앉아서 미사를 볼수 있다며 좋아했다.
27년동안 미사때 한번도 남편 옆에 앉지 못했다니.
일요일 미사후 은퇴기념으로 성당에서 제공한 커피와 도넛 파티
가난한 시골 성당이라 멋진 은퇴축하 케익이 없었어
난 쬐끔 아쉬웠다.
친구의 토요일 저녁미사와 일요일 저녁 미사에 참석해 미사도 보고,
은퇴 축하연에 참석해
사진과 비디오 촬영을 해주었더니
친구가 성당 친구들에게
나를 My dear friend Kyungran 이라며 소개해주면서
우린 25년전에 만난 옛 이웃인데, 2시간 거리에서 와주었다고 하자
친구의 성당 교우들이 우리의 인연에 놀라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케시가 먼길 와줘서 고마왔고,
또 생각지도 않았는데,
내가 사진찍어주고, 비디오 촬영을 해 주어서
자기가 아주 특별한 사람이 된것 같았다며
많이 고마와했다.
주방에서 자원봉사 하시는 분들과 함께
케시 오른쪽 옆의 친구가 은퇴기념으로 선물한 손으로 만든 얇은 이불
인구 4천명도 안되는 시골이라
미사에 참석하신분들이 나이드신 분들이 많았는데
다들 참 친절하셨다.
다들 가고 마지막에 친구와 한컷
내 첫번째 미국인 친구가 되어준 린다와 케시
꽃화분들에 장식전구로 불을 밝힌 린다의 예쁜 덱에서
(전날밤엔 사진 찍어줄 사람이 없었어 셀카로 했더니 잘 나오지 않았고,
카톨릭이 아닌 린다도 케시 은퇴를 축하해주기 위해 일요미사에 참석했는데,
케시가 바빠서 사진촬영을 못했기에 일요일 린다네로 다시 와서 셋이서 사진촬영을했다)
2019년 12월에 시카고에서 만난 이후 린다에게 엄청 많은 변화가 있었기에
그동안 밀린 이야기하느라 밤늦도록 수다를 풀었다.
덱 주변이 예쁘고 분위기가 좋아서 친구들과 리조트에 온것 같았다.
마가리타나 와인없이 생수 한병으로도 충분히 기분이 좋았다.
우린 서로의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얼마나 웃었는지.
참으로 아름다운 밤이었다.
그날 밤 하늘엔 별들도 나를 따라 그곳으로 여행을 왔는지 엄청 와 있었다.
토요일 저녁 미사 (오후 4시 30분)
토요일 저녁땐 나이드신 분들이 많이오셨다.
우리교회는 성가대도 없고 찬양팀인 Worship 팀이
예배 시작할때나 마지막 순서때만 담당하는데 비해
성당미사는 교회처럼 따로 성가대나 찬양순서가 있는게아니라
미사시간에 수시로 음악이 함께해
미사시간 내내 친구가 자리를 비우지 못하고 연주를 해야했다.
두아들들네와 함께 한 케시
친구의 두 아들네가 엄마의 은퇴를 축하해주기위해
일요일 미사에 참석해 친구가 많이 기뻐했다.
특히 큰아들네는 성당에 다니지 않기에
더 고마와했다.
케시 남편 제프는 토요일 저녁 미사에 참석했기에
내가 제프도 토요일 미사에 참석해 가족이 함께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했더니
본인의 루틴을 깨는것을 싫어한다고.
처음이자 마지막인 특별한 날이기에
나였슴 난 서운할것 같은데,
친구도 친구의 아들들과 그 배우자들도
제프를 아니 당연한듯 받아들였다.
은퇴한 케시 남편 제프가 그렉과 같은 일을하는 직장동료로
그렉이 제프가 근무하는 원자력 발전소일을 바빠
도와주러 1년간 파견왔을때 케시를 만났다.
케시남편도 그렉처럼 사람들과 어울리는것 좋아하지 않는다.
(원자력 발전소 검사원들은 대체적으로 사회성이 없는듯)
그렇지만 제프는 30년이상 고등학교 소포트볼 코치로
자원 봉사중이다.
우리가 성당에서 미사와 리셥션을 마치고 돌아오니
제프가 브런치를 준비하고 있었다.
테이블 세팅부터 설겆이 까지 제프가 거의 모두 담당했고,
아들들과 며느리들은 손님처럼 방문을 즐겼다.
케시 은퇴 축하해주러 왔다
오랫만에 만난 케시네 가족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케시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할수 있었어
또 말없는 제프로부터 고맙다는 인사까지 받고,
난 좋아하는 친구와 여행온듯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니
정말 감사한 주말이었다.
그리고 보너스로 린다의 시어머니도 뵙고,
린다와 린다의 남편과 시어머니 사진을 촬영해 주고,
오랫만에 린다와 케시와 밀린 이야기도 나누고,
1년치 웃슴을 그날 다 웃었는듯.
케시와 린다가 내가 자기 이웃에서 3년 살았는줄 알았다.
내가 1년 살았다고 했더니, 그것밖에 살지 않았냐며
자기들 생각엔 엄청 오래 함께 한것 같다고.
그곳에서 데이빗도 낳고, 데이빗 베이비 샤워도 하고,
이웃들과 자주 만났기에 그런가 아님
이사가서도 1년에 한번씩 만나서 그런가?
첫사랑의 기억이 오래가듯
그들은 내 첫 미국인 친구들인데다
날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생각해준 친구들인데다
천사같이 착한 친구들이라
첫정이 깊이 들었던것 같다.
그래 그들을 만나러 그곳에 갈때면
고향가는 기분이다.
케시가 주말의무를 내려놓았으니
제프랑 나란히 앉아 미사도 보고, 주말에 여행도 가고,
인생을 좀 더 즐겼으면.
그리고 케시랑 린다 둘다 건강해서
오래오래 한번씩 만날수 있었으면.
2021 6. 29. (화)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