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했던 업무실수, 고마왔던 학생과 교수, 얄미웠던 동료
맙소사,
학생이 시험본 시험지를
문서 세단기에 파쇄해버렸으니,
눈앞이 깜깜했다.
시험 마친 시험지를
교내 우편으로 교수에게
보내 주어야 하는데,
또 다른 학생 시험보려고 기다리고 있었어
그 학생먼저 시험 안내해주느라
받은 시험지를 책상위에 두었다, 깜빡하고,
수학문제 풀었던 연습장들과 함께
세단기에 넣은듯했다.
우선 함께 근무했던 풀타임 직원인 캐시에게
자초지정에 대해 이야기했더니
실수할수도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면서
다음부턴 그런 유사 실수를 할수있기에
페이퍼 파쇄는 일 마칠때쯤 하게 두라고.
(내가 1시간 먼저 퇴근하기에 미리 미리 한건데)
시험본 학생 연락처를 찾아 전화해달라고
문자를 보냈더니
몇시간 뒤에 전화가 왔다.
수업중이라 연락이 늦었다고.
연락 기다리면서
수업마치고, 일하러 갔나?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곳에 있슴 어쩌나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 다음수업이 있었어 교내에 있었다.
자초지정을 이야기했더니
웃어면서 그런 실수를 할수도 있다며
괜찮다고, 바로 오겠다고 했다.
그런데 캐시가 그 학생이
같은 시험을 봐도 될지 모르겠다며,
자기가 담당 교수에게 사고건에 대해 이메일을 보냈는데
아직 답장이 없으니
휴가중인 보스 대신 엠버(비서)에게 연락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 보란다.
나 한테 물어 보지도 않고선.
그 시험이 중요한 시험이 아니고,
성적 비중이 낮은퀴즈였는데다
교수가 시험시간 1시간을 주었는데,
그 학생은 15분만에 마쳤고,
(그림을 그려 시험지 한장을 다 채웠기에
내 눈엔 90점 이상은 될것 같았다)
전화통화하고 5분내로 왔으니
그냥 재 시험쳐도 될것 같은데...
그래 엠버에게 자초지정을 말하고,
중요시험도 아니고 퀴즈니
난 일단 그 학생에게 동일 시험을 보게하고
내가 교수에게 양해를 구하겠다고 하니
그러라고 했다.
내가 제일 걱정한것은 학생이
교내에 없을 경우였는데,
학생이 교내에 있었으니 걱정을 덜었다.
다행히 중요한 시험도 아니고,
또 바이오 수업 퀴즈였는데,
내가 사이언스 학과 앞에서 일을했기에
바이오 담당 교수들은
개인적으로 친하지 않은 교수들도
만날때면 서로 인사는 하는 사이였기에
내가 직접 담당 교수에게
개인적으로 양해를 구하면 될것 같았다.
사이언스 학과 비서인 친구 수에게
담당 교수 인상착의와 그날 일정 대해 물었더니
마침 그날 내가 근무하고 있었던
로미오빌에 3시에 수업이 있어 출발했다고 했다.
그래 수업 시작전에 강의실 앞에서 기다렸다
교수를 만나니 그리 친하진 않았지만
가끔씩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던
Dr. 윌리엄스 였다.
정식 이름과 수가 설명해준 인상착의가 달랐기에
만나서 너인줄 몰랐다고 했더니
웃어면서 결혼전 성이라고.
그녀에게 자초지정을 이야기하고선
일단 이 학생이 재시험을 봤다고 했더니
호탕하게 웃으면서 It's OK 하더니
She is a good student 라고.
십년 감수했네.
캐시에게 담당교수를 만났더니
아는 사람이더라며
교수가 말한대로 이야기 했더니
휴가중인 보스에게 사고에 대해 이메일을 보내란다.
그래 약간 화가나서
문제가 해결되었고, 휴가중이니
다음주에 출근하면 구두로 보고하겠다고 했다.
비서인 엠버에게도 문제 해결되었다고 전화로 통보하면서
케시 듣는대서
보스에겐 다음주 출근하면 구두로 보고하겠다고 했더니
그러라고 했다.
내가 큰 실수를 한것은 인정하지만
도와주는척하면서
문제를 더 확대시키는 캐시가 어찌나 얄밉던지.
어처구니 없는 내 실수에도
웃으면서 괜찮다며 배려해준 어린 학생과
호탕하게 웃어면서 괜찮다고
아량을 보여준 교수가 많이 고마왔다.
실수로 몇시간동안 마음 고생했지만,
마음 공부도 하고, 값진 교훈을 얻었다.
그래도 이런 실수 다시는 하지 않아야지.
2019. 3. 29. (금)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