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성들이 한국 드라마보고 한국 남자들이 다들 자상한줄 오해하듯이
한국사람들도 미국 남자들은 다들 가정적이고 다정다감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다.
물론 주변엔 결혼 생활 몇십년했는데도 아내와 아이들에게 여전히 연인같고 친구같은
정말 괜찮은 남편들이 있긴 하다.
그들은 결혼해서 여지껏 매주 한번씩 아내와 둘이서 데이트를 즐기고,
(아이들이 어렸을땐 아이들을 베이비시터나 부모님에게 맡기고), 아이들을 엄마보다 더 잘 돌보고,
아이들과 놀땐 놀아주는것이 아니라 본인도 아이가 되어 친구처럼 함께 놀고,
결혼전과 변함없이 다정다감하다. 물론 그들의 부인들도 사랑하고 사랑받으려 많이 노력하는것 같다.
그러나 미국도 이런 다정한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또 울 남편처럼 착하고 성실하긴 하지만 도대체 여성의 심리를 모르는 무심하고,
무뚜뚝한 남편들도 있다.
나야 결혼전에 울 부모님말씀처럼 노처녀에다 학벌도 인물도, 집안도 내세울것이 없었는데,
성격, 직업, 인물이 빠지지 않는 남편을 만났으니 (결혼전엔 콩깍지가 씌인것도 아닌데 남편이
표현을 잘못하는것이 수줍어서 그런줄 알았고, 꼼쟁이인줄 몰랐다 - 그래도 인색하진 않으니)
밑진것은 아닌데, 내 미국친구들중에 현명하고 외모도 빠지지 않고 살림도 잘하니 꽤 괜찮은데,
남편이 무뚝뚝한 친구를 보면 친구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곤한다.
아내 잘만난 그 남편들의 복일수도 있겠지만.
그런 남자들은 미국서 결혼하기 힘든데, 그 남편들도 연애할땐 그래도 다정다감했다니,
원래 무심한 편인데, 그래도 부인과 결혼하려고 몇년동안 위장하면서 나름대로 노력한것 같다.
오늘 부부가 둘다 경상도인 친구와 통화하면서 결혼전에 주위에 다 경상도 남자들 뿐이라
남편들은 다 무뚜뚝한줄만 알았고, 다정다감한 남자들이 있는줄도 몰랐기에 기대도
불만도 없었다고 했는데, 나도 사실 남편이 미국남자라고 특별히 다정다감할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친구 쥬디 남편도 부인 복이 많은 남자중에 한명이다.
쥬디는 나름대로 그런 남편의 마음을 움직여 보려고 아침마다 부부가 사용하는 욕실 거울에
남편에게 짧은 사랑의 메시지나 작은 감사함을 적어서 붙여놓기도 하고,
성경의 말씀대로 집의 리더인 남편을 존중해주기 위해 남편의 잘못된 결정도 따라주었고,
여행하는것을 싫어해 가족여행 한번 가지 않는 남편에대한 불만도 묻어며,
남편과 가족들에게 충실하게 살고있다.
그래 빌은 정말 결혼 잘했다고 했더니, 쥬디의 남편은 매주 일요일 일하고
대신 화요일에 쉬는데, 빌이 결혼후부터 여지껏 매주 화요일엔 쥬디를 발끝부터
전신 맛사지를 해준다며, 쥬디는 그것으로 남편의 모든 잘못을 용서해 준다고 했다.
보이는것이 전부가 아니고, 사람은 누구나 다 장.단점이 있기에 장점으로 단점을 커버하니
쥬디도 현명하다. (쥬디는 주님의 자녀로서 이혼은 잘못이라고 믿기에 그녀의 첫이혼을
아주 가슴아프게 생각한다).
몇일전 스무살 큰아들 죤의 1년 8개월 사귄 여자친구가 죤과 함께있는 시간이 재미도 없고,
행복하지 않다고, 결별을 통보했고, 죤이 실연의 아픔으로 괴로와해 전 가족들이
위로해 주었는데, 남편도 아들을 위로해주다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자신도 생각해보니 아들보다 더 재미없는 사람이고, 아내 쥬디를 행복하게 해 주지 못했는데
만약 아내가 떠났다면 어쩔뻔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든지),
빌이 쥬디에게 "당신은 좋은 아내이기에 충분히 더 좋은 대우를 받았야 하는데,
그동안 당신에게 더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라고 했단다.
그런데 평소 무뚜뚝한 남편에게 그런 말을 듣고 쥬디가 놀라서 한말이
"What's wrong? Are you going to die" 라고 했다니 참.
내가 쥬디에게 이제라도 그렇게 말해주어서 고맙다고 해야지 했더니
자기도 그렇게 말하고는 아차 싶었다고.
그렉에게 빌과 쥬디 이야기를 했더니 박장대소를 했다.
그말 들어면 좀 찔려야 하는데, 자신은 충분히 잘해 주고 있다고 오해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다음에 당신은 나한테 언제 그말할건지 물어볼까?
하이튼 부부가 가끔씩 서로에게 실망을 하면서도 함께살수 있는것은
서로에 대한 마지막 믿음이 있기 때문이고, 서로에게 익숙해져서 인것 같다.
2012. 5. 31. (목) 경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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