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이 생각하는 미국남자든 미국인 남편의 이미지는 첫째가 자상하고, 가정적일 것이고 생각한다. 결혼전에 남편도 쬐금 자상한면은 있었다. 자동차문열어주고, 내안경 딱아주고… 생각해보니 아이낳기전까진 지금보단 나았던 것 같다.
근데 아이낳고 육아문제로 티격그리기 시작하고부터 (난 한국엄마처럼 키우려고했고, 남편은 아이 버릇나빠진다고
육아책에 있는 내용되로 키워야된다고)인지, 남편이 바쁜 곳에 지원근무를 시작해 추가근무를 많이해(3년동안) 몸이
피곤해지고 나서인지 하이튼 조금씩 변했던것 같다. 외출했을때 다정하게 손잡고 걷는 커플이나 자동차문 열어주는 모습을 볼때 남편한테, 저사람들 다정한 모습이 부럽다고 하면, 남편왈 그 사람들은 아마 데이트중이거나 신혼일거란다. 다 자기 같은줄 아나? 그러나 난 삼십이넘어 결혼을 했고, 친구들의 결혼생활을 지켜보아, 결혼생활에 대한 장비빛 환상같은 것이 없었기에
크게 실망하지 않았다. 남편의 본성은 착하고 성실함하기에 내 복이지 하고 만다.
그런데 아내인 난 괜찮은데 문제는 한국에서 5년사는동안, 우리가족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노출되었기에, 방송에 나오는
자상한 미국남자들로 인해 미국남자들은 다 그런줄아는 우리 친정가족들과 이웃들은 남편한테 실망이 컸나 보다. 남편은 무늬만 미국사람이고, 행동 표준은 경상도 남자에 가깝기에.
아이들이 다녔던 한국 유치원 원장수녀님께서 남편에 대해 물어셨어, 양쪽 시부모님 가계가 독일계 이민세대에 미시건 시골출신이라고 했더니, 수녀님께서 바로 경상도 남자네하셨다.
독일계는 정서적으로 투박하고 완고한데다 미국도 시골출신들을 한국처럼 보수적이고, 비 사교적인것 같다. 그래서 미국여자들한테 별로 인기가 없는것 같다. 시어머니와 시누들은 남편이 결혼 못할줄 알았다고.
남편은 사교성이 없는데다 눈치는 또 얼마나 없는지, 여성의 심리에 대해 관심도 없고, 알고싶어하지도 않는다. 신혼초엔 당연히 알아서 해주리라 믿었기에 실망하고, 삐치고 했는데, 남편왈 말을 안하는데 어떻게 당신 마음을 알겠냐며, 제발 원하는것 있으면 말을 해 달란다. 그래 눈치가 빨라 약삭빠른 사람보단 눈치 없는것이 낫기도하고, 가끔씩 나도 내속을 모를때가 있는데 어찌 30년을 넘게 각자 따로 산 사람들이 부부가 되었다고 그 속을 알겠나 생각하니 이해도 되었다. 엎드려 절받기지만 이야기 하게되고, 이젠 생일이나 기념일이 되기전에 필요한것이나, 원하는것 있슴 알아서 구입해 남편에게 Thank you 하면 남편은 씩 웃고 만다.
내친구 Eva 는 남편이 선물에 대해 물었을때 그때 생각난것이 Victoria Secret 라 그냥 그것 사달고 했더니,
몇년째 기념일마다 그것을 선물해 언제부터 제발 이젠 다른것으로 바꿔달라고 해도 아직도 Victoria Secret란다. 또 다른친구는 아예 남편한테 몇년치 선물 List 를 준다고.
남편도 자기 자신을 알기에 미국여자랑 결혼하면 이혼당할까봐, 동양여성들이 이혼을 잘 하지 않는다고 들었기에, 동양계 여성이랑 결혼하려고 생각했는데,
마침 한국에 파견을 와 기회다싶어 한국아가씨랑 결혼하고 싶어니 소개시켜달라고 한국직원을 졸라 몇명이나 만났다고. 난 그런사실도 모르고 예전 동료가 일요일에 야외가면서 통역좀 해달라고해 따라갔다가 남편의 안테나에 걸렸나보다. (결혼과정은 다음편에) 조심성많은 남편은 나몰래 내 뒷조사까지 했단다.
11년 살면서 그래 당신 나랑 결혼잘했지, 미국여성 아니 당신이 만났던 유학생출신들과 결혼했어면 벌써 이혼당했을꺼야 라고 말해주고 싶은 순간들이 많았지만, 속으로 삼키고 내 팔자지하고 만다. 이젠 하느님의 뜻이라 해야겠지.
결혼생활은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사랑을 가꾸는것이 정답인데, 정답대로 만 되지 않는게 우리인생이기에, 그럴땐 이해하고, 때론 포기하고, 때론 용서하고, 나쁜기억은 잊어버리고, 남과 비교하지 않아야 한다는것이 결혼하고나서 깨달은 나의 결혼생활 유지 비결이다.
미국여성과 결혼했고, 결혼하려고 했던 남편 고향친구 두명이 비슷한 시기에 한명은 두번째 부인도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며 떠났고, 박사출신으로 고향에서 가장 성공할 친구로 손꼽혔던 친구는 5번이나 약혼을 했지만, 모두 파혼당했다. 두사람 모두 성격이나 외모, 직업등이 괜챃은 사람들이었는데. 그때가 결혼한지 2년쯤 지났을 때인 것 같은데, 남편이 자기랑 결혼해 주어서 고맙다고 했다. 현재 미시건 북쪽끝 시골출신 친구세명은 모두 국제 결혼을 했다. 이혼한 친구는 결국 러시아 출신의 부인을 세번째로 맞았고, 또 다른 한명은 칠레출신 그리고 나 한국산.
자신을 알고, 남과 비교하지 않으면 마음에 평화가 항상 함께 하게되는데. 그래도 가끔씩 작은시누네갈땐 시누가 쬐금 부러울때가 있다.
작은시누네는 둘다 직장인인데, 아침에 시누는 화장하고 출근준비만하고, 시누남편이 아이깨워서 아침먹이고, 책읽히고,Day care 에 까지 데리고 간다.
작은시누는 MBA 출신에 미시건주에서 두번째 큰 도시인 Grand Rapid 시의 시공무원의 연금을 총괄하는 고위간부고 남편보다 학벌이나 수입이 좋다. 미국에서도 우먼파워는 경제력에서 오는가 보다.
남편도 자상하진 않지만, 날 자유롭게 해주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라며 내가 원하는것을 할수있게 도와준다. 어릴때부터 여자답지 못하다고 늘 주의받고 자랐는데, 결혼후 한번도 나의 여성성부족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음식투정없고, 임신과 육아기간 4년동안은 피곤할테니 더 자라고 하고 거의 아침은 본인이 알아서 챙겨먹었다. 그리고 아이들 어릴때 온거실바닥을 블록과 기차놀이 장난감으로 가득차 치우면서 다녀야하는 상황에도 싫은 소리한번 하지 않았다. 어떤집은 아빠퇴근시간 30분전은 청소하느라 정신없는데. 한국 아파트에 수납시설이 별로 없어 정리정돈이 미국처럼 되지 않았다. 한국에서 중국집 배달원이 배달와서 한말 이사가십니까? 했을땐 쬐금 챙피했지만, 블록놀이와 기차놀이가 원래 그런데다, 큰아인 블록을 원하고 작은아인 기차놀이하고 싶다니, 아이들방은 침대땜에 공간이없고, 거실밖에 공간이없었다. 지금 이대로의 날 존중해주고, 마음 편하게해주기에, 자상하지만 구속하는 남편보단 내성격상 더 맞는것 같다. 물론 자상하면서 자유롭게해주면 더 금상첨화겠지만, 성격이 그렇지 않은 남편한테 그것을 요구하면 불화의 원인이 될거고, 나또한 완벽한 아내가 아니기에 욕심부리지 말아야겠지.
말이 없는 남편, 퇴근해 왔을때 내가 How was your day? 라고 물어면 Same as yesterday 란다. 이젠 포기했지만 가끔씩 내가 당신 어제일을 모르는데 어제가 어떻는지 어떻게 알아 라고 하지만 반응은 썰렁. 예전엔 정치쪽 대화도 남편은 공화당, 난 민주당 쪽이라, 감세안은 난 반대, 남편은 찬성이고, 총기문제도 난 헌법을 개정해야한다는 쪽인데, 남편은 그럼 갱들만 총가지게 되니 더 위험해서 안된다고 이렇게 서로 상반되니 대화가 아니라 분위기만 나빠졌는데,
이젠 남편이 민주당지지로 바뀌어서 쬐금씩 이야기가 통하고 있다. 부부끼리 대화도 연습이 필요함을 알기에, 남편과 대화하기위해 열심히 신문을 정독하고 있다.
한국살때 옆집에 사시는 사장님께서 사모님께 “ 내가 당신을 때리길했나, 당신 마음대로 사먹고 싶은것 사먹으니
당신 나랑 결혼 잘했다”고 하셨단다. 사장님 말씀대로라면 나도 결혼 잘했으니 현실에 만족하고, 작은것에도 감사하고, 작은행복 만들며, 나누고 베풀며, 우리가족과 이웃들에게 한국인의 정을 심어주며, 남편과 나의 선택이 현명했다고 평생 믿도록 살아가야겠다. 또한 남편과 우리아이들에게 자랑스런 한국인 아내와 한국인 엄마가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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