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비밀로 하니 생기는 일들
컴퓨터에서 신용카드내역을 확인하던 남편이
이번 여름에 식료품비로 너무 많이 썼으니
당분간 손님 초대를 자제하고
지출을 좀 줄이라고 한마디했다.
평소에 난 알뜰한 편인데,
식료품비 지출은 다른집에 비해 많은 편이라,
한번씩 남편이 너무 많이 썼다고 하곤한다.
그런데 이번 여름엔
앤드류가 군에서 3주간 휴가를 와
앤드류를 위해 환영파티와 손님초대를 몇번했고,
한국에서 조카가 놀러와 우리집에 4주이상 머물렀고,
또 친구네가 두팀이 다녀가
내가 생각해도 좀 많이 썼다.
(친구가 민폐 끼치지 않으려고 계산을 해주기도했지만).
그런데 여름방학 시작하기전에
한국 음식 좋아하는 몇몇에게
방학동안 우리집에서 식사하자고
이미 말을 한 상태였는데,
한국에서 온 손님들과 다른 약속들로 인해
방학이 다 지나가도록 식사초대를 못했다.
8월 20일(월) 부터
출근하기 시작하면 나도 바빠지기에
그전에 약속한 사람들과 고마왔던 사람들을
남편 몰래 만나고, 또 점심식사에 주로 초대를했다.
그런데 남편몰래 하려니 이런저런 사고가 생겼다.
스텐씨 부부와 함께 한 아침식사
스텐씨가 1년전에 JJC에서 은퇴하실때
부인과 식사한번 하자고 했는데,
서로 시간이 맞지 않아
1년이되도록 약속을 지키지 못해 늘 숙제로 남았기에
개학전에 부랴부랴 약속을 잡았다.
남편은 친구가 없어
누굴 집으로 식사초대 일도 없고,
밖에서 따로 식사를 하는 경우도 없는데다
몇일전에 내게 지출을 줄이라고 했고,
(내 용돈으로 지출하는 것이지만),
데이빗 출근시켜주고, 학교근처에서 만나기에
남편에게 스텐씨부부와 식사하기로 했다는 말을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날 아침 데이빗이 일어나더니
상처를 꿰멘 이마가 다시 터질것처럼 아프단다.
(화요일날 상처가 다 아물지 않았으니 출근하지 말라고 했는데
녀석이 괜찮다고 화,수요일 출근하더니,
땀을 흘려 상처부위가 잘못되었는듯.
묙요일부터 주말까지 집에서 쉬고나니 상처가 다 아물었다),
데이빗 이 출근을 하지 않으니
남편 출근할때까지 기다려야했다.
그런데 평소엔 늦어도 7시 40분이면 출근하는 남편이
그날따라 어쩡거리다 아침 8시가 넘어서야 출근을 했다.
스텐씨에게 약속시간 20분정도 늦겠다고 문자를 보냈는데,
남편이 출근을 늦게하는 바람에
5분 더 늦게 약속장소에 도착하니 그곳에 계시지 않았다.
전화도 받지 않고, 무슨일이 있나 했더니
10분뒤에 연락이 왔다.
하필이면 스텐씨가 깜빡하고 그날 휴대폰을 집에 두고 왔다고.
레스토랑에서 기다리시다 내가 오지 않아
무슨 일이 있나 하고,
내가 도착했을때쯤 집으로 가셨다고.
약속장소에서 10분거리에 사신다고 해
기다렸다 만나 식사를 함께 했다.
(스텐씨 이야기는 다음에)
그날은 아침약속(8시5분)에
점심땐 또 우리집으로
옆집 젝과 데비 그리고 이웃 밥을
식사초대했는데,
아침 약속이 늦어져 몸도 마음도 많이 바빴다.
* 다음 목요일부턴 바쁠예정이라
그날부터 상대방이 시간되는 대로 점심초대를 했다.
그 다음날 점심은 데이빗이 가장 좋아했던
레드버러 선생님 (초등 3년 담임) 께서
지난 5월 말에 은퇴하셔서
처음으로 집으로 초대를 했다.
먼길 와주셔서 감사했는데.
선생님께선 집으로 초대해 주어서 고맙다고,
그런데 우리집 스마트 냉난방 조절기로 인해
이틀동안 손님들에게 실례를 했다.
올해 냉.난방을 스마트폰으로 작동시키는
최신형으로 교체했는데,
남편의 스마트 폰만 된다.
남편폰은 회사에서 제공한 아이폰이고,
내 폰은 삼성인데, 다른폰에 어떻게 추가로 설정하는지 모른다고.
이틀동안 바깥온도가 높지않아
남편이 에어컨을 켜주지 않고 출근을 했고,
음식을 하니 집안 온도가 몇도 올라갔다.
남편에게 자초지정을 말하고,
더우니 에어컨 켜달라고 전화하려다
남편이 점심초대건에 대해 모르는편이 나을거고,
또 그렇게 더웠던 것이 아니었기에
손님들에게 좀 미안하지만
선풍기를 켜 드렸다.
스마트 냉.난방 작동기
(이 스마트가 날 난처하게 하네)
모니카 교수와 그녀의 딸 니콜 (화요일 점심)
니콜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태권도 도장을 수 년간 다녀
태권도 공인 몇단으로 전국대회에도 출전했고,
도장에서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기도 한다.
이번 신학기부터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 다녀
학교에서 자주 보게 될거고,
한국 음식을 좋아해 (특히 김밥)
여름방학때 집에 한번 오라고 했다.
동료인 어넷과 티나 (화요일 저녁)
둘은 JJC에서 비서로 일을 하고 있어
여름방학동안 근무를 해야해 저녁식사만 가능한데,
남편이 본인 보스대신 출장을 가게되어
약속을 지킬수 있었다.
어넷과 티나 둘다 JJC 에서 10년 이상 근무해
서로 알긴 했지만,
우리집에서 처음으로 개인적으로 만났다고.
둘다 성격이 좋고, 싱글 (사별,이혼)이라 죽이 잘 맞았다.
얼마나 웃었는지.
명옥씨와 한국에서 온 질녀 효림씨와 (수요일 점심)
효림씨가 요즘 한국 대학생들 답지 않게 순수해서 좋았다.
명옥씨가 내 조카가 왔을때 맛있는 점심을 사주셨는데,
신세 갚을수있어서 다행이었다.
남편이 출장기간 동안 약간 더웠던 덕분에(^^)
출장가면서 에어켠이 켜고 갔다.
밤에 온도가 좀 내려가 약간 쌀랑했지만,
에어컨 끄라고 따로 연락하지 않았다.
친구들 식사초대를 남편 몰래 했으니
남편이 전화로 그날 일과에 대해 물으면
별일 없었다고.
부부사이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사람들 만나 밥먹으면서 나눈 이야기들이 많으니
그런 이야기는 조금이라도 하고,
가능하면 비밀이 없어야하는데,
내가 남편과 달리 친구가 많다보니
어쩔수없이 비밀아닌 비밀이 생기게된다.
남편에게 비밀로 하느라 생긴 이 사고들에 대해
언제쯤 남편에게 이야기 할수 있을런지?
언제쯤 나와 남편과의 사이에 비밀이 없게 될런지?
2018. 8. 21. (화)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