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돌이 부자의 연휴
지난 월요일은 노동절이라 3일간 연휴였다.
연휴를 맞아 짧은 여행을 가거나
가족끼리 (가까운 친척포함)모여 BBQ 파티를 하기도 하는데,
집돌이 남편, 집안.밖으로 할일이 많단다.
잡초 뽑는것 외엔 내 도움은 필요치 않으니
난 내 볼일 봐도 된다고.
토요일 - 첫번째 할일이 알고 보니 맥주 만들기
오른쪽은 버너(가스렌지 불)를 앞.뒤 두개 사용.
맥주 완료 (4.5 겔론 - 약 17 리터)
1주일간 발효시키고, 약 한달뒤에 마실수 있슴
앤드류는 쉬지않고 3시간만에 다 깎는데,
데이빗 30분 깎고 30시간 쉬고, 이틀 소요.
(잠깐 해보니 힘들긴 했다).
토요일 날시가 더 없이 좋았는데,
일요일은 조금 더워진다니, 토요일에 마치라고 했건만.
부모말 듣지 않아 고생하다보면 배우게 되겠지.
3일 동안 잠깐씩 텃밭과 화단 잡초작업을 했다.
고추잎에 진딧물이 많아 약치지 않으려고 온갖 방법을 다 썼는데,
그래도 진딧물이 있었어 세제물로 세척.
집 짓고 22년 동안 손보지 않았던
화장실 skylights 와 주변 청소및 보수
바쁜것이 없는 두 부자는
일하는 시간보다 중간 중간 휴식시간이 더 많았는듯.
난 토요일에 이 애순 집사님과 모처럼 소풍겸 산책을 즐겼다.
날씨가 무지 좋았다.
지난해 이 집사님이 집에서 딴 배로 만든 효소를 주셔서
그동안 불고기 재울때 요긴하게 잘 사용했는데,
(불고기도 맛있다고들 했다),
이번에 배를 주시겠다고 해 겸사겸사 만났다.
45분 거리에 사셔서 1년에 몇번 뵙지 못했지만,
이사가시고 나면 많이 허전할듯.
이 집사님이 음식 준비하실 상황이 아니기에
솜씨는 없지만 내가 김밥 준비하겠다고 했는데
이 집사님이 월남쌈과 과일을 저렇게 예쁘게 준비해 오셨다.
볼품없는 내 김밥이 쬐끔 부끄러웠네.
* 당근이라도 넣었으면 시각적으로 쬐끔 더 나았을텐데 시간이 없었다.
* 출근 시작한 후 옆집 데비와 젝을 못봤기에
데이빗 아침준비하면서 전화했더니 아직 식전이라 해
팬케익 하니까 생각있슴 합류하라고 했더니
늦게와서는 두사람 다 은퇴했기에 있는것이 시간인 사람이라
이야기가 길어졌다.
아침 먹어면서 잠깐 얼굴만 볼 생각이었는데
데비를 배려한것이 시간조절에 실패했다.
숲길이 넓고 길어서 좋았다.
일요일엔 교회 예배 마치고,
늘상 교회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게리와 앨렌 부부와 점심을 함께 했다.
그렉에게 함께 가자고 했더니 집안 할일이 많다고.
* 게리와 앨런 부부의 이야기는 다음 편에.
예전부터 우리집에서 식사 대접하려고 했는데
그때마다 시간이 맞지 않았다.
지난번에 만났을때 다음에 식사한번 하자고 했다간
올해 내 물건너 가기에, 그날 날짜와 장소를 정했다.
월요일, 그날 하루만큼은 가족들과 보내야 할것 같았고,
3일 연휴에 가족끼리 일한것 외엔 없으니
남편에게 오전엔 집안일하고,
오후엔 셋이서 Sarved Rock 에 가자고 했다.
1시간 떨어진곳에 있는 주립공원 (Starved Rock)으로
높진 않지만 그나마 산에 간(온)것 같다.
이 집사님이 주신 배로 효소를 만들고,
남편이 텃밭에서 딴 콩(Green bean 껍질째 먹음)을
손질해 끓는물에 잠깐 데쳐, 얼음물에 바로 식혀
냉동 보관 했다.
그런데 세상에 하늘도 무심하시지,
작업 다 마치고 나니
아침부터 멀쩡하던 하늘이 갑짜기 먹구름이 잔뜩 끼더니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것 같았다.
(아침 일기예보엔 분명 아침엔 맑고,오후엔 약간 흐리다고)
집 바로 옆도 아니고 1시간 운전해서 갔는데 비가 오면
남편에게 원성을 들을것 같아서 포기했다.
금방이라도 쏟아질것 같더니
비 몇방울 떨어뜨리고 오후내내 그날씨로
날 집안에 붙잡아 놓고선
오후 5시쯤에서야 해가 구름밖으로 나왔다.
달처럼 훤한 얄미운 해
집돌이 부자는 날씨가 협조(^^)를 해줘서
집에서 20분 걷고, 댐에서 현장 학습(?) 잠깐 하고
그들의 아지트인 집으로 되돌아갔고,
난 주립공원 못간 서운함이 가시지 않아 트레일을 한없이 걸었다.
주립공원만 갔어면 완벽한 3일 이었는데.
그래도 덕분에 밀린 집안일을 쬐끔했네.
만날 친구도 없지만,
친구가 없어도, 외로와하지 않고
혼자서 잘 노는 두 부자,
친구 좋아하는 난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원래 타고난 성격이 그러니 성격대로 살아야지.
퇴근하면 곧장 집으로 와
집에 있는 시간이 많지만
시간이 많아 집안일 하나씩 챙겨서 하고,
나한테 부탁하지 않고, 뭐든 혼자 알아서 잘 하니
집돌이라도 괜찮네.
2017. 9. 7. (목) 경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